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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거리/귀여운 동물들

얄미운 고양이, 충직한 개??

by 파란토마토 2007. 11. 12.


고양이는 얄밉고, 개는 충직하다.


동물에 대한 박애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보통 사람들이 가진 생각은 대략 저럴 것이다. 나만 해도 몇 년 전에 한 친구가 고양이를 키운다며, 자신은 고양이가 개보다 더 좋더라는 말을 하니까 그 친구까지도 이상하게 보인 적이 있었다.
 
'아니. 고양이같은 배은망덕한 동물이 착한 개보다 더 좋다니. 쟤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거지.?'

약간 특이한 구석이 있는 친구라서 더욱 이상하게 봤던 것 같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 성격이 이상할 것 같았고,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길게 갈 것도 없이 약 2년 전 쯤에 알고 지내던 어떤 동생이 자기는 길고양이가 좋다고 하면서 밥을 줘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들이고 싶다고 하는데도 이해가 안됐고, 그 즈음에 고양이를 키우는 어떤 사람에게 왜 키우냐고 물었다가 그럼 개는 왜 키우냐는 싫은 소리를 듣기도 했다.

나는 '개는 주인에게 충직하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라고 대답했고, 그 사람은은 '동물을 충직한 것만으로 키우진 않는다.' 였다. 그때는 저 말이 정말 이해가 안됐지만 지금은 고양이만의 매력이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개들은 기특하지만 욕먹을 짓을 하고, 고양이는 괘씸하지만 사랑받을 만 하다.
 - 말이 좀 우습지만 정말 그렇다. - 그럼 왜 사람들은 개를 좋아하면서도 욕을 하고, 고양이를 얄미워하면서도 귀여워할까?? 그 이유를 적어보자.





개들이 이쁨받는 이유

1. 개들은 충직하여 주인 밖에 모른다. 사교성이 좋은 개들도 다른 사람'도' 좋아하는 것이지 주인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 주인이 자신을 늘 사랑해주기를 바라며, 주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진돗개들은 귀소성이 특히 뛰어난데, 수백리 밖의 육지에 팔려간 백구 한 마리가 8개월에 걸쳐서 산과 물을 건너 원래 키우던 주인 할머니에게 돌아간 이야기는 TV에도 나올만큼 유명했다. 일본의 하치라는 개는 키우던 주인이 죽은 후에도 그를 잊지 못해 죽을 때까지 10년 넘게 매일 주인이 퇴근하던 역으로 마중을 나가서 기다렸다고 하며,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이외에도 개들이 주인 찾아 삼만리한 이야기들은 많다.

2. 주인을 지키기 위해서 제 한몸 불사른다. 전설의 고향에 나온 주인을 지키려다 고양이와 맞서 싸우다 죽은 개, 주인이 잠자는 사이 불이 붙자 지 한몸 강물에 적셔서 왔다갔다 하며서 주인을 화재로부터 구하고 죽은 오수의 개 이야기 등도 유명하다.

3.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도둑이나 야생동물로부터 집을 지켜주었고, 사냥하러 갈 때는 앞장 서서 사냥꾼을 도와주기도 했으며, 다른 운송수단이 드물었던 추운 지방에서는 썰매개들이 썰매를 끌어서 교통수단을 대신했고, 식량이 없을 때는 몸소 보신탕이 되어(ㅠㅠㅠ) 사람을 도왔다. 요즘에는 번견이나 육견용(ㅠ.ㅠ)으로는 과거보다 쓰임이 줄었지만 훈련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특수 목적견들이 사람을 돕고 있다.


내가 아는 종류만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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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방면에서 사람들을 돕고 있으니 개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좋아질 수 밖에 없다.


4. 개들 특유의 무념무상함. 아무 생각없이 혓바닥을 내놓고 먹을 거 하나 없나 싶어서 헥헥거리면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ㅋ 이런 개들의 순박한 성격 때문에 개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순박함 하면 똥개들이 빠질 수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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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귀엽고 이쁜 개들이 왜 욕을 먹는 것일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영어에도 심한 욕에는 개가 들어간다. 도대체 개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X끼로 불리며 욕먹는 이유가 도대체 뭐냔 말이다!?


