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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거리/책이랑 좋은글

신해철의 음악도시 마지막 방송에서 남긴 말... 및 신해철 어록.

by 파란토마토 2014. 10. 28.

그가 이 사회에 남긴 수많은 메시지들...

그는 이 사회에 그가 가진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는 어른다운 어른이었다.

 

 

한국 사회, 음악, 정치 다양한 부분에서 바른 목소리를 내어주던 그.

 

 

 

 

 

 

한국 청년들에게 전하는 마왕 신해철의 조언, 비정상회담 3회에서

 

 

 

흔히 꿈은 이뤄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것이 있고 
또한 그 꿈이 행복과 직결된 것은 아니라는 것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 지에 대해 신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니 꿈을 이룬다는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확실히 20대의 인생에 대해 무거운 고민을 하던 그가 좀 변한 느낌이다.)

 

 

 

 

 

마왕의 음악도시 마지막 멘트

여러분..
우리는 음악도시의 시민들입니다.
매일밤 열두시에 이 도시에 모이는 우리들은
사실 외형적인 공통점은 그다지 없습니다.
직업.. 뭐, 거주지역.. 성별.. 주위환경.. 이런 게 다 달라요..
그냥.. 우리 공통점은 단 하나..
우리가.. 글쎄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아직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남들이 우리를 푼수라고 부를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는 거죠..

저는..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고 싶어서,
그 사춘기적인 우쭐함.. (지금 생각했을 땐 그런데요..)
그런 걸로 철학과를 건방지게 진학을 했었고..
근데 학문에는 재주도 없었고.. 가보니까 그런 게 아니었고..
해서..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그 대답을 포기하고 그냥 잊고 사는 게 훨씬 더 편하다.. 라는 걸..
그런 거만 배웠습니다..
그리고..
음악도시를 그만두는 이 시점에 와서야..
그 질문에..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이제는 대답을 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그 대답은.. 우린 왜 사는가.. 하면..
행복해지기 위해서.. 라는 겁니다..
아.. 뭐.. 자아실현.. 이런 거창한 얘기 말고..
그냥.. 단순무지무식하게 얘기해서..
행복하게 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찾고 있는 그 행복은..
남들이 우와.. 하고 막 바라보는 그런..
빛나는 장미 한송이가 딱 있어서라 아니라..
이게.. 수북하게 모여있는 안개꽃다발 같애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고 쪼그만 한송이 한송이를 소중하게 관찰하고..
줏어서.. 모아서..
꽃다발을 만들었을 때야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음악도시에서 나눈 얘기들은 정치,경제 토론도 아니었구요..
그냥.. 가족.. 학교.. 꿈.. 인생 얘기였고..
인류애나 박애정신.. 그런 게 아니라요..
부모.. 형제.. 친구들..
뭐.. 실연.. 첫사랑.. 이런 얘기였잖습니까..
이 하나하나가 작은 그 안개꽃송이였던 거고..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행복인거죠..
우리는 은연중에 그런 것들을 무시하도록 교육을 받구요..
더 나아가서 세뇌를 받고..
자꾸만 내가 가진 거를 남들하고 비교를 하려고 그럽니다..
근데 자꾸 비교를 하면서 살면..
결국..
종착역도.. 안식도.. 평화도 없는..
끝없는 피곤한 여행이 될 뿐이구요..
인생살이는 지옥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생이 여행이라고 치면은..
그 여행의 목적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아니라..
창밖도 좀 보고..
옆사람하고 즐거운 얘기도 나누고..
그런 과정이라는 거..
그걸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많은 사람들의 이름하고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우리 꿈많은 백수,백조들.. 제가 얼마나 백수들을 사랑하는지..
또.. 왕청승 우리 싱글들..
발랑 까진 고딩들..
자식들보다 한술 더 뜨던 그 멋쟁이 푼수 부모님들..
또.. 여자친구의 완벽한 노예다.. 라고 자랑하던 그 귀여운 자식들..
그리고 속으로는.. 속마음은 완전히 학생들하고 한패인 그 선생님들..
아이스크림가게의 아저씨..
또.. 청춘이 괴로운 군바리..
음악도시가 자리를 잡고 나니까..
신해철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거리가 됐었구요..
여러분들이 바로..
나의 프라이드고.. 자랑이고.. 그랬어요..


자..
이 도시에서 우리는 혹시.. 혹시..
남들도 나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 있지 않을까.. 라고..
조마조마해 하던 것들을 사실로 확인했잖습니까.. 이 도시에서..
우리 국가와 사회를 현재 지배하는 이데올로기 있죠..

인생은 경쟁이다..
남을 밟고 기어올라가라..
반칙을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딴놈들은 멀거니 쳐다볼 수 밖에 없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반납해라..
인생은 잘나가는 게 장땡이고..
자기가 만족하는 정도 보다는 남들이 부러워해야 성공이다..

이런 논리들이요..
우리는 분명히 그걸 거절했었습니다..
이곳은 우리들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도시구요..
현실적으론 아무런 힘이 없어보이지만..
우리랑 같은 사람들이 있다.. 라는 걸 확인한 이상..
언젠가는 경쟁.. 지배.. 이런 게 아니라..
남들에 대한 배려..
우리 자신에 대한 자신감..
이런 걸로 가득한 도시가 분명히 현실로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잘나가서..
돈이 많아서..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된다는 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대통령도.. 재벌도.. 우리랑 비교할 필요가 없을 거구요..
여러분들이 그 안개꽃다발.. 행복을 들고 있는 이상..
누구도 여러분들을 패배자라고 부르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스스로에게는..
언제나 승리자고..
챔피언일 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