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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거리/책이랑 좋은글

전설의 늑대왕 로보 소개


그의 남은 일생에 큰 영향을 주었던 늑대왕 로보



늑대왕 로보는 책으로, 만화로, 영화로 지난 100년 이상 사랑받은 작품이다. 이 책의 지은이인 어니스트 톰슨 시튼은 '시튼의 동물기'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뛰어난 화가였다. 캐나다의 대자연 속에서 자란 그는 자연스레 동물, 식물, 지리 등 자연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 화가로 진로를 잡았다. 영국을 거쳐 프랑스 줄리앙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동물화를 그려 상을 받기도 했다.

산업 혁명으로 자연이 파괴되던 19~20세기, 인류는 그 시기에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를 이루어 냈다. 그 시절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자연을 정복했다. 철도나 도시, 공장 등이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이 땅에 주인이었던 자연을 파괴한 것이다. 인간의 발길이 닿으면, 자연은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황야의 주인이었던 늑대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버펄로와 같은 먹잇감이 사라지자, 늑대는 인간이 기르는 가축을 사냥했고, 그 탓에 유해 동물이 되었다. 결국 늑대는 인간의 것을 빼앗았다는 죄로 미국에서 멸종되고 말았다.

 - 늑대왕 로보 책에 나오는 네브라스카 늑대들은 로보가 죽은지 35년 후 영원히 지구 상에서 멸종되었다.


자연과 함께 자란 시튼으로선 '개척'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야생 동물을 죽이는 인간의 모습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다. 끝내 그는 자연으로 돌아갔고, 시튼은 텍사스의 황야, 거대한 록키 산맥 등에서 야생 동물의 삶을 오랜 동안 꼼꼼하게 기록한 기록과 그림을 책으로 여러 권 남겼고, 그 책을 우리는 보통 '시튼 동물기'라고 부른다. '동물기'는 일본에서 번역한 제목인데, 풀어 보면 '내가 겪은 동물 이야기' 정도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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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대표하는 작품이 '커럼포의 늑대왕 로보' 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며, 여기에 실린 동물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했던 동물들이다. 그들은 이 책에서 묘사된 그대로의 삶을 살았지만, 사실 내가 쓴 것보다 훨씬 영웅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개성도 더 강했다.

… 중략 …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라는 점이 바로 왜 이 모든 이야기들이 비극인가에 대한 이유이다.
야생 동물들의 삶은 항상 비극적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성서만큼이나 오래된 하나의 도덕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와 야생 동물은 모두 친척이다. 인간에게 있는 것은 동무에게 흔적으로라도 반드시 남아 있다. 마찬가지로 동물에게 있는 것은 그 일부라도 인간에게 반드시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동물들 역시 비록 우리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나름대로의 느낌과 소망이 있는 생명체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권리도 분명 있다."

<서문 중에서>






이 책에 나오는 것과 영상만 보아도 무시무시한데, 그보다 더 영웅적이었다면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 같다.

로보는 무리를 이끌고 소나 양을 공격하는데, 여느 늑대와 달리 덫이나 독이 든 먹이에 속지 않는다. 소나 양의 희생이 계속되자 농장 주인과 카우보이들은 '로보'를 잡기 위해 덫이나 독이 든 먹이, 심지어 용맹한 사냥개를 풀어 놓기도 하지만 로보에게는 아무 소용없었다.

자신을 잡으려는 인간의 어떤 노력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영리한 늑대의 왕 로보. 도저히 야생 동물이라고 볼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로보를, 커럼포의 카우보이들은 '루 가루'(늑대 인간이라는 뜻의 프랑스 어)라고 불렀으며, 심지어는 로보가 악마의 후손일 거라고 추측하며 두려워하기까지 했다.


평화로워보이는 늑대 - 시턴(시튼)의 작품

하지만 눈이 왠지 슬퍼보인다.

시튼이 그린 로보

로보와 로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그의 사랑 블랑카



그가 로보를 잡으러 갔던 시대의 미국 뉴멕시코 지역

고급 저택을 살 수 있을 정도의 큰 금액이었던 상금 천 달러.



결국 로보를 잡은 후에 이 상금을 시튼이 차지하게 되었지만 시튼은 늑대왕 로보를 잡은 후 느낀 감정이 승리인지 슬픔인지 모르겠다고 밝혔고, 그 뒤로 다시는 늑대를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커럼포(Currumpoe)의 늑대왕 로보  책에서의 가장 극적인 부분.

로보의 사나운 눈동자에서 빛이 꺼지기 전에 내가 소리쳤다.
"잠깐 죽이지는 맙시다. 그냥 야영지로 데려가자구."