1. 식탐이 많다. 개들은 먹을 때 건드리면 문다. 고양이는 밥그릇을 뺏아가도 조용히 따라올 뿐 자기 밥준 사람에게 개처럼 공격적인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개도 먹을 때는 건드리지 마라."는 속담은 "개는 먹을 때 건드리지 마라."로 바뀌어야 한다. 그만큼 개는 그렇게 사랑하는 주인도 밥그릇 옆에서 만나면 으르릉거리며 이빨을 드러낸다. 특히 뼈다귀 하나 물면 가관이다. 그 뼈다귀도 주인이 준 거란 걸 잊은거야? 엉? ㅋㅋ

2. 극성스럽다. 일반적으로 고양이과 동물들은 발정기가 오고 교미할 배우자를 만나면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 숨어서 조용히 거사를 치르는데, 개들은 (늑대 포함) 그런 경우 누가 옆에 있든 말든 길에서건 밖에서건 상관없이 밤낮으로 방사를 치르며 그 소리나 동작도 참으로 요란스럽다. 자신의 열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온갖 발광을 다 해가며 "나 지금 바람났소~"하고 동네 방네 광고를 한다. 그럴 때 누가 물을 한 바가지 퍼부어도 지 스스로 흥분이 가라앉기 전에는 떨어지지도 않아 민망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 특히 예전 시골에서 풀어서 개 키우던 시절에는 온 동네 개들이 그랬을 거 아냐? -_ㅡ;;;;;

3. 주인을 위한 개의 충정을 개처럼 일한다.는 식으로 비유해서 욕하기도 하지만 이건 사람들이 나빴다! 왜 일편단심 민들레인 개를 욕하나요? ㅜ.ㅜ

뭐.. 대충 이런 이유로 개들이 동서양의 온갖 욕을 다 먹고 있는 것 같다ㅋㅋ.



그럼 이쯤~에서 고양이가 미움받는 이유를 적어볼 까?


1. 고양이는 요물 이미지가 강하다. 서양에서도 고양이는 마녀의 소유물, 악마의 친구 등으로 전해져왔다. 할로윈데이에도 박쥐와 함께 있는 검은고양이 이미지가 있고, 어린이 만화 개구장이 스머프에서도 스머프를 잡아먹으려는 나쁜 마법사 가가멜이 고양이(이즈라엘!! 와. 내 머리 좋다!!ㅋ)를 키우고 있으니 말 다 했지 뭐.


할로윈고양이 캐릭터: 고양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ㅜㅜ




특히 우리나라 어른들은 고양이를 악물 짐승이라면서 무서워했는데 이는 고양이의 특이한 울음소리,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야기들 - 고양이는 자기 괴롭힌 사람은 기억하고 있다가 반드시 복수한다느니...고양이를 솥에 삶다가 뚜껑을 열면 튀어나와서 공격한다느니.;;; - 도 한몫했다고 본다. 실제 경험담이라기보다는 전설의 고향에서 '주인 지키려다 오해로 죽은 후 앙갚음을 한다.'는 고양이 전설이랑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검은 고양이' 때문에 이러한 이미지가 더욱 확산된 것 같다.

사실 다 거짓말이란 거 알아도 고양이에게 한참동안 정이 안간 건 사실이다. 어차피 개도 안키우고, 고양이도 안키우면 이미지 좋은 동물을 선호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2. 고양이는 주인도 못알아본다? 이걸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정말 밥주는 주인도 몰라보는 줄 아는 사람이 있던데 그건 아니다. 고양이는 주인을 아주 잘! 알아보고 좋아한다. 그러나 주인이 패든, 말든 1시간만 지나면 달려와서 꼬리치는 개와 달리 주인이 한번이라도 때리거나 괴롭히면 주인을 싫어하고 피하며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라고 표현하더군.) 심지어는 할퀴거나 물기까지 하니까 미움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도 사람에게 정은 준 후 그 사람이 죽거나 떠나면 마음의 상처 때문에 온전히 생활을 못하며 심지어는 따라 죽기도 한다.

