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기저귀, 싼 기저귀... 뭔 차이가 있을까? |
아기가 태어나면 돈이 이만저만 드는 게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부담되는 것이 바로 기저귀 값.
그럼에도 싼 기저귀를 쓰면 발진이 일어날까봐 소중한 우리 아이를 위해 무조건 비싼 기저귀를 쓰는 엄마들이 늘면서 ‘일본산’ 기저귀가 시장을 휩쓸었다. 아기가 사용한 두 달 기저귀 값만 모아도 10만원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무조건 비싼 기저귀를 써서 발진이 완전히 사라졌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민감한 피부를 가진 아기들은 조금만 방심해도 발진이 일어난다. 발진이 생기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저귀를 빨리 갈아주는 것. 그러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싼 기저귀를 사서 자주 갈아주려는 엄마들이 느는 추세다.
그렇다면 비싼 기저귀와 싼 기저귀는 도대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것일까. 국내에서 잘 나가는 이른바 ‘메이저’ 일회용 기저귀(1군) 4종, 메이저 외 기저귀(2군) 3종, 저가 기저귀 3종 총 10종을 가지고 흡수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참여 기저귀 선정은 다나와 연동몰의 제조사별 판매량을 기준으로 했다.
- 제조사별 판매량 순위
1위 |
유한킴벌리 |
2위 |
대왕제지 |
3위 |
P&G |
4위 |
LG생활건강 |
5위 |
오보소 |
6위 |
대한펄프 |
7위 |
화왕제지 |
8위 |
유니참 |
9위 |
영림 |
10위 |
백양산업 |
11위 |
쌍용C&B |
12위 |
영림B&A |
(2011년 1~2월 판매량 기준)
순위 중 LG생활건강의 기저귀는 일본 제품인 마미포코를 제외한 두 가지 라인에서 프리미엄 라인인 토디앙을 대상으로 했다.
일본 제품인 유니참의 무니는 메이저에 포함된 일본 대표 제품인 군과 메리즈가 있어서 제외했다.
백양산업의 백조기저귀는 사이즈 중 신생아용의 판매량이 절대적인데다 산후조리원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저귀여서 대상에서 제했다.
그리하여 엔트리에 포함된 10종의 기저귀는 아래와 같다.
1군
국산 |
유한킴벌리 |
하기스 골드 4단계 대형 남아용 |
|
미국 |
P&G |
팸퍼스 뉴 베이비 드라이 기저귀 4단계 | |
일본 |
대왕제지 |
군기저귀 밴드형 대형(내수용) | |
화왕제지 |
슈퍼 프리미엄 메리즈 밴드형 대형(내수용) |
2군
국산 |
대한펄프 |
프리미엄 보솜이 천연코튼 대형 남녀공용 |
|
LG생활건강 |
토디앙 한방 자운보 대형 | ||
쌍용 C&B |
큐티퀼트 대형 |
저가
국산 |
오보소 |
오보소 프리미엄 기저귀 대형 |
|
영림B&A |
2009 뉴 체키스 대형 | ||
영림 |
영림 다솜 플러스 대형 |
대형 기저귀는 보통 9~15kg의 아기가 쓴다. 영유아기는 성장속도의 격차가 매우 심하기 때문에 몇 개월부터 대형을 쓰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기저귀는 아기의 개월 수보다 몸무게나 체형별 차이에 따라 기저귀마다 표시되어 있는 권장 몸무게에 맞게 사용한다. 성장이 빠른 아기는 7개월부터 대형을 쓰기도 한다.
대형 기저귀는 기저귀를 떼기 전까지 쓰게 된다. 특대형도 있고 그보다 더 큰 점보형도 있지만 기저귀가 심하게 작지 않은 경우 대개 대형 기저귀까지 쓰고 기저귀를 뗀다.
엄마들이 가장 많이, 가장 오래 쓰는 기저귀는 대형 사이즈다. 게다가 아기의 기저귀 떼는 시기가 점차 길어지고 있어 대형 기저귀를 쓰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모든 기저귀는 대형(4단계) 사이즈로 준비했다.
