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이'를 자처하는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은 시종 매서운 질문과 호통으로 정부 관계자들을 몰아붙였습니다.
강 의원은 "이토록 중차대한 문제를 장관이나 협상대표가 단독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협상의 결정 주체에 대한 해임 등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청문회 직전에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 7개의 SRM(특정위험물질) 모두 제거, 내장 전체 수입금지, 사골뼈 및 골반뼈 제거 등 주요 협상 쟁점에 대해 협상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포기했다"며 지난달 10일 정운천 농림수산부 장관의 결재로 작성한 `미국산 쇠고기관련 협상추진계획(안)' 대외비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런던에 온 지 이제 사흘 정도 지났을 뿐인데 김민정은 이곳에 금세 적응한 듯 보였다. 호텔 앞 카페에 먼저 자리 잡고 앉아 문을 열고 들어서는 에디터를 반기는 모습이 왠지 어색하질 않다. 그녀가 마시던 아메리카노 역시 편안하게 바닥을 보이고 있었음은 물론이고. 도자기 인형 같은 김민정이 보통 동양 여자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진작부터 눈치챈 카페 주인이 인터뷰에 앞서 딸기가 듬뿍 올려진 달콤한 와플을 서비스로 내온다. 이곳은 서울이 아닌 런던이지만 여배우로서 그녀의 존재감은 별다르지 않은 듯했다. “런던은 초행인데도 이곳의 분위기가 내 취향과 잘 맞는 것 같아요. 빛바랜 벽을 가진 오래된 건물들, 잿빛 하늘, 지나가는 사람들의 덤덤한 표정 같은 것들 말이죠. 뉴욕처럼 트렌디한 도시보다는 이곳이 맘에 들어요.” 왠지 철부지 아이처럼 무조건 예쁜 게 좋다고 할 것만 같던 그녀는 그렇게 어른스럽게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었다. “워낙 클래식한 걸 좋아하거든요. 옷도 가방도 한번 사면 오래 쓰지, 유행에 맞춰 사는 성격이 못돼요. 그래서 클래식 하면 떠오르는 도시인 런던에 더욱 와보고 싶었어요. 작품이 끝난 후에도 성격상 해외 로케이션 화보 촬영을 나가는 편이 아닌데 런던과 <보그 걸>, 딱 두 단어만 듣고는 가기로 결정을 내렸죠(웃음).” 친구들과 하는 소꿉장난보다 대본 속 자신의 대사에 밑줄을 긋는 일이 더 익숙했고, 내일 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나이에 대하 사극의 캐릭터를 고민했던 어린 소녀는 이제 아슬아슬하게 노출되는 블랙 드레스도 멋들어지게 소화하는 배우가 되었다. 서울을 떠나오기 전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놀랐던 사실은 그녀가 아역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서양 같은 인터넷 속에서 그녀의 일상적인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간혹 연기관을 피력한 딱딱하고 짧은 인터뷰나 휴식기 동안 가졌던 봉사 활동 같은 미동에 가까운 뉴스만 있을 뿐 그 흔한 셀카조차 보질 못했으니. 덕분에 그녀를 마주하기까지 조금의 선입견도 남아 있질 않았다. "날 너무 많이 노출시키는 건 원치 않아요. 공인으로 살아가는 건 전적인 내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내 모든 걸 세세히 보여주는 데까지 책임을 느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속내를 침해받기 싫다는 새침함이나 여배우의 자존심 문제 같은 복잡다단한 게 아니에요. 나 역시 기본적인 사생활 정도는 보호받고 싶은 인간일 뿐이라는 단순함이죠." 그런 까닭에 '뉴 하트'를 시작하기 전 1년 남짓한 공백기는 정작 당사자는 무심했으나 타인들이 더 민감하게 느낀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복숭앗빛 맨 얼굴과 예의 노련한 연기력으로 걱정 반, 의구심 반의 눈길들을 멋지게 홈런으로 날려 버렸고, 조금씩 가빴던 숨을 내몰아 쉬기 위해 지금 런던에 있다. 무심한 고양이처럼 다 괜찮다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여배우로서 지나온 18년의 세월이 결코 만만치는 않았을 터. 이제 몸도 마음도 올곧게 단단해진 김민정의 진심은 무얼까. 깊고 커다란 눈의 그녀를 마주할수록 궁금한 게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VOGUE GIRL(이하 V.G.) 와, 이 카페는 정말 시끄럽군요. 김민정 그렇죠? 하지만 커피 맛은 정말 좋아요. 호텔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이른 아침에 커피를 마시러 종종 나오곤 하거든요. 에스프레소 식기 전에 드세요.
V.G. 혹시 <보그 걸>과의 지난 인터뷰를 기억하나요? 2005년 겨울이었는데. 김민정 그럼요. 그 후로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게 달라졌으니까요. <보그 걸> 인터뷰를 했던 스물네 살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내 인생 중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 같아요. 겉모습이나 배우로서의 위치가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가짐 말이죠. 내겐 꽤 절실했어요. 촬영 외의 시간은 모두 그 생각에 쏟아부을 정도였으니까.
V.G. 그럴 만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김민정 그런 건 아니에요. 원래 고민이 좀 많은 편이긴 하지만 어떤 사건이 닥쳐서 위기를 느낀 건 아니고 다분히 그럴 나이이다 보니 그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뿐이죠.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순간이 있잖아요. 내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대부분 그 시점이 사춘기나 성인이 되는 20대 초반이라고 하던데 내 경우에는 어릴 때부터 일을 해왔기 때문에 좀 늦어진 것 같아요. 여러 캐릭터를 거치다 보니 정작 진정한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 갖지 못했던 거죠. 게다가 나 자신조차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는데, 사람들은 브라운관을 통해 비쳐진 단편적인 이미지만 보곤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한때는 그들이 나에 대해 내린 정의가 진정한 내 모습인가 싶은 생각에 혼란스러웠어요.
