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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생활정보

살리에르 증후군이란? (부제: 무한도전의 정형돈 발언에 대한 단상)

by 파란토마토 2008. 3. 2.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너무 많은 모짜르트를 봐왔다"며 "살리에르 증후군을 느끼며 그들의 재능을 받쳐주는 피아노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며 가슴 뭉클한 고백을 했다.고 기사가 났다.

정형돈 무한도전에서 살리에르 증후군 밝혀

무한도전이 워낙 인기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자 게시판에는 응원 댓글이 봇물처럼 넘쳐났다는데 ㅋ.. 이런 분위기에서 이런 말을 하면서 저런 용어를 뭐하러 쓰는지.... 쉬운 말로 해도 되는 것을. (※살리에르 증후군이 어렵다기보다는 사전에도 안나오는, 다수의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말을 하는 것은 다소 가식적이고 현학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형돈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좀 오버하는 것 같다. 자신이 재능있는 개그맨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일부러 더 유식한 척 혹은 동정심 자극하는 행위를 하더란 말이지.

아무래도 '나 사실 괜찮은 넘이야.'를 강조하고 싶은가 보다. 그러다 뜬금없이 피아노 이야기 하는 거 보니 왠지 낯 간지러워서 내가 다 민망하다. 무한도전 피디가 감동 에피소드로 꾸민 건지 정형돈 스스로 한 건지는 몰라도 무한도전은 저런 애써 감동주기식 구성 좀 안했으면 좋겠다. 저런 감정 호소식의 자기 고백적 멘트로 어필해오는 대상에게 나같은 냉혈한은 닭살만 돋지 아무런 감흥이 없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무한도전~ 하면 그저 엎어져서 내 친구처럼 동화되어 이해해주니 그러는 건 알겠는데..  25세 지난 성인이 남들이 다 보는데서 저런 말을 저리 가볍게 하는건 인생 좀 살아본 사람에게는 전혀 진실하게 보이지 않는단 말이다. ㅡㅡ;; 여하튼 평생 종사해야할 직업에서 주변의 동료들보다 내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칼로 살을 베어내는 것처럼 슬픈 일이긴 하겠지.


이쯤에서 살리에르 증후군이 뭔지 잠시 살펴보자.
 
살리에르 증후군은(사전에도 없는 조어다) 천재 음악가 모짜르트의 동시대 음악인 살리에르가
"왜 저는 재능을 보는 눈만을 주시고, 재능은 주지 않으셨습니까?"라고 한탄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 확인 불가)다는 이야기에서 생겨난 말이다. 쉽게 말하면 천재에 대한 2인자의 질투, 열등감이 섞인 한탄이다.

사실 뭐.... 살리에르 증후군이고 뭐고 이런 거 생각할 필요있나?

보통 사람이 다 그렇지..
난 천재에게는 질투심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원래 나랑 다르니까.
다만 내가 극복할 수 있을 문제를 내가 망쳐 놓았을 때 가장 괴로울 뿐.


어쨋든 대다수의 무능하고 질투에 눈먼 살리에르들을 위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카이스트에서 아름다우신 故 이은주씨께서 명언(명대사)을 남기셨다.

카이스트 이민우 이은주


난 보통 사람이다. (이런이런.. 이 순간에 노태우 대통령 생각나면 막장?ㅡㅡ;)

그러니까 난 노력이나 죽도록 해야겠다.
죽도록 노력해도 죽지 않을 것임을 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 노력해야 할 이유가 또 있지.
성공 or 높은 성취도에 있어서의 수많은 변인 중에 가장 변동가능하고 개인이 조절 가능한 것이 '노력'변인이라는데... 나같이 무식하고, 운도 없고, 줄도 없고, 빽도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이 가진 최대의 능력이 노력 밖에 더 있나?

그러니까, 난 보통사람이니까 모짜르트 따윈 필요없어~ 모드로 노력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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