기본 사양
|
하기스 |
팸퍼스 |
군 |
메리즈 |
보솜이 |
수용(kg) |
10~14 |
10~17 |
9~14 |
9~14 |
10~14 |
길이(cm) |
45.6 |
44.2 |
45 |
46 |
46.5 |
폭(cm) 펼침면 |
12 20.5 |
11 20 |
13.5 22 |
13 22 |
13 25.5 |
무게(g) |
37 |
27 |
31.5 |
34 |
37 |
|
토디앙 |
큐티 |
오보소 |
체키스 |
다솜 |
수용(kg) |
10~15 |
9~14 |
9~13 |
10~14 |
7~10 |
길이(cm) |
46 |
47 |
44.5 |
46 |
44 |
폭(cm) 펼침면 |
13 20 |
13 22.5 |
12 23 |
13 22 |
11.5 23 |
무게(g) |
35.5 |
31 |
32 |
34 |
34.5 |
모두 대형 사이즈였는데 다솜은 다른 기저귀에 비해 수용할 수 있는 대상 아기의 몸무게가 적었다. 사이즈나 길이를 비교해보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음에도 보통 9~15kg의 아기를 수용하는 다른 기저귀와 달리 포장지에는 7~10kg의 아기를 대상으로 한다고 적혀 있었다. (아래 사진)
다솜 포장지와 팸퍼스 포장지
그에 비하면 팸퍼스는 무려 17kg의 아기까지 입을 수 있다고 적혀있지만 실제 기저귀의 사이즈는 다른 기저귀에 비해 오히려 작았다.
길이는 큐티가 가장 길고, 폭은 보솜이가 가장 넓었지만 길고 폭이 넓다고 덜 샌다거나 큰 아기도 입을 수 있지는 않다. 허리와 다리 밴드의 신축성이 샘 방지와 사이즈에 더욱 중요하다.
무게는 상대적으로 팸퍼스가 가벼웠다. 기저귀가 소변을 흡수하고 나면 묵직해지기 마련이라 기저귀는 가벼울수록 부담이 덜하다. 기저귀 무게를 미리 숙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나중에 아기의 소변량을 알아볼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품별 세부특징
하기스 |
유일하게 엉덩이 부분에 샘 방지막이 있다. 테이프를 균형에 맞게 붙이도록 숫자로 3단계를 표시해뒀다. 패드 부분에서 베이비 파우더 냄새가 연하게 난다. | |
팸퍼스 |
포장지를 뜯지 않은 상태에서도 베이비 파우더 냄새가 날 만큼 향이 강하다. 전체 패드 외에 앞에서부터 3/2 지점까지만 파란 패드가 덧대져 있다. (오른쪽 사진)
그럼에도 다른 기저귀들에 비해 얇다. 테이프를 붙이는 부분은 그림으로 2단계를 표시했다. 허리 부분이 밴드로 되어 있지 않아 뒤로 샐 가능성이 있다. | |
군 |
하나의 패키지 안에 디자인이 다양하다. 테이프 부착 부분은 숫자로 3단계를 표시했다. | |
메리즈 |
옆구리 부분의 밴드 신축성이 좋다. 테이프 부착 부분은 역시 숫자로 3단계를 표시했다. | |
보솜이 |
기저귀의 겉 표면이 약간 뻣뻣한 느낌이다. 패드는 전체적으로 깔려있고 테이프 부착 부분은 숫자로 3단계를 표시했다. | |
토디앙 |
한방 기저귀인만큼 한약재 냄새가 난다. 겉 표면이 보솜이보다는 부드럽지만 살짝 뻣뻣하다. 세로 줄무늬의 패드가 전체적으로 깔려있고 테이프 부착 부분은 꽃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다. | |
큐티퀼트 |
육각형의 퀼트 패드가 전체적으로 깔려있다. 테이프 부착 부분 표시가 따로 없다. | |
오보소 |
화려한 기저귀에 비해 깔끔하지만 심심한 디자인이다. 마름모형의 퀼트 패드가 전체적으로 깔려있다. 테이프 부착 부분 표시가 있지만 기저귀 자체가 비뚤어져 있다. | |
체키스 |
저가 기저귀 중에 디자인이 가장 좋다. 패드는 전체적으로 깔려 있고 허리밴드의 신축성은 좋다. 테이프 부착 부분은 숫자로 3단계를 표시했다. | |
다솜 |
캐릭터 대신 물방울 무늬로 디자인을 간소화했는데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다. 기저귀에 상표 이름이 쓰여 있지 않다. 육각형의 퀼트 패드가 전체적으로 깔려있다. 테이프 부착 부분 표시가 따로 없다. |
◆ 1st test. 기저귀의 최대 흡수량 - 모든 제품, 최대흡수량 나쁘지 않아
기저귀마다 어느 정도까지 흡수가 가능한 지 알아보기 위해 2L의 물이 담긴 수조에 기저귀를 20분씩 담가 흡수량을 측정했다. 물은 아기의 소변 온도에 맞췄다. 실험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군 |
