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재개키로 결정하면서 광우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광우병의 정의와 증상, 감염 경로, 인체 감염여부 등을 전문가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광우병이란?
▲광우병(狂牛病)이란 이름은 소의 뇌를 파괴해 마치 미친 듯이 보이게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의학적 공식 명칭은 우해면양뇌증(牛海綿樣腦症.BSE,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주저앉기 일쑤고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발병 후 오래지 않아 숨지고 만다.
이 병은 지난 86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으며, 역학조사 결과 발병원인은 젖소의 우유 생산량을 늘리려고 양과 소의 사체를 소의 사료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경우 이 사료 원료에 일종의 '양 광우병'인 '스크래피(scrapie)'에 걸린 양이 포함됐던 것이 광우병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광우병 증상은?
▲보통 생후 22개월께부터 15세에 걸쳐 관찰되며, 품종 간 특이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복기는 수개월에서 수년으로 다양하지만 평균 4~5년의 긴 잠복기를 가지며, 대개의 경우 3~5세 가량된 어른소에서 발생이 잦은 편이다.
초기증세는 침울해지고 출입구를 통과하거나 착유실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는 등 불안한 상태를 나타내며, 빛과 소리와 같은 조그만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음향자극에 민감해져 큰소리나 날카로운 소리에 놀라 자빠지기도 한다.
이밖에도 쉽게 흥분하고, 울음소리가 이상해지며 불안, 골반 및 뒷다리의 이상 등으로 비틀거림, 미끄러짐, 넘어짐, 보행장애 등의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때로는 광폭해져서 발로 차거나 다른 동물이나 관리자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체중감소, 신음, 과다한 침흘림, 가려움증 및 이갈기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젖소에서는 산유량이 떨어지며 6개월 내지 1년 정도 지나면 100% 폐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광우병 감염 경로는?
▲전문가들은 광우병에 걸린 소나 광우병과 유사한 '스크래피'에 걸린 양의 육골분사료를 소에게 사용했기 때문에 광우병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우병은 사람을 포함, 모든 동물에게서 정상적으로 발견되는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변형돼 발병하고, 전염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 변형된 '프리온'이 음식 등을 통해 인체에 침투하면 뇌 조직을 변화시키면서 뇌기능을 마비시킨다. 또 생체 안에서 정상적인 프리온을 공격, 변형된 형태의 프리온을 기하급수적으로 만들어 낸다.
변형된 프리온이 든 쇠고기를 먹을 경우 어떻게 소화기에서 뇌까지 도달하는지는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다만 내장의 임파선을 따라 비장(지라)에 모인 뒤 지라를 담당하는 말초신경을 타고 척수를 통해 뇌로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변형 프리온은 끓여 먹어도 죽지 않고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우병과 관련이 있는 인체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과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은?
▲CJD는 잠복기가 대략 30년으로 주로 60대 중반 이후에 발병하며, 치매가 주증상으로 보행이 어렵고 특이한 뇌파소견이 있다. 인구 100만명에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대개 발병 6개월후에 사망한다.
vCJD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었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잠복기가 10년 정도로 주로 30대 이전에 발생한다. 우울증과 운동신경장애, 하지마비 등의 특징을 보인다. 영국에서는 광우병이 확산된 이후에 사람에게 발병이 보고됐으며, 대개 CJD보다 경과가 늦어 발병 13개월 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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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광우병에 대한 7가지 궁금증
◆(1) 한국인 유전자는 광우병에 더 취약한가?
= "한국인 유전자는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
이 주장은 김용성 한림대 의대 교수에게서 처음 나왔다. 김 교수는 2005년 국가연구수행과제로 한국인의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형 조사를 했다. 결론은 현재까지로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프리온 단백질은 모든 생명체가 갖고 있으며 세포구성에 들어가는 평범한 단백질이다. 하지만 이 단백질이 동종 개체를 섭취할 경우 변이를 일으켜 변형 프리온 단백질로 바뀌는데 이것이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프리온 단백질의 유전자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129번째 유전자 배열에 따라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필수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2개 결합한 메티오닌-메티오닌 동질 결합체(MM형)와 메티오닌과 발린(필수 아미노산 일종)이 결합한 메티오닌-발린(MV형), 발린이 2개 결합한 발린-발린 동질 결합체(VV형)가 그것이다.