관련글 :
개와 고양이에 대한 슬픈 동물 만화 (실화)



3. 고양이는 집을 잘 나간다. 주인도 못알아본다 버젼 2 쯤 되는데... 주인이 마음에 안들어서 가출하는 수도 있고, 발정기 때의 본능으로, 혹은 고양이과 동물 특유의 호기심 때문에 가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을 못찾아서 모르는 경우도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배은망덕하다, 혹은 괘씸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정말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오직 고양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문단속 잘하는 수 밖에 없다.

4. 고양이는 훈련이 안된다. 주인도 못알아본다 버젼 3. 고양이는 주인말을 잘 듣지도 않고, 장난을 좋아해서 뜀박질이 심하여 집을 어지럽히며, 멀쩡하게 가만 있다가도 주인을 물거나 할퀴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개도 버릇 잘못 들면 집안을 더럽히거나 주인을 물지만 개들은 본성이 서열을 중요시하고, 훈련 방법이 많이 알려져 있어서 서열 개념을 제대로 심어주고 훈련만 잘 시키면 버릇 고치기가 안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주인말을 잘 듣는 것도 아니고, 개처럼 야단을 무서워하는 것도 아니라서 잘못 야단쳤다가는 버릇도 못고치고 주인으로부터 도망가려하는 부작용만 생길 수가 있다.




이런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개와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애완동물이다.
그 이유는 고양이 스스로의 타고난 사랑스러움 때문이겠지?


1. 고양이는 은근한 애교가 있다. 고양이는 개처럼 마구 들이대지 않는다. 개들은 좋으면 펄떡펄떡 뛰고 꼬리가 뽑힐 듯이 흔들고, 어떤 개들은 너무 좋아서 뛰다가 박치기까지 하던데 고양이는 그런 호들갑스러움이 없다. 반가운 사람이 와도 슬쩍 가까이 가서 야~옹하면서 얼굴을 부비거나 바닥에 드러누워 뒹굴 뒹굴 거리는게 다다. 싱거워보이지만 사실 아주 귀엽다.

2. 고양이는 눈치가 빠르다. 이건 검증된 사실은 아니지만 왠지 고양이는 사람의 기분을 아는 것 같다.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이 기분이 안좋을 때, 고양이가 눈을 응시하다가 얼굴을 비비거나 자기 주위를 빙글 빙글 돌다가 가만이 앉아 있을 땐 꼭 내 기분을 알고 위로해주려고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3. 항상 조용하고 거만하고 도도하다. 음식 앞에서도 개처럼 소란을 떨지 않는다. 꼬리를 세우고 살랑살랑 발걸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걸어가는 그 모습은 마치 교육을 잘 받은 아가씨의 모습 같다.

※사진: 멸치 앞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하는 콩순이 (디씨인사이드 야옹이갤러리 똘언니꺼 펌.)



4. 귀엽다. ㅋ 너무 단순하고 명백한 이유!!  개는 순박해서 귀엽지만 고양이는 정말 귀엽다. 강아지들이 귀엽긴 하지만 개는 아무리 귀여워도 고양이의 앙큼한 귀여움은 못따라가는 것 같다. 특히 새끼고양이의 어리버리한 발걸음은 꺄~~ 소리가 절로 나오게 귀엽다!! (고양이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미움을 받았으면 강아지, 망아지, 송아지, 병아리, 하다못해 도야지도 있는 아기명칭이 없을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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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난 요즘 개도 귀엽고, 고양이도 귀여워서 형편이 되면 꼭 키워보고 싶다.






그간 느낀 개와 고양이의 성격을 토대로 그들의 매력과 단점을 적어보았다. 개와 고양이의 성격 차이는 개는  밥주는 사람을 자기보다 높은 서열로 인식하지만 고양이는 자기와 동급, 즉, 친구로 인식하는 것에서 오는데,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는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를 기분나빠 하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그렇게 색안경을 쓰고 본 것 같다. 사람도 개인차가 있듯 개나 고양이도 개견차, 개묘차가 있을 것이니 혹시라도 이 글보고 기분나쁜 애견인, 애묘인은 없길 바라면서 이글을 마쳐야겠다.





관련글:
[펌] 어느 수의학도의 고백 - 실험동물들의 비참한 죽음
강풀만화. 고양이를 부탁해.
개와 고양이가 주인에게 쓰는 편지.ㅋㅋ
너무 귀여운 강아지들, 아깽이들(새끼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