V.G. 배우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의 고민이었군요. 정신적인 성인식 같은. 김민정 배우로서도 필요한 과정이었어요. 날 제대로 알아야 작품이 끝난 후에 캐릭터에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어렵지 않은데 그게 모호하니까 탈피하는 기간들이 힘겹더라고요.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점 중첩된 거죠.
V.G. 결론은요? 지금의 고요한 당신 표정을 보면 무사히 내려진 것 같은데. 김민정 단순하던데요. 이 고민은 명확한 답이 있거나 분명한 끝이 있는 게 아니었어요. 나 역시 그저 원대한 정의를 내리고 싶다기보다 내게 다가오는 상황들을 매 순간 여유롭고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었을 뿐이었거든요. 결국 모든 사람들이 평생 고민하는 거잖아요. 현재를 행복하게 사는 방법.
V.G. 그 과정 속에서도 배우에 대한 맘은 흔들림이 없었나 보군요. 김민정 한때는 다른 직업을 가진 날 생각해본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부메랑처럼 제자리더군요. 배우란 직업이 내게 잘 어울리고 연기를 할 때 내가 무척 행복하다는 거죠. 배우가 천직이라는 말과는 좀 달라요. 배우는 단지 하나의 직업이고 내게 잘 맞을 뿐이지, ‘배우 김민정’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자체가 행복한 건 아니거든요. 사실 행복이 별건가요. 진정한 행복은 거창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거창해지는 순간 행복보다는 성취감에 가까워지지 않나요? 난 지금도 무척 행복해요. 런던 한복판에서 맘 편하게 인터뷰하는 이 순간 말이에요. 한국이었으면 이렇게 탁 트인 카페에서 목소리 높여서 얘기할 수 있겠어요? 그런 일상적인 행복이 내겐 더 큰 의미를 줘요.
V.G. 한 번쯤 당신에게 대입해본 다른 직업은 뭐였나요? 김민정 패션이나 디자인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연기보다 더 좋았다면 당연히 했겠죠. 하지만 난 직업을 바꾸기엔 아직 배우가 너무 좋은데 이 정도 맘에 드는 거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좀더 집중해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젊은 나이니까.
V.G. 그렇게 배우에 대한 정의가 확실한 당신에게 아역 배우들이 흔히 겪는 청소년과 성인의 간극은 접근할 틈도 없었을 것 같네요. 김민정 사람들은 내게 선입견을 갖고 있더군요. 철 모르는 어릴 때부터 연기를 했으니 머리가 굵어지면서 반드시 회의를 느낀 시점이 있었을 거라는 거죠. 다들 그때가 사춘기인 중.고등학교 때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대학교 입학 때까진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땐 나를 감싸고 있는 모든 환경이 너무나 당연했거든요. 게다가 난 어릴 때부터 굉장히 욕심 많은 완벽주의자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틈조차 없었어요. 아역 시절에도 놀면서 연기한 적이 없었거든요.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더 완벽에 가깝게 철저히 잘하고 싶어했죠.
V.G. 그렇게 매 작품마다 몸과 맘을 던지면서 일하면 참 힘들었겠어요. 김민정 그랬나 봐요. 20대로 접어든 후 많은 사람들이 이제 아역에서 벗어나 배우 김민정으로 안착했다고 생각할 무렵에서야 그런 고민에 빠진 걸 보면. 10대 때는 나 자신에게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거죠. 난 일을 너무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나머지 나 자신을 들들 볶는 스타일이에요. 오늘처럼 패션 화보를 촬영할 때도 감정을 담아 하나의 작품처럼 해내고 싶어하죠. 예전에는 의상도, 헤어도, 메이크업도 전부 하나하나 신경썼어요. 그땐 내가 모든 걸 다 꿰뚫고 리더십 있게 스태프들을 통제하는 게 프로라고 생각했거든요. 내 생각만큼 그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마음이 조급했고요. 이제는 달라요. 스태프들 각자의 몫을 인정하는 게 정답이고 더 좋은 결과를 위한 해결책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지금은 욕심을 조금씩 덜어내는 기쁨을 알아가는 중이에요.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잘해야 한다기보다 매 순간을 즐겁게 연기하며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계산하지 않은 채 연기할 때 나도 몰랐던 신선한 내 모습을 발견하는 건 꽤 신나는 일이더라고요.
V.G. 이제 경력 18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좋은 연기를 위한 노력은 끊임이 없군요. 흔히 배우는 타고난다고들 하잖아요. 노력형과 재능형, 당신은 어떤 쪽인 것 같은가요? 김민정 흠, 천부적이라고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어느 정도는 타고나지 않았나 싶어요. 재능은 단순한 밑받침일 뿐 그 뒤로는 노력이 필수이자 전부지만. 가끔은 신기루 같은 학창 시절 때문에 너무 시작이 일렀던 건 아닌가 싶은 후회가 들 때도 분명 있죠. 하지만 또래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내 장점을 발견할 땐 그래도 아역 때부터 쌓아온 경험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V.G. 스스로 성인 배우로서의 궤도에 올랐다고 느꼈던 작품은 뭔가요? 김민정 역시 ‘아일랜드’죠. (V.G. 짧은 커트 머리를 하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왜 이쁘고 지랄” 같은 대사를 감칠맛 나게 하던 한시연 역은 그야말로 김민정의 재발견이었어요.) 단순히 변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도전한 건 아니에요. 난 매 작품마다 완전한 탈바꿈을 하기보다 기존의 내 이미지에 새로운 캐릭터를 덧입히고 싶거든요. 그래서 “저 사람, 김민정 맞아?”라는 말보다 “김민정이 이런 역할도 잘 어울리는구나”라는 말을 더 듣고 싶어요. ‘아일랜드’가 방영된 지 이제 4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시연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아요. 안티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인데 그나마 있던 이들이 그때 싹 없어지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그게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아요.
vogue girl(이하 V.G.) 알고 있어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만남이에요. 정일우 네, 비행기를 타기 전에 세어봤거든요. 그것도 1년 동안 네 번이라니 정말 기분 좋은데요. 흔치 않은 것, 맞죠?
