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 에이지 저 / 김현영 역 / 추덕영 그림
전설의 1%가 될 것인가, 그저그런 99%로 남을 것인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더 많은 연봉과 포지션으로 인정받고 싶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사고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핵심 인재가 되기 위한 최고의 전략을 담았다. 아직 장래가 불확실한 젊은 직장인들, 누구나 탐내는 커리어를 쌓기 위해 현실적인 목표를 무엇에 두어야 할까?
이 책의 저자는 바로 누구나 인정하고 기억해주는 '전설의 사원'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까칠맨님의 20만 히트 기념 이벤트에 당첨~!되어 선물받은 책이다. 당첨된 직후 감사 답글을 써야했지만 어차피 다 읽고 나면 감상문 쓸텐데.. 하는 변명과 - 사실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 이제서야 감상문을 쓰게 되어 까칠맨님께 죄송하다.
첫 인상은 재미있는 신화나 전설을 다룬 책으로 보였다. 제목도 사원이고, 눈을 괴롭히는 현란한 붉은 색깔과 로코코(?) 형식의 기둥 생김새도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나 일본 고대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처럼 생기지 않았는가 말이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깨어졌지만.ㅋ
"10년 후, '전설'로 기억되는 최강 자기 마케팅"이라는 부제가 붙은 [전설의 사원]은 책 자체만 두고 보면 꽤 잘 만들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업무가 아닌 업무를 대하는 태도, 자신을 개발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는데, 신입 사원 혹은 더 좋은 직장을 위해서 이직을 하는 젊은 인재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자랑과 신념을 섞어서 전설의 사원이 되는 법에 대해서 설파한다. 책은 4챕터로 나누어져 있고, 틈틈이 등장하는 적절한 그림과 중요 문구들을 색깔과 크기로 강조하고 있으며, 장별로 구별된 강조색, 그리고 현업에서 '전설'로 불리우는 실제 직장인의 사례인터뷰까지 꼼꼼하게 짜여져 있다. 게다가 끝에는 '인크루트 취업상품권(10,000원)'까지 선물로 첨부되어 있으니 이건 완전 보너스 받은 기분이다. (지금 당장 필요는 없어도 어쨋든 기분좋다. ^^;)
중요 문장 구분을 (책에서 알아서) 하도 많이 해줘서 따로 표시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몇 군데는 줄 긋고 싶을 만큼 좋은 곳도 있었다. 이 부분은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끄덕거린 부분이다.
▶교육은 ATM(현금 자동 인출기)이다, 교육ATM에 돈을 저축하라.
▶이름과 장점을 하나로 묶어서 짧은 광고 문구처럼 만들어서 소개하라.
= 자신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라.
(여러분의 친절한 주인장 파란토마토입니다~ 딸랑딸랑~ 이딴 거 말고-_-;;)
▶값싼 프라이드에 휘둘리지 말고 올바른 자존심을 가져라.
▶마지막에 이기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바보스러운 열정이다.
저자의 말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매우 모범적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슬슬 짜증이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사회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자기의 경험이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하며 자신이 성공하면 자신의 방법이 옳은 줄로만 알고, 그 방법이 어디에나 통할 거라 믿으며, 자기처럼 살면 누구나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온 것도 맞고, 나 또한 그들의 삶의 방식을 존경하고, 해이해지고 나약해지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이들이 자신의 경험에 맞추어 다른 사람들에게 이래라, 저래라고 뻔한 소리를 할 때면 슬그머니 화가 나는 것이다.
이 사람 말 다 맞다. 그래, 어디 가서든 열심히 하면 알아준다.
'저 사람 일 참 열심히 하는구나, 저 사람 정말 열성적이구나.'
특히 후진 데일수록 그 평가는 후하다.
왜냐하면 싸게 부려먹을 수 있으니까. 정말 잘 뽑았다고 생각하겠지.
그런데 '만약 계속 그 상태가 유지되면??' 그러면 어쩔 것이냐는 거다. 그 상태대로 회사에서는 싸게 잘 뽑았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의 보상을 해주지 않고, 그 회사도 더 이상 발전이 없으면 뼈가 빠지게 고생해도 그냥 일만 뼈가 부서져라 하고 거기서 끝나는 거다.
나는 내가 내 가치에 비해서 낮은데로 갔음에도 정말 몸이 상할 정도로 소처럼 일해본 적도 있고, 그걸로 인정도 받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내게는 대단한 경력도 남지 않았고, 난 이용당했다는 배신감 때문에 좌절감과 패배감만을 끌어안고 그 곳을 떠나야했다.
책 내용에서 제일 짜증났던 부분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수업이라고 생각하라'고 하는 부분이었다. 일요일에도 교육이랍시고 회사에 나오게 해서 하루 종일 사람을 붙들어 놓고, 먼 곳까지 가는 왕복 차비는 커녕 밥값까지도 개인 부담시키던 이상망측한 곳에 다녀본 나는 거기서 매번 하던 말과 똑같은 말을 책에서 읽으니 머리 끝까지 짜증이 솟구쳤다ㅡㅡ;;ㅋ
내가 만일 20대 초반에 저 책을 읽었으면 엄청나게 감동을 받아서 저대로 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 책을 보면서 감동을 받기엔 나는 너무 나이를 먹어버렸고, 너무 많은 실패와 배신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저자의 말이 그다지 곱게만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내 문제였다.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철저히 자신을 낮추고, 무조건 회사를 위해서 자비도 아끼지 말고 몸바쳐 충성하라." 이건데.. ㅋ 똑같은 '공부'라는 말도 친구가 공부하자.고 하면 같이 하고 싶어지지만 엄마가 하라고 하면 잔소리로만 들리는 것처럼, 저자는 너무나 철저히 경영자 마인드에서만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나처럼 싼 값에 이용 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이 먼저 든다.
그걸 눈치라도 챈 것처럼 뒤로 갈수록 경영자 마인드는 슬그머니 접어두고, 자신의 실전 경험을 많이 보여주는데 그래서 뒷 부분은 거부감이 덜한채로 읽을 수 있었다.
뒷 부분에서는 나를 웃게 만든 곳도 있었는데 그것은 이 부분이다.
하나는 '구멍에 빠지는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사람의 인생은 대부분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멋지게'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법을 안다면 당신의 삶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뭔가 황당하지만 웃기고, 웃기지만 무언가 와닿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아픈 경험이 많아서 책을 읽으며 좀 열받긴 했지만 그래도 20대에게는 한 번 쯤은 권하고 싶은 책이다. 속을 때 속더라도 일단은 열심히 해보고 발을 빼는 게 나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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