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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그건 아무 것도 아니야/영어 자료·상식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말은 영어로 뭘까? 호모, 게이, 성전환자, 드랙퀸??

by 파란토마토 2008. 7. 5.
호모는 상대를 비하하는 말일까??

호모(homo)
'호모'는 동성애를 뜻하는 'homosexual'에서 유래한 말로 일반인들이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용어 가운데 가장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호모라는 단어가 상당히 모욕적인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가령, "너 호모냐?" "저 사람 호모 같아"라고 할 때 그 사람에 대한 비하나 경멸, 업신여김 등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모'라는 말이 남성 동성애자들을 향한 일종의 욕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남성 동성애자들은 호모라는 말을 싫어한다. 호모라는 단어가 변질된 것은 일반인들의 '동성애 공포증', '동성애 혐오' 등의 인식 때문일 것이다.


게이(gay)
동성애자를 뜻하는 긍정적이고 일반적인 말은 '게이'라는 단어다. 하지만 이것도 미국의 경우이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여장남자를 게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게이라는 말은 원래 남녀 동성애자 모두를 지칭하는 용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남성 동성애자에 국한해 사용하고 있다. 여성 동성애자는 '레즈비언'(lesbian)으로 불린다.


성전환자(transgender, transsexual)
동성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회에서는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를 동일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여자같은 게이, 남자같은 레즈비언을 트랜스라고 하기도 하고, 또는 동성애자의 극단적인 모습이 트랜스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리수의 영향으로 성전환자에 대한 인식도 넓어졌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그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많이 관대해진 편이다. 성전환자 중에서 동성애자가 있을 수도 있고, 이성애자가 있을 수도 있다.


트랜스젠더(Transgender)
트랜스젠더란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를 지니고 태어났지만 자신이 반대 성의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즉 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트랜스젠더와 트랜스섹슈얼은 구별 없이 사용되고 있지만, 어원을 따지자면 조금 다른 개념이다. 트랜스젠더의 젠더(Gender)는 생물학적 성(Sex)이 아닌 사회적인 성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타고난 성이 아니라, 환경과 교육을 통해 후천적으로 습득되어진 성이다. 그런 점에서 트랜스젠더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거치지 않더라도, 자신을 반대 성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트랜스젠더다. 실제로 트랜스젠더 모두가 성전환 수술을 원하는 것도 아니며, 어떤 트랜스젠더는 반대 성을 쫓으면서도 성전환 수술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육체와는 반대되는 성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영화 <패왕별희>의 데이, <천하장사 마돈나>의 동구, 뮤지컬 <렌트>의 엔젤이 여기에 속한다.


트랜스섹슈얼(Transsexual)
트랜스섹슈얼도 트랜스젠더처럼 육체적 성과 정신적 성이 일치하는 않는 사람을 지칭한다. 그러나 이 단어는 오랫동안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을 뜻할 때 사용되었다. 사전적으로는  섹슈얼은 생물학적인 의미에서의 성을 의미하므로, 트랜스섹슈얼이라 하면 정신적으로만이 아니라 육체적으로 상대의 성을 따르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젠더의 개념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트랜스섹슈얼과 트랜스젠더가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 날에도 일반인들은 트랜스섹슈얼과 트랜스젠더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전적으로는 분명 생물학적인 성을 바꾼 이들을 의미한다. 영화 <크라잉게임>의 딜과 뮤지컬 <헤드윅>의 헤드윅이 바로 트랜스섹슈얼의 전형이다.