V.G. 게다가 지금은 도쿄 한복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더욱 남다를 테죠. 도쿄는 마음에 드나요? 정일우 아, 정말 도쿄에 오고 싶었어요. 본토의 초밥과 우동도 맛보고 싶었고, 그렇게 스타일리시하다는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도 궁금했거든요.
V.G. 당신이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걸 이젠 다들 알잖아요. 아까도 록폰기 힐즈 내 서점, 츠타야에서 을 구입하던데. 정일우 원래 남자 잡지는 꾸준히 봤어요. ‘하이킥’ 시작한 이후로 매달 챙겨 보진 못했지만. 도쿄에 오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었던 곳도 일본 영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레이블을 선보이는 작은 숍들이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갔던 하라주쿠의 우라하라에서 신이 났었죠. 티셔츠도 사고, 진 팬츠도 구입했죠. 다이칸야마에서는 맘에 드는 블랙 가죽 재킷도 하나 샀어요. 아오야마 골목의 10 꼬르소 꼬모에서 맘에 들었던 건 꼼므 데 가르송 티셔츠와 알렉산더 맥퀸 재킷!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려서 고민 중이에요.
V.G. 패션만큼이나 피부 관리도 남다른가 봐요. 이렇게 가까이 봐도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걸요. 정일우 전혀요. 연예인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관리 안 하는 편이죠. 피부 관리는 4개월 만에 한 번 하는 정도고요. 왠지 시작하면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원래 좀 산만한 편이어서 작은 룸 안에서 가만히 누워 있는 건 못 참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V.G. 국내에서는 주위의 시선 탓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꾸미고 다니던 배우들도 외국에서는 한결 느슨해지던데, 당신은 왠지 한국에서 볼 때보다 더 각별히 신경 쓰는 듯해요. 정일우 어렸을 때부터 워낙 꾸미는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도 머리에 무스를 바르지 않으면 밖에 나가지 않았으니까. 파마나 염색을 너무 많이 해봐서 이제는 머리하고 메이크업하는 게 귀찮아요. 한국에서 촬영장 다닐 때는 트레이닝복만 입고 다니는 걸요. 그런데 유독 해외에 오면 더 긴장하게 돼요. 작년에 유럽 갔을 때 배낭여행객들에게 사진을 너무 많이 찍혀서 그런가, 하하. 얼마 전에 누나가 있는 상하이에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서 당황했어요. 심지어 중국인들도. 사실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단정하게 하고 다니는 건 배우로서의 기본 자세이자 팬들을 위한 예의인 것 같아요.
V.G. 해외에서조차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직업이라니, 그렇게 연예인으로 사는 삶이 힘겨웠던 적은 없었나요? 정일우 인간 관계죠.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쉽게 내뱉는 말들. 그리고 내가 신인일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하니까 목적을 가진 채 다가오는 사람들. 그런 가식적인 관계들은 아직도 적응이 안 돼요. 그 외에 작은 문제들은 지칠 만큼 힘들진 않아요. 그런 불평하긴 이르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도 아직은 즐겁거든요. 굳이 꼽자면 놀이공원을 못 간다는 것(웃음)? 예전에는 1년에 적어도 세 번은 갔거든요. 무서운 놀이기구 타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바이킹 맨 뒷자리에서 몰래 일어나는 건 기본이고요. 번지 점프는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올해는 꼭 해보고 싶어요.
V.G. 첫 작품인 <조용한 세상>을 지금 보면 기분이 어떤가요? 불과 1년 전이지만 그 사이 너무 많은 게 바뀌었잖아요. 정일우 순수하기도, 동시에 무모하기도 했죠. 무모함이 보여서 부끄럽다가도 한편으로는 앞뒤 안 가렸던 열정이 그립기도 해요. 지금도 신인의 자세로 임하고는 있지만, 정말 첫 작품이기에 나도 모르게 나오는 감정들이 있잖아요.
V.G. 최근작인 <내 사랑>을 촬영하다 보니 그때와 달라진 자신을 느낀 건가요? 정일우 그렇죠. 게다가 이번에는 연기를 좀 계산적으로 했어요. 상대 배우와의 리액션과 시선 처리부터 의상까지 일일이 말이죠. 그런데 개봉한 후 보니까 결과적으로는 별로 안 좋더라고요. 캐릭터와 잘 맞는다는 칭찬도 듣긴 했는데, 내 눈에는 계산한 부분이 다 어색하게만 보였어요. 상황 설정을 하니까 연기도 계산적으로 하게 되고, 아직 경력이 많지 않다 보니 나도 모르게 거기에 더 얽매이게 되더라고요. 좀더 편안해져도 될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는.
