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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그건 아무 것도 아니야/영어 문법·설명

영문법 외우는거 아니죠~ 관계대명사는 선생님의 자랑?

by 파란토마토 2008. 6. 4.
와이그래머사이트에서 서비스 되었던 '문법교육, 정말바꿉시다!'의 Column입니다.
영어 교육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드립니다.

문법 외우는 거 아니죠 (15) - 선생님이 자랑하는 관계대명사!!


대부분의 영어 선생님들이 관계절 또는 관계대명사를 설명하실 때 대단한 위세를 떤다. 아마도 아이들이 가장 취약한 항복 중의 하나라서 그런 거 아닌지 모르겠다. 어떤 선생님들을 아예 "좀 까다롭다"고 까지 말을 하면서 수업을 시작한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은 정말 모르는 아이들을 이해시켜 가며 그렇게 당당하다면 할 말이 없겠는데 설명하면서나 하고 나서나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러면서도 또 뭔가 본인은 다르게 얘기하는 것 처럼 행세하는 선생님들을 보면 한마디 밖에 할 수 없다. "멍청해!" 멍청한 선생님들이 하나 둘도 아니고 인터넷이며 방송을 타는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진짜 멍청하신데 이 곳에서 내 글을 안 읽으니 안타깝다. 물론 읽으면 뭔가 반발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반발은 양심에 거슬리는 반발일 것이 뻔하다. 왜냐 하면 본인들이 그렇게 열변을 토하고 세계 최고인양 하면서 글을 쓰는 거 보면 전 재산이 다 들통 난다. 자신이 글 하나 제대로 못 쓰면서 문법을 운운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언어도단 임을 이미 얘기한 바 있다.

자 너무 흥분하기 전에 관계대명사에 관한 말을 좀 하자. 글자 그대로 "관계"를 만들어 주는 품사를 두고 관계사라고 할 것인데 도대체 무엇과 무엇을 연관 지어 준다는 말인가? 그리고 왜 그렇게 연관을 짓는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묶을 때 어떤 모습으로 하는 것인가? 이 세 가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한다면 물론 관계사는 외울 필요가 없다. 그냥 이해하고 그대로 사용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질문은 두 번째 질문이다. 즉 "왜 관계절을 만드는가"이다. 여러분들은 무엇과 무엇을 묶어주는 줄도 알고 어떻게 묶는 것인가도 다 아는데 그럼 왜 그렇게 하는가? 그렇게 하면 하지 않을 때와 무엇이 다른가? 분명 이유가 있어서 그럴 것인데 그 사실을 모른다면 어찌 아이들에게 이해를 시킬 수 있을까? 그래서 늘 설명 끝에 선생님들이 하는 말이 "잘 외워라" "시험에 나오니까 외워" 등과 같은 말이다. 뭘 외우라고?

이어주는 품사의 이름을 "관계대명사"라고 한 걸 보면 관계사가 대명사 역할을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일반 대명사하고 다른 것은 "관계"를 맺어준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관계를 맺어준다 함은 무슨 뜻인가? 서로 다른 문장을 "묶어준다"는 뜻이다. 자 우리말에서 묶는다는 것은 둘 이상을 "하나"로 만든다는 뜻이다. 일반 대명사는 앞에 하나의 문장이 있고 그 문장과는 별도로 그 문장 안에 있는 어떤 하나를 받으며 전혀 동 떨어진 문장 안에 존재하는 반면 관계대명사는 다른 문장들을 묶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묶인 후에는 그 대명사 자체가 하나의 문장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자 여기서 어떤 상황에서든 둘 이상의 무엇이 묶인다는 것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여러 가지 상상할 수는 있으나 가장 본질적인 두 가지의 특징을 생각할 수 있다. 둘 이상의 무엇이 하나 되어 경제성을 높인다. 가령 두 집 살림이 하나로 뭉친 것이니 그 만큼 생활비가 적게 들 것이다. 묶인다는 것의 두 번째 중요한 상징은 흔히 주종관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동등한 관계로 연결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그런 경우 소위 문법에서는 "접속사"라는 것으로 해결하는데 일컬어 "등위접속사"이다. 그러므로 관계대명사로 연결된 문장들 사이엔 엄연히 주종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주종관계란 결국 주인이 종보다 더 중요할 수 밖에 없고 종은 없어도 주인은 있어야 하는 법이다. 이 말은 글을 읽을 때 아이들이 관계절을 어떻게 처리하며 읽어야 하는 가를 설명하기 위한 전주곡이다. 다음의 예를 통해 생각해 보자.

John is an English teacher. He is a friend of mine.

이 두 문장은 비록 "2" 개의 문장이지만 논리적으로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관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He라고 하는 대명사이다. He가 앞의 John을 받는 것이고 John이라는 명사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같은 두 문장이 항상 똑 같은 비중을 갖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어차피 연결되는 경우라면 두 문장 중 하나가 강조되고 다른 문장은 지원에 불과한 즉 주된 문장을 부연 설명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 바로 이런 경우 관계사를 사용해 관계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관계대명사라고 한 것은 위의 두 문장에서의 경우라면 대명사 He를 통해 연결하니 "관계"대명사여서 John, who is a friend of mine, is an English teacher.이다. 여기서 관계대명사 who는 He 대신 사용되었고 그러면서 하나의 문장 안으로 들어가 버렸으며 who가 이끄는 관계절은 John이라는 사람에 대한 추가 정보를 주는 부연 설명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다 보니 실제 문장에서는 아예 who is도 빼 버리고 어차피 같은 사람을 가르치는 말이라 해서 John, a friend of mine 으로 처리해 버린다. 이 것을 문법학자들은 "동격(apposition)"이라 칭하였다. 위의 두 문장에서 문맥상 비중이 두 번째 문장에 가야 한다면 당연히 John, who is an English teacher, is a friend of mine. 동격 형식으로 하면 John, an English teacher, is a friend of mine.이다. 두 문장이 한 문장이 되고 또 관계사를 빼 버리고 동격으로 처리하는 과정은 무엇인가? 간결한 문장을 쓰면서도 경제적인 문장을 쓰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즉 불필요한 말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말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선생님들이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든 적어도 "왜" 관계대명사를 사용하는지를 알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주격에는 뭘 쓰고 목적격으로는 뭘 사용하고 등의 형식과 구조에만 치중하기 전에 반드시 개념과 용도의 정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도대체 왜 관계사를 사용하며 관계사를 사용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 동시에 모른 채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그런 상황에서 영어 작문 교육이란 있다 한들 뻔할 것 아닌가.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방에서 영어 에쎄이를 가르친단다. 특히 학원에서 그렇다. 누가 어떻게 가르치나? 원서에 나오는 내용으로 하면 되나? 학생들은 다 천재인가? 모두 아이비 리그라도 갈 듯 원서에 나오는 예문들과 방법을 가지고 거품을 품는다. 물론 본인도 그 원서를 통해 배운 것일 거다. 원어민을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어느 한구석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없으니 우리네 영어교육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시험 만을 위해 존재한다. 오직 점수 만이 살길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그 유명한 “계속적 용법”과 “한정적 용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 것 또한 선생님들을 정말 비양심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마는 슬픈 사연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