이 중 인간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의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형을 조사한 결과 100% MM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연구결과 조사 대상 한국인의 95%가 MM 유전자형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영국(38%), 미국(5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다시 말해 아시아 혈통이 인간광우병에 훨씬 취약하다는 것을 말한다.
정해관 성균관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이는 학문적으로 확립된 사실로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MM형만 걸린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MM형이 먼저 나타나고 MV와 VV형은 나중에 나타날 가능성, 인간광우병이 아닌 다른 형태의 질병으로 나타날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인간광우병은 전염병이다?
=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광우병은 구제역과 달리 전염병이 아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광우병에 걸린 소를 인간이 먹어 감염이 되고 인간광우병 환자의 혈액 등을 통해 다른 인간에게 전염된다는 점에서 전염병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다만 전염성이 독감이나 콜레라처럼 강한 질병은 아니다. 정해관 교수는 "인간광우병 환자와 악수를 하거나 같이 밥을 먹는 것은 거의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가장 크게 문제되는 것은 헌혈이다. 광우병 환자가 많이 발생한 영국의 경우엔 자국 내 헌혈이 전면 중단돼 모든 혈액을 수입해 쓰고 있다. 광우병이 일정 수준 이상 발병하면 국가적 혈액대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3) 감염된 쇠고기를 먹으면 감염되나
=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인간광우병에 모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광우병은 소의 병원체이기 때문에 인간으로 넘어오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에이즈환자와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다 에이즈에 걸리는 것은 아닌 것처럼 광우병도 병원균에 노출된 사람들 중 일부만 감염된다. 또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당장 나타나지는 않는다. 영국은 광우병 쇠고기에 전 국민이 10년 이상 노출된 이후 환자가 발생했다. 김상윤 교수는 "인간광우병은 걸렸다고 당장 나타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광우병 쇠고기의 섭취가 인간광우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현재로선 난센스"라고 말했다.
◆(4) 인간광우병은 치료가 어렵나
= 현재까지 인간광우병으로 밝혀진 환자는 완치된 경우가 없이 대부분 사망했다. 인간광우병과 가장 비슷한 것이 파푸아뉴기니의 풍토병 `쿠루`병이다. 이 병은 이 지역 원주민들의 식인 습속이 원인이 돼서 발생하는 것인데 치료법이 전혀 없다.
정해관 교수는 "광우병은 지금까지 알려진 세균이나 바이러스와는 전혀 다른 병원균으로 치료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주영란 질병관리본부 신경계 바이러스팀장은 "인간광우병은 잠복기가 길면 10년까지 가기 때문에 자신이 현재 병에 걸렸는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5) 수프 등에 함유된 극미량도 문제?
= 이론적으론 1000분의 1g의 감염조직만으로도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설렁탕처럼 끓이거나 고기를 바싹 익힌다고 해서 프리온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프리온은 진한 양잿물로 처리하거나 고열로 태워야 병원성을 없앨 수 있다.
◆(6) 미국인들은 별문제 없는데
= 미국 사람들은 살코기 위주의 육류소비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소뼈나 내장 등은 부산물로 분류돼 모두 폐기처분된다.
소 한 마리를 잡으면 버려지는 것이 30% 정도 된다. 설렁탕, 꼬리곰탕 등 뼈를 통째로 고아 우려내는 우리 음식문화가 인간광우병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에 대해 김상윤 교수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가정"이라고 말했다.
◆(7) 30개월 이상만 광우병 걸리나
= 광우병이 주로 30개월 이상 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30개월 미만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김상윤 교수는 "30개월 이후 광우병이 발병한 소는 그 이전에 이미 광우병의 인자를 갖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도축된 소가 안전하다고 볼 의학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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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대한 무서운 진실 - 지식채널e+PD(피디)수첩 동영상
과학동아 (동아 싸이언스 2006년 11월)
끓는 물도 무색한 다이하드 단백질 - 프리온
소는 광우병, 사람은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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