V.G. 다른 스타일의 연기에 도전한 까닭은 뭔가요? 정일우 매 작품마다 조금씩이라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내가 연기한 지우가 남다른 캐릭터도 아니었고, 옴니버스 영화라 개인 분량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연기의 변화를 보여주기엔 무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연기는 물론 캐릭터의 외적인 부분까지 최대한 살리고 싶은 마음이 든 거죠. 평범한 복학생을 표현하기 위해 화이트 셔츠에 치노 팬츠를 입거나 머리도 멋 안 부리고 짧게 자르고 살도 좀 찌우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원래 촬영하는 동안은 살이 찔까 조심하는 편인데 덕분에 이번엔 맘 놓고 먹었어요.
V.G. 변화를 얘기하고는 있지만 배역 자체는 이전 캐릭터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어요.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요? 정일우 그 안전함이 비중을 얘기하는 거라면 맞고요, 캐릭터를 얘기하는 거라면 좀 달라요. 내게 주연은 아직 섣부른 얘기 같아요. 아직 모험을 하고 싶진 않거든요. ‘하이킥’이란 작품과 캐릭터가 좋아서 주목받은 것뿐이지, 개인적인 역량을 보여드릴 기회는 아직 없었잖아요. 좀더 자라고 단단해지면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고 싶어요. 캐릭터 면에서는… 음, 나 역시 한때는 학생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남자다운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역할은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더 나이 들어서 교복 입으면 아무래도 어색하잖아요. 지금의 얼굴과 나이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분명 있을 텐데 자꾸만 그걸 벗어나려고만 하는 것도 우습고요. 난 모든 변화가 자연스럽길 바랄 뿐이에요.
V.G. 변한다는 게 늘 나쁜 것만은 아니죠. 시간이 흐르면서 변했으면 하는 부분은 뭔가요? 정일우 요 즘 느끼는 건데 얼굴 골격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이왕이면 좀더 남자답게 선도 굵어지고 눈빛도 깊어졌으면 좋겠어요. 한 가지 더. 평소에는 괜찮은데 촬영할 때는 성격이 굉장히 예민해지거든요. 시간 약속에 민감한 편인데 스태프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촬영할 옷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불편한 마음을 감추질 못하죠. 성격이 좀더 편안하고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가끔은 팽팽한 성격에 나 자신이 힘들어질 때가 있어서.
(V.G. 완벽주의자군요?) 하하, 인정해요. 완벽주의자.
V.G. 요즘은 짧은 휴식기에 돌입했잖아요. 완벽주의자의 한가한 일상은 어떤가요? 정일우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든든히 먹고 피트니스 센터 가서 1시간 반 정도 운동하는 일정은 매일 반복하고 있고요. 그 후에는 조금씩 다르죠. 지인들 만나서 조언도 듣고 술도 한잔 마시고. 요즘 술 마시는 날이 늘었어요. 맥주 한두 잔은 매일 마시는 것 같아요. 사람들 없는 평일 낮에 혼자 극장도 자주 가고요.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도 읽기 시작했어요. 아, 요즘 가장 꽂힌 건 만화책! 얼마 전에 대형 서점 가서 30만원어치 구입해서 집에 쌓아놓고 봐요. 특히 <터치>라는 야구 만화책을 <조용한 세상>의 조의석 감독님이 추천해주셔서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매 컷이 영화처럼 세밀하게 묘사돼 있어서 연기에도 도움이 되고요. 좀더 많은 시간이 허락된다면, 3개월 정도라도 어학 연수를 다녀오고 싶어요. 언제 갈지는 모르지만 갈 곳은 이미 정했어요. 캠브리지! 영국식 영어를 배우고 싶거든요.
VOGUE GIRL(이하V.G.) 2006년 12월호에 인터뷰를 했으니 <보그 걸>과는 1년 만의 만남이다. 어떤가, 그동안 스타일도 눈빛도 많이 바뀐 것 같은데…. 소년에서 남자가 됐다고 해야 하나? 장근석아직은 스물한 살이니 소년으로 봐주면 안 될까(웃음). 인터뷰했을 당시가 드라마 ‘황진이’가 종영된 지 얼마 안 됐을 때인데, 그때 이후로 확실히 많은 것들이 변했다.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V.G.어떤 면에서 그렇게 달라진 건가? 장근석 ‘황진이’를 하기 전에는 연예인과 연기자 사이의 정체성에 대해 한창 고민 중이었다. 사람들이 나를 TV에 나오는 수많은 연예인 중 한 명으로 보는 건지, 아니면 진정한 연기자로 보는 건지 몹시 궁금했다. 그 해답을 내려준 게 ‘황진이’였고, 그로 인해 처음으로 배우란 소리를 들었다. 물론 그 후에는 행복했다. <보그 걸>과의 인터뷰도 그때 한 것이고. 그런데 차츰 그 행복에도 만족이 되질 않았다. 배우로서의 정체성은 찾았지만 진짜 성인으로 인정받는 스물한 살이 되면서 인간적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된 거다. 스무 살 때는 뭘 해도 재미있었고 ‘황진이’로 인해 주목받은 것도 즐거웠는데, 그만큼 책임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 같다.
V.G.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으로 살아서 그런가, 또래보다 생각이 참 많은 것 같다. 장근석 외동으로 자라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힘든 게 있어도 남에게 털어놓지 않고 속앓이를 하는 편이고. 그러다 차츰 개인적으로나 작품 면에서나 내 주장을 펼 때가 되니까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늘어갔던 거다. 그동안 매니지먼트나 어머니의 보호 아래 있는 온실 속의 화초였다면 이제는 독립도 하고 싶고, 인생의 달콤한 면만 맛봤다면 쓴 면도 좀 맛보고 싶고. 지난 1년간이 내겐 그렇게 넘치는 호기심 속에서 현실과 타협하는 방법을 알게 된 시기였다. 제2의 사춘기였던 게지.