메리즈 |
토디앙 |
하기스 |
팸퍼스 |
다솜 |
체키스 |
큐티 |
보솜이 |
오보소 |
1900ml |
1775ml |
1725ml |
1600ml |
1550ml |
1525ml |
1415ml |
1350ml |
1325ml |
865ml |
기저귀를 다시 건져낼 때는 오보소 기저귀를 제외하고는 모두 포화상태라고 할 만큼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흡수한 오보소 기저귀는 터질 듯 부풀지 않았지만 20분이 지나도록 계속 물에 담가 놓아도 흡수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
수조 안의 물을 다 빨아들여 빵빵해진 군 기저귀와 물이 흥건한 오보소 기저귀
군은 20분이 지나자 수조 안의 물을 거의 다 빨아들였다. 그에 비해 국산 기저귀의 양대산맥인 하기스와 보솜이는 인지도에서 떨어지는 토디앙보다 흡수량이 적었다. 오보소 기저귀를 제외한 저가 기저귀는 최대 흡수량만 놓고 봤을 때 1, 2군 기저귀들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다만, 12개월 이상 아기의 평균 소변량이 30ml 밖에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해볼 때 최대 흡수량은 기저귀를 구입하는 데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최대 흡수량을 보인 군 기저귀는 30ml씩 60번 이상을 흡수하고 최소 흡수량을 보인 오보소 기저귀가 20번 이상을 흡수하는 셈이지만 어차피 기저귀는 많아야 3번의 소변을 흡수하면 버려진다.
◆ 2nd test. 소변 흡수 속도 - 3연속 흡수 속도, 日제품 가장 빨라
일반적으로는 아기가 소변을 보면 바로 기저귀를 갈지만 밤새 기저귀를 하고 있을 경우, 혹은 엄마가 미처 기저귀를 갈지 못 했을 경우를 생각해 연속 3차례까지 흡수되는 모습을 살펴봤다. 1차례 소변량을 부은 후 다 마르면 동일 소변량을 다시 부어 소변 흡수 속도를 연속으로 3회 측정했다. (인공 소변은 아기 소변과 비슷한 온도의 물에 소금과 파란 물감을 섞어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아기의 소변량은 체중에 비례한다. 10kg의 아기는 1시간에 10ml 이상의 소변량이 적당하다. 대형 기저귀를 사용하는 9~15kg 이상 아기의 평균 소변량은 30ml. 각 기저귀에 인공 소변 30ml를 부어 표면에서 흡수되는 시간을 쟀다. 표면에서 흡수되는 시간은 패드 안으로 완전히 스며드는 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그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
메리즈 |
군 |
보솜이 |
하기스 |
체키스 |
팸퍼스 |
토디앙 |
다솜 |
큐티 |
오보소 |
1회 |
7초 |
8초 |
10초 |
10초 |
10초 |
10초 |
12초 |
13초 |
14초 |
15초 |
2회 |
9초 |
9초 |
12초 |
13초 |
14초 |
20초 |
14초 |
17초 |
14초 |
15초 |
3회 |
12초 |
16초 |
14초 |
15초 |
15초 |
25초 |
14초 |
16초 |
15초 |
17초 |
메리즈의 패드와 팸퍼스의 패드
1회 흡수 때는 전체적으로 표면에 남는 것 없이 바로 흡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팸퍼스는 예외였다. 팸퍼스는 대체로 흡수되긴 했지만 표면에 군데 군데 물방울이 맺힌 채로 남아있었다. 이 물방울은 약 5분쯤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남아있었다. 각각의 흡수 속도를 보면 역시 일본 기저귀들이 강세를 보였다. 저가 기저귀도 육안으로 본 흡수 속도는 느리지 않았다.
2회 흡수 때는 1회 때보다 흡수 속도가 평균 3초 가량 늘어났다. 특히 팸퍼스는 표면에 남아있던 물방울의 양이 1회 때보다 조금 더 늘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표면의 물방울이 조금씩 스며드는 모습이었다. 다른 기저귀들은 1회 흡수 때와 비슷하게 흡수했는데 다솜은 2회 때부터 팸퍼스처럼 표면에 물방울이 남기 시작했다.
