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이산이나 왕과 나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볼 마음이었으나 실패했습니다. 이산이 지겨워서 왕과 나로 돌렸는데... 왕과 나는 지루한데다 유X하기까지 했거든요..ㅡㅡ;
어쨋든 왕과 나...
연산군에 대한 기대감 하나로 욕하기를 늦춰왔는데..
오늘 자 보고 완전 포기... 했습니다.
기대 끝.
왕과 나는 시청률 불패인 연산군을 가지고도 어찌 이리도 재미없게 만드는지... 위기감은 커녕, 드라마로서의 아무 클라이막스도 못 만들어내고.... 정말 지겹더군요.
'왕과 나'팀이랑 SBS 사극팀은 이 드라마 끝나면 1년 간 산에 들어가서 도 좀 닦고 내려왔으면 좋겠네요.
밋밋해빠진 연출,
역사적인 사실까지 다 바꿔서 시작해놓고도 인물에 아무 매력도 없고, 사건에는 개연성도 없고, 기대감조차 없는 지겨운 대본,
눈에 힘만 주면 카리스마 생기는 줄 아는 연기자들,
10년 전의 왕과 비보다도 더 촌스러운 한복 때깔과 디자인,
전부 무릎꿇고 앉아 있어도 오골오골 부딪힐까봐 불안한 조잡한 세트장......
정......... 말............... 대. 략. 난. 감.
그러나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연산군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미 익히 보셨으리라 믿습니다만... 제가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라 왕과 비에서 몇 장면 추려보았습니다.
우선 연산군이 폐비 윤씨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는 장면입니다.
실록에는 연산군이 성종의 묘비문 문제로 우연히 폐비의 존재와, 자신의 생모에 대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적혀져 있습니다. 그전에는 폐비의 일을 100년간 거론치 말라는 성종의 명 때문에 폐비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것이죠. 그 때 얼마나 실망이 컸는지 연산군은 저녁 수라를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죠. 지금의 대비(정현왕후)가 자신의 친모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동안 속아서 살았던 것에 대한 억울함, 20년간 자신을 향한 왠지 모를 수근거림, 늘 거리감 느껴지는 성종의 태도, 왠지 모르게 포근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정현왕후의 품, 진성대군만을 이뻐해주던 인수대비의 태도 등... 그 모든 것들에 대한 해답이면서 원통함과 분노가 터져나오는 순간인거죠.
왕과 비에서 폐비 윤씨에 대해서 물어보는 연산군(안재모)
"폐비에겐 아들이 있었다지요.?"
"폐비가 누구냐?"
라는 대사에서는 소름이 쫙~~~~~~ 끼칩니다.
이 짧은 대사에서 안재모가 어찌나 서늘하게 잘 해주시는지 그 당시의 위기감이 고대로 느껴지면서
안재모에게 마구 마구 애정이 솟아납니다.
안재모 뒤에 납작 엎드린 내시가 김자원으로, 지금 드라마 대왕세종에서 난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사는 효령대군 역으로 나오는 분입니다. 정하연 작가님이 쓰신 드라마 장녹수나 왕과 비에서의 김자원은 그리 간신배 같지는 않고, 그냥 주인의 명에 고대로 따르면서 적당히 비위 맞출 줄 아는 귀여운 내시였습니다. 저는 연산군과 김자원의 귀여운 장난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왕과 나에서는 내시 김자원도 너무 비호감으로 그리더군요. 전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것이.. 아무리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지만 그렇게까지 캐릭터를 재수없게 묘사할 필요가 있는지..;; 유동윤 작가님은 도대체 왜 항상 아주 나쁜 놈이 있어야 사건 진행이 가능한 지 모르겠어요. 정상적인 인물들이 필연적으로 엮이면서 사건이 진행되어야 흥미진진할 텐데, 날 때부터 나쁜 놈이 일을 저지르고 나머지 인물들이 속아서 사건이 발생하는 패턴이 50회 째 반복되고 있으니 드라마에 힘이 안생기지요.
그로부터 10년 후,
금삼의 피는 야사에서만 전해지지만 사극에서는 극적 재미를 위한 필수 요소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연산군은 조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가진 왕으로 성장하였고,
왕권과 함께 자라지 못한 양심은 폐비 윤씨의 피를 본 순간 시커멓게 변해서 폭발해 버렸습니다.
금삼의 피를 보고 우는 연산군 동영상
확실히 이 장면은 참 표현하기 힘든 장면인 것 같습니다.
안재모의 연기도 놀라웠지만 약간.......은 좀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고...
왕과 나의 정태우는 뉴스에서 하루 종일 '정태우의 광기 연기' 어쩌구 떠들더니..ㅡㅡ;;
연산군이 폐비 윤씨의 피묻은 적삼을 보고 분노와 광기가 일시에 폭발하는 장면은 안보던 사람도 끌어당길 수 있는 부분인데.... 심하게 밋밋하더군요. 광기 연기는 커녕 목소리에 힘을 잔뜩 넣어 억지로 울려고 노력하는게 너무 표시가 많이 나서 시종일관 눈에 힘줄 생기도록 애쓰고 있는 정태우가 불쌍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폐비의 마지막 부탁인 금삼의 피를 원자(연산군)에게 전해달라는 유언도 야사에만 전해오는데... 야사를 다 믿을 수는 없지만 흥미진진한 건 사실입니다.
폐비 윤씨(김성령)가 금삼에 피를 토하고 쓰러져 죽는 동영상
"어머니.. 울지 마세요.
원통해도 나는 웃으면서 죽습니다.. " 섬찟한 장면이지요.
이 동영상에서 폐비에게 차마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인물이 불운한 신하 이세좌입니다.
이게 끝.
오늘같이 글짧으면
뭔가약간 찜찜하나
이런날도 있어야지
그래야지 나도살지
쓰는사람 편리하고
독자역시 즐거운글
1 분만에 쓰고읽어
너도나도 시간남네
이런글을 많이늘려
우리같이 놀아보세
남는시간 잘굴려서
어화둥둥 놀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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