V.G.남들 다 겪는 학창 시절의 사춘기에는 그런 게 없었나? 장근석 평범한 학생들과는 내가 처한 상황이 달랐지 않나. 내겐 사춘기를 느낄 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일을 그르치기엔 어른스러운 척하던 10대 장근석의 책임감 또한 너무 컸고. 어른들에게 반항할 생각도 전혀 안 해봤다. 어쩌면 남들 다 겪을 때 안 겪어서 더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인간과 배우, 두 가지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야 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이준익 감독님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
V.G.영화 <즐거운 인생>의 현준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나? 로커의 이미지가 맞춤옷처럼 잘 어울린다는 기분 좋은 평도 많이 들었으니…. 장근석 캐릭터와 자신이 어울리지 않아도 어울리게 만드는 게 배우의 역할이긴 하지만, 현준은 내가 봐도 너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님과 일했다는 사실에 비할 건 아니다. 그건 내 일생 동안 한 번 올까 말까 한 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값지다. 존경하던 영화계 선배들과 함께 작업한 것도 마찬가지다. 서로 녹초가 될 때까지 촬영했고, 때론 소탈하게 술잔도 기울이면서 여러모로 많이 배웠다. 영화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그런 사람들과의 유대 관계가 너무 좋았고, 그로 인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잡을 수 있었다. 고민의 터널을 <즐거운 인생>과 함께 빠져나온 느낌이다.
V.G.그런 고민은 마치 1집에 성공한 가수가 가지는 서포모어 징크스와도 같다. 장근석 맞다. ‘황진이’로 새롭게 주목받은 후에 다가온 <즐거운 인생>이 내겐 배우로서 숙제 같은 존재였다.
V.G.새로운 변신에 성공한 지금, 이제는 해답을 찾은 건가? 장근석 아직 못 찾았다. 하지만 이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가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V.G.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 아닌가? 장근석 맞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정말 행운아다. 아역 배우들이 흔히 성인 역할로 인해 겪는 딜레마가 내겐 없었다. ‘황진이’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어른의 층위에 들어섰고 지금도 천천히 자라고 있다. 대중이 성장하고 있는 나를 그렇게 애쓰지 않고 서서히 받아들이는 느낌이 너무 좋다. 아, 요즘은 내가 숨을 돌리고 나니까 원더걸스가 좀 걱정되더라. 하하. 나도 그 나이일 때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
V.G.원더걸스에게, 혹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조언하고픈 말이 있나? 장근석 누구도 정답을 제시해줄 순 없다. 결국 자신이 알아서 견뎌야 한다. 어느 정도 긍정적인 말을 해줄 순 있어도 그게 해결책은 아니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니 보기 좋긴 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의 허탈감이 분명 있을 것 같아서 괜한 걱정이 드는 거다. 난 배우인데도 그런 맘이 드는데 그들은 오죽하겠나.
V.G.당신도 요즘 무대에 많이 오르고 있지 않나? 무대 위의 모습을 보면 낯설어하기는커녕 그 순간을 정말 즐기는 것 같다. 장근석 다들 지겨워할 것 같아서 이제 좀 그만 하려고 한다(웃음). 하지만 막상 이렇게 말하면서도 무대에 올라가면 신나게 즐긴다는 걸 내가 더 잘 안다. 무대는 그만의 매력이 있다. 중학생 때 2만여 명의 관중들 앞에서 콘서트 MC를 봤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내 목소리를 듣고 있고, 그들의 함성을 내가 조율할 수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릴 때 느꼈던 그 마약 같은 희열이 아직도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관객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온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길게 준비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숨죽여 기다리는 영화 작업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V.G.MC로서, 혹은 가수로서 무대에 섰을 때의 느낌도 서로 다를 것 같다. 장근석 확연히 다르다. MC는 프로그램의 틀을 한 장의 지도처럼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건 물론이고, 게스트가 나오는 타이밍과 소개, 만약에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대한 대비까지 전부 철저히 계산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가요 프로그램은 제한된 시간 안에 진행되는 생방송이어서 더욱 치열하다. 하지만 무대는 3분 30초 안에 나 자신을 던져버려야 하니까 계산할 정신이 없다. 어느새 무아지경이 돼버려서 가끔 예기치 않은 오버도 하지만. 어쩌면 가장 솔직한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무대 위일 거다.
V.G.음반을 내자는 제의가 온다면? 장근석전 혀 생각 없다. 무대에 오르는 건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니라 가는 길 위에 놓인 수많은 일들 중 하나일 뿐이다. 내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은 배우다. 대중이 원하고 내가 즐긴다면 한 번쯤 해볼 순 있겠지만 결국은 배우라는 큰 나무의 가지일 뿐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그저 재미있어서 하는 거다. V.G.하지만 한 분야에만 매진하기에는 당신의 끼가 너무 다분하지 않나.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게 요즘 젊은 배우가 가져야 할 미덕인 걸까? 장근석 나 역시 명확한 답을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확실한 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피할 생각은 없다는 거다. 고작 몇 편 찍었다고 영화 배우랍시고 목이 뻣뻣한 채로 직업적 틀에 갇힐 생각 또한 없다. 얼마 전 MKMF 시상식에서 헤드윅으로 분장하고 무대에 선 것도 화제가 됐는데, 그 반응도 찬반이 나뉘었다. 하지만 난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했으면 그걸로 만족하고, 사람들의 평가는 그 다음이다. 그로 인해 대중이 장근석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한다면 그게 내겐 더 큰 수확이다.