3회 흡수 후 팸퍼스와 다솜의 패드
3회에도 역시 팸퍼스와 다솜은 표면에 물방울이 남아 있었다. 물론 양은 1, 2회 때보다 많았다. 팸퍼스는 차차 물방울이 줄었지만 다솜은 그대로였다. 메리즈도 흡수되는 속도는 다른 기저귀들보다 빨랐지만 3회째가 되자 군데 군데 물방울이 조금씩 남았다. 나머지 기저귀는 표면 상에서는 모두 흡수되는 것으로 보여졌다.
흡수 속도 역시 일본 기저귀가 빨랐다. 최대 흡수량에서 부진했던 보솜이는 흡수 속도에서 일본 기저귀를 바짝 따라붙었다. 체키스는 저가 기저귀 중 1, 2군과 맞먹을 정도의 흡수 속도를 자랑했다.
◆ 3rd test. 5분 후 역류량 - 군기저귀, 역류량 가장 적어
인공 소변 30ml를 붓고 5분이 지난 후 표면에 휴지를 올려놓고 일정한 압력으로 눌러 묻어 나오는 양으로 역류량을 확인했다. 테스트는 두 번째 흡수 속도 테스트와 같이 각 기저귀 당 연속 3차례씩 진행했다.
|
군 |
메리즈 |
하기스 |
토디앙 |
다솜 |
팸퍼스 |
보솜이 |
큐티 |
체키스 |
오보소 |
1회 |
없음 |
없음 |
없음 |
없음 |
없음 |
조금 |
꽤있음 |
없음 |
꽤있음 |
꽤있음 |
2회 |
없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많음 |
꽤있음 |
많음 |
3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꽤있음 |
많음 |
많음 |
많음 |
<> 흡수량 정도 : 없음 < 조금 < 꽤있음 < 많음
1회 흡수 후 역류량: 메리즈, 보솜이, 다솜
1회 흡수 때는 거의 모두 역류량이 없었는데 의외로 보솜이가 전반적으로 묻어 나왔다. 팸퍼스는 표면에 흡수되지 않았던 물방울이 묻어 나오는 정도였다. 저가 기저귀는 금방 갈고 버린다는 취지에서 보면 사진 정도의 역류량이 있는 것이 어느 정도 감안이 됐지만 저가 기저귀 중에서도 다솜 플러스는 역류량이 거의 없었다.
2회 흡수 때는 모든 기저귀가 꽤 많은 양의 역류를 보였지만 군 기저귀는 역류량이 거의 없었다. 역류되는 모습을 보면 보통 골고루 드문드문 역류되어 나왔는데 큐티와 오보소는 거의 흡수되지 않은 정도로 많은 양이 묻어 나왔다. 1회 때 표면의 물방울만 묻어 나오던 팸퍼스는 2회 때가 되자 역류량이 꽤 있었다.
2회 흡수 후 역류량: 군, 큐티
3회 흡수 때는 모두 역류량이 많았다. 1, 2군의 기저귀들은 어느 정도 흡수되고 난 뒤에 남은 양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묻어 나왔다. 반면 2군 중 큐티, 저가 기저귀 중 오보소와 체키스는 휴지가 젖어서 찢어질 정도로 많은 양이 묻어 나왔다. 그런가 하면 저가 기저귀 중 다솜은 표면에 남아 있던 물방울이 묻어 나오는 정도에 그쳤다.
역류량에서도 일본 기저귀의 강세는 계속 됐다. 흡수 속도가 빨랐던 보솜이는 역류량에서는 순위가 많이 밀렸다. 저가 기저귀도 역류량에서는 약세를 보였지만 다솜은 역류량이 적었다.
◆ 4th test. 소변 알림선 - 일부제품 없거나 색 뚜렷하지 않아 불편
아기의 기저귀 갈아야 할 때를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몇몇 기저귀에는 소변 알림선이 있다. 소변 알림선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들의 편의를 돕는 기능이다.
소변 알림선이 있는 기저귀는 전부 1회 소변량인 30ml만 부어도 바로 변색됐다.
