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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거리/먹고 듣고 보자!

이효리는 과연 크리스티나를 베꼈을까? (부제: 효리는 핀업걸?)

by 파란토마토 2008. 8. 3.
이효리의 3집 Horish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번 앨범도 2집 Get ya에 이어 표절 논란으로 엄청나게 시끄러웠죠. 알고도 베끼는 건지, 아님 정말 우연인 건지는 몰라도 비슷한 부분이 항상 있죠. 하지만 이효리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참 흔해빠진 컨셉인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나 싶기도 할 것 같거든요. 예를 들면 '유고걸(You Go Girl!)' 뮤직비디오의 간호사 복장 같은 거 말이죠.

근데 이효리는 정말 베낀 걸까요?



이효리 뮤직비디오 캡쳐인 아래의 이미지 몇 장들은 크리스티나의 복장 혹은 캔디맨 뮤비 속 모습과 정말 심하게 비슷하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컨셉은 딱히 표절로 몰아부치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여성을 극도로 성적으로 대상화시킨 이미지를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처음 만든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핀업걸' 이미지를 크리스티나가 사용했을 뿐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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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업걸 이미지 모음



핀업걸은 제2차세계대전 때 파병된 미군들이 철모, 막사, 비행기 등에 "성적 환상"을 자극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그려 붙였고 이를 핀업걸이라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pin up 즉 핀으로 꽂아 두는 여성 그림 또는 사진에서 비롯된 단어죠.

이러한 핀업걸 이미지로 가장 유명하고 크게 사랑받은 배우가 마릴린 먼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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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대적 특유의 패션이 반영되어 있다보니 섹시한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한 심볼처럼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어 지는 컨셉이구요. 이런 핀업걸의 발생 배경 덕분에 마린 룩이나 카우보이 의상등 미국 남성들의 유니폼들, 그 외에도 군부대 특성상 유일하게 여성인 간호사 들이 등장하는 것과 부대 근처 쉽게 만날 수 있을 법한 바가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외에도 위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꼭 간호사나 바 있는 여성 뿐만 아니라 각종 직업을 총 망라해서 이러한 핀업걸들이 나타 납니다. 섹시한 경찰이나 간호사, 교사처럼 평소에는 순결하고 정돈된 인상만을 주는 직업 역시 상상 속의 핀업걸 이미지 속에서는 남성들을 위한 성적 도구로 등장합니다. 스쿨룩(교복 스타일의 의상)을 어떤 컨셉으로 입느냐에 따라서도 귀엽고 순수한 스타일이 되거나 변태스러운 스타일이 되거나 할 수 있죠.

즉, 남성들의 환상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등장할 수 있는 것이 핀업걸입니다. 하지만 고유명사화 되어진 핀업걸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패션을 반영한 빈티지 스타일의 여성만을 말합니다.

어쨋든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핀업걸은 환상 속의 여성입니다. 당연히 의상도 환상의 옷들이구요. 원색에 가까운 의상과 화장, 과장되게 부풀린 머리, 몸매를 강조하는 디자인, 드러낸 속옷 등이 핀업걸들의 특징이죠.


순결한 하얀 간호사 옷에 검정 스타킹 신는 간호사가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핀업걸에는 거의 상징처럼 모든 직업 군의 유니폼에 하나같이 검은 스타킹이 등장 합니다. 게다가 핀업걸의 간호사복은 2차세계대전 당시 의상입니다. 지금의 사무원 유니폼과 많이 섞인 듯한 간호사들의 정갈하고 차분한 의상을 보고 이를 연관 짓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므로 이효리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간호사복을 베꼈다기보다는 핀업걸을 컨셉으로 한 것으로 봐야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위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약간 천박한 듯하면서 친근한 섹시미가 핀업걸이 상징하는 스타일입니다. 둘 다 같은 이미지를 컨셉으로 잡았으니 크리스티나의 의상과 이효리의 의상이 비슷하고 이미지 또한 비슷한 것이 당연합니다.


결론은 이효리가 크리스티나를 대놓고 베낀 게 아니라 "컨셉이 같은 것이다."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쨋든......  '효리는 예뻤다'?



이효리 3집(Horish) 이미지와 유고걸(You Go Girl) 뮤비 캡쳐, 무대 사진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