V.G.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쾌도 홍길동’도 그런 도전의 일부인가? 장근석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사극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거절할 생각부터 했다. 하지만 대본을 읽어본 후에는 무조건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작가나 동료 배우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건 배우 장근석이 해야 할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지적이고 차갑고 인정머리라곤 없는 악역 이창휘 역할인데, 유약했던 은호 도령과 정반대여서 더욱 좋았다.
V.G.한 분야에만 전문적인 스페셜리스트와 다방면에 두루 능한 제너럴리스트 중 지금 택하라고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장근석 사람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보면 연예인은 좀 억울하다. 전공과 상관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많은데, 왜 유독 연예인만 한 분야에 집중해야 하고 다른 분야에 도전하면 박수는커녕 오해를 받는 건지 모르겠다. 난 내게 다가오는 다양한 경험들을 피하고 싶지 않다. 뭐든 기회가 주어진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 않나? 그래서 난 학교에서도 배우가 아닌 영화학도 장근석으로서의 삶을 최대한 즐긴다. 수업에도 열심히 출석하고, 가끔은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자장면을 시켜 먹기도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느끼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내겐 있다고 생각한다.
V.G.학업과 새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면서 영화 홍보까지 덤으로 얹고 있는 상황이지만 피곤한 기색은 별로 없어 보인다. 삶의 에너지는 어디서 얻는 건가? 장근석 여유가 없는 가운데에서도 애써 여유를 찾는 편이다. 내가 말하는 여유는 잠을 몇 시간 자는지에 관한 시간적 여유가 아니라 내 맘이 얼마나 안정되어 있는지에 대한 정신적 여유다. 그런데 요즘은 학교 공부와 촬영을 병행해 별로 여유롭진 못하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일이긴 하지만 가끔은 내 열정을 넘어 더 많은 일들을 감당해야 하니까, 그게 솔직히 혼돈스럽긴 하다. 또다시 그런 혼란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V.G.그 혼란기가 지나고 또다시 1년쯤 지난 후에는 뭐가 달라져 있을까? 장근석 그땐 삶의 요령이 더 늘어서 이 상황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을 찾지 않았을까? 술 한잔 하면서 인터뷰할 수도 있을 테고(웃음).
V.G. 술 좋아하는 편인가? 장근석술 자체도, 술 마시는 분위기도 모두 좋아한다. 무엇보다 술을 마시면 용기가 생긴다는 사실이 좋다. 그래서 술자리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내비치지 않았던 진짜 속마음을 보여준다. 고민도 조금씩 털어놓게 되고. 평소엔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과 공인으로서의 잣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V.G.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으니 주변의 시선쯤은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다. 장근석 오히려 어렸을 때는 그런 시선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논스톱’ 할 때쯤에는 어린 시절의 치기 탓에 차창 밖으로 쓰레기를 던지기도 하는 등 일부러 더 부도덕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좋다. 시선을 받는다는 게 행복하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 시선이 거둬질 때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한다. 이 일이란 게 언제나 잘 되지만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애써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려고 한다. 그래서 일 외에도 또 다른 삶의 재미를 많이 찾으려고 한다. 요즘은 그게 사진이다.
V.G.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장근석 외국에서였나, 모던한 코트를 입고 빈티지 가죽 가방을 멘 채 카메라를 들고 가는 사람을 본 뒤로 나도 친구들과 장난 삼아 찍는 사진 말고 제대로 된 사진을 찍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DSLR 카메라를 장만했고, 최근에는 라이카 디지털 카메라를 마련해 세컨드 카메라로 함께 갖고 다닌다. 처음에는 찍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는데, 점점 고가의 렌즈와 장비에 욕심이 생겨 걱정이다.
V.G.당신이 생각하는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은 뭔가? 장근석 무심코 지나쳤을 순간을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사진은 어릴 적 쓰던 비누나 옛 연인의 향수 냄새와도 같다. 우연히 그 냄새를 맡았을 때 그때의 추억이 함께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사진도 역시 그렇다.
V.G.포토그래퍼로서가 아니라 피사체로서도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나.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다면? 장근석 1년 전에 <보그 걸>과 촬영한 그 사진. 내 방 벽에도 붙어 있을 정도로 맘에 든다. 그때와 지금은 내 모습과 주변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그 사진을 볼 때면 진정한 배우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던 그때의 의지가 다시금 떠오른다. 배우로서의 초심을 담고 있기 때문에 내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사진이다.
V.G.사진 외에 좋아하는 건 뭔가? 장근석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수업 듣다가도, 차 안에서도 순간 좋은 글이 생각나면 메모지에 써놓곤 한다.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그 말이 어울리는 사진들과 함께 미니 홈피에 올리기도 하고. 요즘에는 책도 더 많이 보려고 한다. 최근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댄스댄스>를 읽었다. 한때는 하루키 식의 세밀한 묘사가 좋아서 그의 책에 빠졌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 때문에 좀 질리더라. 한 장르만 계속 보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보는 게 좋다. 역시 독서 면에서도 호기심이 많다.