메리즈 |
군 |
토디앙 |
노란색-파란색 7초 |
노란색-파란색 10초 |
분홍색 옅어짐 20초 |
|
|
|
하기스 |
보솜이 |
체키스 |
노란색-파란색 30초 |
노란색-파란색 13초 |
노란색 옅어짐 10초 |
|
|
소변 알림선 '또렷' |
메리즈, 군, 토디앙, 하기스 |
소변 알림선 '희미' |
보솜이, 체키스 |
소변 알림선 '없음' |
팸퍼스, 큐티, 오보소, 다솜 |
하기스는 30초라는 다소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변색됐지만 느리다고 할 수 없다. 10초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해서 그 사이에 아기 엉덩이가 짓무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변색되는 시간이 빨랐던 보솜이와 체키스는 색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아 아쉬웠다. 보솜이는 변색되는 색이 뚜렷하지 않았고 체키스는 원래의 노란색이 너무 옅어서 색이 남아 있는지 옅어 졌는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소변 알림선은 대형 기저귀를 쓰는 엄마들보다는 초보 엄마들을 위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엄마들은 만져보기만 해도 감이 오기 때문이다.
◆ 1매 당 가격은?
이렇게 기저귀별로 나타나는 성능 차이가 가격차가 나는 이유일까 궁금했다. 온라인 최저가로 각 기저귀의 1매 당 가격을 알아봤다. 조사해보니 1군 기저귀가 무조건 비싸고 저가 기저귀가 무조건 싼 것은 아니었다.
1군
기저귀 |
1팩 매수 |
가격 |
1매 당 가격 |
하기스 골드 4단계 대형 남아용 |
60매 |
19,200원 |
320원 |
팸퍼스 뉴 베이비 드라이 기저귀 4단계 |
176매 |
49,360원 |
280원 |
군기저귀 밴드형 대형(내수용) |
56매 |
17,760원 |
317원 |
프리미엄 메리즈 밴드형 대형(내수용) |
48매 |
20,210원 |
421원 |
2군
기저귀 |
1팩 매수 |
가격 |
1매 당 가격 |
프리미엄 보솜이 천연코튼 대형 남녀공용 |
40매 |
10,480원 |
262원 |
토디앙 한방 자운보 대형 |
40매 |
12,630원 |
315원 |
큐티퀼트 대형 |
50매 |
12,640원 |
252원 |
저가
기저귀 |
1팩 매수 |
가격 |
1매 당 가격 |
오보소 프리미엄 기저귀 대형 |
38매 |
10,450원 |
275원 |
2009 뉴 체키스 대형 |
42매 |
9,210원 |
219원 |
다솜 플러스 대형 |
48매 |
7,900원 |
164원 |
(2011. 3. 14 최저가 기준)
가격 순으로 나열하면 메리즈 > 하기스 > 군 > 토디앙 > 팸퍼스 > 오보소 > 보솜이 > 큐티 > 체키스 > 다솜 순이다.
이미 알고 있듯이 일본 기저귀는 비쌌다. 위의 표는 지진이 나기 전 가격이다. 일본 대지진이 난 현재, 우리나라 엄마들이 일본 기저귀를 사재기하고 있으니 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기준으로 군기저귀는 벌써 4000원 가량이 오른 상태다.
다나와 주미나 유아동 CM에 따르면 “다나와 사이트 내에서도 군, 메리즈 등 일본 기저귀가 품절되고 있다”며 “앞으로 일본 기저귀의 생산 및 공급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기저귀 중 프리미엄 라인인 토디앙의 가격은 일본 기저귀와 맞먹을 만큼 비쌌다. 보솜이와 큐티는 팸퍼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싼 수준.
저가 기저귀는 과연 쌌지만 오보소는 예외였다. 저가 기저귀라고 불리고 있는데다 매수 자체가 적어 싸게 보였지만 계산해보니 1매 당 가격은 보솜이보다 비싼 275원이었다.
<> 2011년 1/2월 다나와 기저귀 판매량
다나와를 통해 판매된 2011년 1~2월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군과 하기스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두 브랜드를 향한 엄마들의 충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오는 4월부터는 하기스, 보솜이 등의 국산 브랜드의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영 유아동 CM은 “일본 지진 후 방사능 유출을 염려한 엄마들이 일본 기저귀보다 국산 기저귀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 다나와 리포터 said
실험으로 조사한 결과는 위와 같지만 실제로 아기가 입어봤을 때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4명의 다나와 리포터에게 평가를 요청했다.
디자인, 흡수량, 샘 방지, 촉감, 냄새, 접착력, 신축성 7가지 항목으로 별점을 매겨 등수를 정해본 결과 엄마들의 평가 역시 실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엄마들의 자세한 평가 내역은 관련 기사 '일회용 기저귀, 엄마들이 써봤다!'에서 볼 수 있다.