우리는 이제 기운을 완전히 잃은 로보의 송곳니 뒤쪽에 굵은 막대기를 물린 다음, 턱과 막대를 튼튼한 밧줄로 묶었다. 로보는 막대기 때문에 밧줄을 물어뜯지도 못했고, 밧줄 때문에 막대기를 뱉어 내지도 못했다. 이제 더 이상 사람을 물 수 없게 된 것이다. 로보는 턱이 묶이자 더 이상 발버둥치지도 않았고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저 우리를 차분히 바라보았는데, "드디어 나를 잡았으니, 이제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하고말하는 듯 했다. 그 뒤로 로보는 우리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우리가 발을 단단히 묶을 때도 로보는 신음소리를 내지도 으르렁거리지도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다. 우리 두 사람은 가까스로 로보를 말에 실었다. 로보는 마치 잠을 자듯이 고른 숨소리를 냈고 눈동자도 다시 맑게 빛났지만, 결코 우리를 쳐다보지 않았다. 로보의 눈길은 메사의 벌판을 떠날 줄 몰랐다. 지금까지 로보의 왕국이었던 그 곳에는 한때 이름을 날리던 부하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로보는 조랑말에 실려 골짜기로 들어가, 바위산이 앞을 가릴 때까지 하염없이 메사 벌판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천천히 길을 더듬어 무사히 목장에 이르렀다. 그리고 로보를 튼튼한 사슬로 단단히 묶고 목줄을 채워서 풀밭에 말뚝을 박은 다음 올가미를 풀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나는 로보를 꼼꼼히 관찰할 수 있었고, 이 살아있는 영웅이나 폭군에 관해 떠도는 소문이 그야말로 허풍임을 깨달았다. 로보의 목에는 금목걸이도 없었고, 어깨에 악마와 한통속이라는 표시인 꺽어진 십자가가 새겨져 있지도 않았다. 엉덩이에 크고 넓적한 흉터가 있긴 했는데, 소문에 따르면 태너리의 우두머리 사냥개인 유노의 이빨 자국이라고 했다. 로보가 유노를 골짜기 모래밭에 내던져 목숨을 끊어 놓기 전에, 유노가 로보한테 남긴 흔적이라는 것이다.

고기와 물을 곁에 놓아주어 봤지만 로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로보는 차분히 땅바닥에 엎드려 고요한 황토빛 눈동자로 골짜기 입구 너머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자신의 들판을 바라볼 뿐, 옆에서 건드려도 털끝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해가 기울고 나서도 로보는 하염없이 들판만 바라보았다. 나는 밤이 되면 로보가 부하들을 불러들일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비했다. 로보가 가장 다급한 순간 딱 한 번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고 그 뒤로 로보는 두 번 다시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힘 잃은 사자나 자유를 잃은 독수리, 또는 짝잃은 비둘기들은 상심해서 죽는다고 한다. 그러니 타협을 모르는 무법자가 힘과 자유와 사랑을 잃고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내가 아는 것은 오직 하나, 동틀 무렵 로보는 여전히 차분하게 누워있었지만 이미 영혼이 그에게서 떠났다는 사실뿐이다. 늑대왕 로보는 죽은 것이다.

나는 로보의 사슬을 풀고, 목동의 도움을 받아 블랑카의 시체가 있는 헛간으로 로보를 옮겨주었다. 로보를 블랑카 곁에 내려놓자 목동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오고 싶어하더니만, 이제 너희 둘은 다시 하나가 되었구나." 





그가 늑대왕 로보를 출간한 후 어떤 10세 소녀에게서 받은 항의 편지 - 당신은 정말로 매우 잔인하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에요.

이러한 독자들의 편지를 묶어서 낸 책 -원제: '내가 아는 야생동물 이야기에 관련한 어린이 독자들의 편지'


  • 오즈의 마법사 2010.02.16 16:56

    이 책 아직도 파나요? 저도 읽고 싶은데 실화라니 더욱 궁금하네요

    다큐멘타리에서 모든 동물들의 이야기가 비극인것은 언젠가는

    동물들이 죽기 때문인것 같네요. 야생에서 희극적인 결말은 없는것 같습니다.

    병들어 죽거나, 늙어 죽거나, 잡아먹혀 죽어나 , 배고파죽거나 늘 넷중 하나이니까요.

    여튼! 이 책 궁금합니다~

    • Favicon of https://blutom.tistory.com BlogIcon 파란토마토 2010.02.17 00:41 신고

      정말 야생 동물 다큐멘터리는 너무 슬픈 것 같아요..ㅠㅠ 야생 동물들은 대부분 다 수명을 다 하기 전에 죽으니까...

      그리고 저 책 아직도 나옵니다. 시튼(시턴) 동물기라는 제목으로 혹은 제일 유명한 이야기인 늑대왕 로보로만으로도 따로 나오기도 하구요. 근데 버젼이 너무 여러개라서 잘 골라야 합니다. 어린이용으로 편집된 것은 너무 심하게 왜곡된 것도 있거든요. 저는 저 중에 어린이용 만화로 나온 걸 살 거에요. 만화라도 그림을 아주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이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다니구치 지로'의 시튼. 만화를 꼭 읽고 싶어요.

  • Favicon of http://coldrain.tistory.com BlogIcon 콜드레인 2010.02.19 18:05

    로보의 마지막 모습은 동물이 아니라 어떤 영웅의 죽음을 보는 것 같네요.
    의연한 모습...
    그런데 블랑카 때문에 로보가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블랑카가 로보를 배신한건가요?

    • Favicon of https://blutom.tistory.com BlogIcon 파란토마토 2010.02.23 06:07 신고

      아. 블랑카는.. 로보가 사랑했던 그의 아내였구요.. 그랬기 때문에 블랑카의 돌발 행동도 로보는 늘 눈감아 주었어요. 그러다가 결국 블랑카 때문에 로보가 위험에 처하게 되어서.. 저런 비극(?)이... 하지만 로보가 워낙 악행을 많이 저질러서... 우리는 암소 주인이 아니니까 로보에게 측은지심을 느끼는 거겠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