한남동 또는 이태원으로 분류되는 언덕배기의 작은 프렌치 레스토랑.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소년 혹은 소녀의 모습을 한 윤은혜가 모습을 드러냈다. 노 메이크업이지만 참기름을 바른 듯 매끄럽게 반들거리는 얼굴이 왠지 익숙하다. 맞다, 바리스타를 꿈꾸던 은찬의 모습이 꼭 저랬지. 아침 일찍 잠에서 깬 탓에 꿈꾸는 듯한 눈으로 첫 인사를 나눴던 그녀는 메이크업을 끝낸 후 날렵한 고양이 눈의 여배우로 탈바꿈했다. 눈앞에 있는 그녀가 양 볼이 터질 듯 자장면을 입 안에 밀어 넣던 털털한 은찬이가 맞던가? 애써 뻗지 않아도 늘씬한 다리와 포토그래퍼의 셔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그녀의 표정 덕분에 촬영은 수월하게 흘러갔다. 마지막 컷의 촬영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메이크업을 지운 윤은혜는 3시간 전 이곳에 도착했던 그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촬영 의상인 손바닥만한 미니스커트와 몽글몽글한 니트 더미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와중에 대충 정리한 테이블 하나를 앞에 두고 그녀와 마주앉았다. 그리고 곧이어 서브된 감자 수프를 떠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가지는 선입견에 잠시 서운해했고, 뜨거운 여름 대낮의 스콜 같았던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추억하며 옅은 미소도 지었다. “왠지 여배우들은 되직한 크림 파스타 따윈 먹지 않을 것만 같았어요. 특히 당신은”이란 말을 털어놓자, 윤은혜는 “하하, 모든 여배우가 다 그런 건 아니에요”라며 카르보나라를 스푼 위에 동그랗게 말았다. 그렇게 조금은 발랄하고, 조금은 진지했던 인터뷰가 여유롭게 끝날 즈음 파스타 그릇은 시원스레 비워져 있었다.
VOGUE GIRL(이하V.G.) 이렇게 인터뷰를 시작하기 직전, 어떤 생각이 드나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들진 않나요? 윤은혜아무래도 빨간 불이 들어온 녹음기가 제 말을 토씨 하나 안 빼놓고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 부담감이 없진 않죠. 하지만 거부감은 없어요. 그러니까 하는 거죠.
V.G. 매 컷마다 굉장히 즐기면서 촬영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윤은혜 억지로 선택된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건 즐기려고 해요. 그리고 그게 당연한 걸요.
V.G. 하긴, 이제껏 브라운관 속 윤은혜의 캐릭터는 언제나 ‘열심’이었어요. 여배우로서 자칫 망가질 수 있는 상황에도 주저하지 않는 듯 보였고요. 윤은혜 작품을 선택하기 전에 두려움을 느꼈다면 분명 안 했을 거예요. 대본만 봐도 그 배역에게 주어진 캐릭터가 어느 정도 파악되잖아요. 뭘 해야만 하고, 뭘 포기해야 하는지.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 같은 경우만 해도 그래요. 예쁜 건 애초에 포기해야 했어요. 하지만 저도 여자잖아요. 어떨 땐 TV 속의 제 모습을 보며 조금 섭섭하거나 망가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죠. 잠깐, 아주 잠깐이요. 그래서 아예 남자다워서 여성스러움이라곤 기대할 게 없는 은찬이가 편했어요.
V.G. 오늘 촬영에서는 은찬이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보여줬어요. 변신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편인가요? 윤은혜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요. 마침 변신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말인데, 대중은 참 변신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궁’의 채경과 ‘포도밭 그 사나이’의 지현이 비슷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전 캐릭터의 반복이라고 생각하더군요. 그건 정말 빙산의 일각만 보고 판단하는 것과 다름없어요. 제 안의 여러 감정을 끌어내 다른 캐릭터를 표현해놓았는데 단번에 “비슷한 캐릭터라 지겹다”, “히트작 이후의 차기작이라 안전하게 갔다”라는 말을 들을 때는 좀 서운하죠.
V.G. 그래요, 대중은 냉정하죠. 겉모습이 확연하게 바뀌거나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그제서야 연기 변신이라고 봐주는 정도니까. 윤은혜 맞아요. 변신의 범위가 어쩌면 굉장히 포괄적인 건데 겉이 변해야 속도 변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단순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저도 ‘변신해야 할’ 캐릭터를 찾고 있진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요. 아직은 저도 그런 게 재미있긴 한데, 좀더 시간이 흐른 후에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내면을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배우로서 이미 궤도에 오른 분들 있잖아요, 송강호나 전도연 선배님 같은. 그분들은 같은 표정과 같은 목소리로 같은 걸 표현해도 언제나 달라 보여요. 굳이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으로 변화를 주지 않아도 자신만의 매력으로 각기 남다르게 소화하는 거죠. 하지만 아직은 제가 그런 식으로 표현해봤자 사람들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제 역량도 더 키워야겠지만 현재 대중이 저에게 바라는 건 그런 게 아닌 것 같거든요. 그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또다시 제 노력이 필요할 거고요.
V.G. 대중의 의견에 끌려가서도 안 되지만 외면할 수도 없는 게 연예인의 숙명이잖아요. 어때요, 사람들의 시선에도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편인가요? 윤은혜 아뇨. 전 평소에도 거리를 편하게 활보해요. 오히려 주변에서 좀 조심하며 다니라고 할 정도인걸요. 제 이미지가 그다지 신비롭진 않잖아요. 그런 게 이럴 땐 좋더라고요. 워낙 어릴 때 데뷔해서 이제 10년차인걸요.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해질 때도 됐죠.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은 연예인을 봐도 대부분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데 그 외의 지역에 가면 많이들 신기해하시더라고요. 가끔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그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좀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데, 돌아서는 순간 후회해요. ‘날 자주 보는 분들도 아닌데 사인도 해 드리고 사진도 찍어 드리고 그랬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고요. 굉장히 죄송하죠.