1~2위는 일본 기저귀의 차지였다. 특히 메리즈는 엄마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다리 부분의 신축성이 약간 떨어지는 것 외에는 흠 잡을 데가 없을 정도.
이른바 ‘국민 기저귀’인 하기스도 일본 기저귀 못지 않은 성적을 냈다. 특히 엉덩이 부분이 샘 방지막은 하기스만 갖고 있어 샘 방지 처리에서 단연 돋보였다.
나머지 기저귀들은 현저히 월등하거나 떨어지지 않고 ‘고만고만’한 정도였다. 저가 기저귀가 가격만큼 품질까지 아주 낮지는 않았다는 것.
단 오보소는 예외였다. 모든 흡수력 테스트에서 아쉬운 점을 보였던 오보소는 엄마들이 실제 사용해봤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흡수가 되지 않아 새는 것은 물론 겉까지 소변 색이 보일 정도로 밋밋하고 하얀 디자인이 아쉬웠다고.
강력 추천 ‘이럴 땐 이 기저귀’
속속들이 파헤쳐도 아직 어떤 기저귀를 골라야 할 지 고민되는 엄마들을 위해 항목별 추천 기저귀를 소개한다.
소변량이 많은 아기 - 메리즈, 군 아기마다 소변량이 다른데다 기본적으로 아기는 자라면서 소변량이 많아진다. 당연히 많이 먹는 아이는 소변량도 많다. 흡수량이 많은 위의 기저귀들은 아기가 낮잠을 잘 때 밤에 잠들기 전에 채워주자. 엄마가 기저귀를 오래 갈지 못할 때 입혀도 샐 염려가 없다.
활동량이 많은 아기 - 하기스, 보솜이 움직임이 많은 아기는 허리나 다리 부분의 샘 방지 처리가 잘 되어 있는 기저귀를 입혀야 한다. 하기스는 엉덩이 샘 방지막이 있어 뒤로 샐 염려가 없고 보솜이는 허벅지 부분의 날개 처리가 잘 되어 있다. 활동량이 아주 많으면 팬티형 기저귀를 입히는 것이 좋다.
피부가 민감한 아기 - 팸퍼스, 메리즈 촉감이 부드러워야 아기의 피부가 안전하다. 발진과는 별개로 뻣뻣한 패드의 기저귀는 아기의 피부를 빨갛게 부어 오르게 한다. 팸퍼스와 메리즈는 겉도, 속도, 밴드 부분도 부드러워 아기가 가려울 일이 없다.
기저귀값이 부담스러운 엄마 - 체키스, 다솜 실험 결과를 보니 저가 기저귀도 나쁘지 않았다. 일본 기저귀와 비교해보니 하루 8매의 기저귀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메리즈는 한 달 비용이 101,040원이 드는 데 비해 체키스는 52,560원, 다솜은 39,360원에 그쳤다. 거의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저가 기저귀와 1군 기저귀를 적절히 배분해 쓰기도 한다.
발진의 경우, 아기마다 맞는 기저귀가 다르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다. 처음 기저귀를 사는 초보엄마들이라면 처음부터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조금씩 사서 어떤 기저귀가 아기에게 맞는지부터 알아보는 게 좋다. |
‘풍문’으로는 일본 기저귀를 만난 엄마들의 이야기는 거의 신세계를 만난 듯 했다. 테스트를 통해 껍질을 까 놓고 보니 비싼 만큼 성능 차이는 약간 있었지만 그 차이가 가격 차만큼 크지는 않았다.
성능에서 우위를 차지한 군, 메리즈, 하기스는 60매 한 팩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군과 하기스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메리즈와는 1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하기스는 과연 국민 기저귀다운 면모를 보이며 일본 기저귀와 비등한 기량을 보여줬다.
팸퍼스와 2군의 기저귀들 역시 나쁘지 않았다. 이들 중 어떤 기저귀를 써야 할까 고민을 한다면 거기엔 가격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저가 기저귀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가격을 생각해 본다면 이들 기저귀도 엄마들의 관심을 충분히 받을 만 하다.
위의 테스트들은 우리 아기의 배변 상태에 어떤 기저귀가 잘 맞을지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도록 도운 셈이다. 자, 이제 엄마의 결정을 보일 때다. 아기는 말을 하지 않는다. 몸으로 보여줄 뿐.
미디어잇 염아영 기자 yeoma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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