드랙퀸(drag queen), 드랙킹(drag king)
여장남자를 '드랙퀸', 남장 여자를 '드랙킹'이라고 칭한다. 동성애, 성전환자와 달리 드랙퀸은 선택적인 것이고,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다. 발음하기에 따라 ‘드래그퀸’이라 불리기도 한다. 드랙(drag)은 사전적으로 이성의 복장, 그 중에서도 ‘여자 복장’을 의미한다. 여기에 퀸을 더한, 드랙퀸은 ‘여성의 복장을 한 남성’을 일컫는다. 하지만 드랙퀸에 대한 정의가 그리 간단한 건 아니다. 단순히 여자의 옷을 입은 남자를 드랙퀸이라고 할 순 없다. 드랙퀸은 곱상한 여성을 흉내 내지는 않는다. 이들은 독특한 화장과 가발, 의상, 몸동작 등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자신들의 행위를 하나의 취미활동 혹은 창작활동으로 승화시켜 무대나 축제에서 활동한다. 이런 쇼를 바로 드랙 쇼(Drag Show)라 부른다. 드랙 쇼란 ‘과장된 메이크업과 화려한 의상으로 과장된 표현을 하는 쇼’로, 여기에선 여자처럼 보일 필요도 없으며 자신만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


드랙퀸에 대한 오해는 이들은 트랜스젠더와 혼동해서 일어난다. 드랙퀸은 여자가 되고 싶어서 여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드랙퀸을 동성애자로 생각하는 것도 편견이다. 동성애자건 이성애자건, 혹은 성전환자건 여장을 하면 드랙퀸이다. 다시 말해 성적인 취향과는 무관하다. 반대말로는 남성 복장을 입는 여성을 의미하는 드랙킹(Drag King)이 있다. 드랙퀸과 비슷한 의미로는 크로스드레서와 트랜스베스타잇이 있다. 영화 <투 웡 푸>와 <프리실라>의 삼총사들과 <드랙퀸 가무단>의 로이, 뮤지컬 <갬블러>의 지지가 바로 드랙퀸이다.


크로스드레서(Crossdresser)
크로스드레서란 이성복장선호자를 말한다. 언뜻 보기엔 ‘드랙퀸’과 같게도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크로스드레서는 이성의 복장을 착용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다. 드랙퀸이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선호한다면, 크로스드레서 남성은 예쁘장하고, 곱상한 여성으로 비치길 선호한다. 또한 크로스드레서는 트랜스젠더와도 다르다. 크로스드레서는 ‘나는 원래 여자(남자)인데 육체가 이와 반대로 태어났다’는 트랜스젠더의 운명적 절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크로스드레서는 이성의 복장을 추구하지만 사회적으로 자신이 남성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크로스드레서와 비슷한 말로 ‘트랜스베스타잇’이 있는데 흔히 같은 단어로 취급되지만, 엄밀하게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크로스드레서는 이성의 복장을 입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트랜스베스타잇의 경우는 성적만족감의 성취를 목표로 둔다. <프로듀서스>의 로저 드브리스가 바로 그런 좋은 예다.


트랜스베스타잇(transvestite)
앞서 설명했듯 트랜스베스타잇은 이성복장도착자, 혹은 이성 복장 착용자를 일컫는다. 복장을 입는 것으로 만족하는 크로스드레서와 달리 트랜스베스타잇은 성적인 만족감을 목표로 하지만, 그 사실이 트랜스베스타잇이 동성애자임을 의미하진 않는다. 트랜스베스타잇의 다수는 이성애자이며 특히 남성들의 경우 사회적인 역할로 돌아가면 다시 남성들의 규범을 따르고 거기에 만족한다. 반(反)문화로 번역할 수 있는 카운터 컬처(counter culture) 개념을 도입한 J.M.잉거에 따르면 트랜스베스타잇은 전통문화에 대한 반발이 심했던 1960년대에 급속히 늘어났고, 정신적 질병이라기보다 하나의 성적 취향에 불과한 것이다. 다만, 심리학 용어인 트랜스베스타잇에 ‘도착’ 혹은 ‘변태’라는 뉘앙스가 깔려있는 것은 사실이다. <록키 호러 쇼>의 프랭크 박사는 트랜스베스타잇의 전형이다.


참고: 성적소수자 문화인권센터, 교육전문 매거진 Par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