V.G. 연예인 윤은혜에게는 더 이상 미니 홈피마저 사적인 공간이 아니죠. 무심코 쓴 일기나 사적인 사진이 기삿거리가 될 수도 있고요. 가끔은 그런 상황에 슬퍼지기도 하나요? 윤은혜 전 미니 홈피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에요. 미니 홈피 들어간 지 한 달은 족히 넘은 것 같은데요. 하고 싶으면 한 번에 몰아서 하는 성격이라서. 뭘 소소하게 챙기는 편이 못 돼요. 전 그냥 미니 홈피도 편하게 생각해요. 솔직히 팬들을 위해서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올리고 싶은 사진이 있으니까 하는 거고, 제가 싫으면 안 해요.
V.G. 올 여름, 아니 준비 기간까지 따지면 수개월 동안 남장 여자 캐릭터로 살아보니 어땠나요? 윤은혜 은찬이가 되면서 가장 편했던 게 남자 주인공들보다 더 준비 시간이 짧았다는 거예요. 원래 했는데 안 한 것처럼 보이는 스타일링이 가장 어렵잖아요. 그래서 아예 아무것도 안 했어요. 메이크업은 물론 머리 감은 후에 드라이조차 안 할 때도 있었죠. 드라마 촬영하면서 이렇게 수면 시간이 길었던 적이 없었어요, 하하. 예전에는 의상도 몸에 밀착되는 게 많았는데, 은찬이는 헐렁한 데님 팬츠에 티셔츠만 입으면 그만이니 덕분에 화면에 비치는 몸매에 민감할 필요가 없었죠.
V.G. 고은찬이라는 캐릭터가 윤은혜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는 극찬도 있었죠. 윤은혜 와, 그건 배우가 들을 수 있는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죠. 원래 성격이 그런 거 아니냐고 진지하게 물어보는 분들도 꽤 많았어요. 처음에는 은찬이로 산다는 게 굉장히 어색했어요. 짧은 머리를 하고 남자처럼 행동하는 건 전혀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극 후반으로 갈수록 은찬이에게 동화되어 안정되게 살았지만.
V.G. 은찬이가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윤은혜 제가 뭐 하나에 꽂히면 그것밖에 안 보이는 성격이거든요. 요즘은 집을 새로 이사해서 인테리어 제품만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요. ‘커피 프린스 1호점’출연을 확정 짓고 난 후부터는 온통 남자만 보였어요. 잡지에서도 남자 헤어스타일만 보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남자 주인공만 보고, 식당에 가도, 거리를 걸어도 남자의 행동과 스타일만 보이더라고요. 먹는 모습, 걷는 모습, 말투, 손짓 등 여자와는 다른 미묘한 제스처 하나까지 섬세하게 분석하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극 초반에는 목소리도 굉장히 허스키하게 내려고 노력했어요. 일부러 목소리를 쉬게 하기도 했고요.
V.G. 드라마 속에서 은찬이와 함께 가장 공감했던 장면은 뭔가요? 윤은혜 생각해보면 굉장히 공감해서 잘하고 싶었던 장면은 너무 잘하고 싶은 욕심 탓에 더 못한 게 많아요. 지금 생각나는 건 그 장면이네요. 10회 때 한성이와 길을 걸어가면서 속상한 맘에 울먹이는 장면이 있어요.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고,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하면서 엉엉 울죠. 처음에는 눈물을 쏟으려고 애썼더니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맘을 아예 비웠어요. 그냥 맘 가는 대로 하자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더라고요. 풀 샷과 클로즈업 샷의 세팅이 다 달라서 중간에 샷을 다르게 하면 눈물 흘리는 신에서는 눈물을 멈췄다 다시 흘려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땐 세팅이 바뀌는 중간에도 계속 울면서 세팅이 끝나길 기다렸어요. 나중에 보니그 장면이 정말 맘에 들더라고요. 단순히 연기를 잘해서 만족스러운 게 아니라 그때의 아프고 먹먹한 감정이 화면 속에 드러나 있어서요.
“휴양을 하기보다 휴식을 즐기러 가는 곳이야.” 말레이시아 랑카위로 떠나기 전 이런 말을 들었을 때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글쎄,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할 정도로 조급증에 시달리는 도시인에게 ‘휴식을 즐긴다’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할까? 하지만 어둑어둑한 밤에 도착한 리조트의 침대에 지친 몸을 뉘인 몇 시간 후 서서히 잠에서 깨어날 무렵, 비로소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작은 새소리에 눈을 뜨는 것. 그런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한 지 얼마나 됐는지 헤아려봤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루하다 치면 몹시도 지루한 공기가 흐르는 이곳에서 지극히 활달한 스물 다섯의 배우가 즐거이 버텨낼까 슬며시 걱정이 된 것도 사실. 다행히도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랑카위만의 작고도 소소한 몇 가지 기쁨을 찾아낸 정경호는 이곳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고 했다. 곧 촬영에 돌입할 영화 스케줄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휴식을 즐기러 온 배우에게 이런 한적함은 오히려 머릿속을 뒤엉키게 만드는 독이 될 법도 한데 그는 의외로 현실을 즐기며 느긋해했다. 그의 말대로 정경호에게 연기란 힘겨운 일이 아니라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즐거운 기회이기 때문인 걸까. 랑카위에서 머무른 5일 동안 담배를 피우는 게 아니라 즐기는 듯 보였던 그는 예의 그 담배를 문 채로 절친한 이와 대화하듯 스스럼없이 인터뷰의 말문을 열었다.
VOGUE GIRL(이하 V.G.) 인터뷰를 즐기는 편인가? 경직된 느낌이 전혀 없어 보인다. 정경호 긴장하진 않는다. 내가 달변가는 아니어서 말하는 걸 즐기는 편이 못 될 뿐이다. 화보 촬영할 때 나도 모르게 굳어버려서 그렇지, 인터뷰는 오히려 편하다. 지금은 서울이 아닌 곳에서 질문을 주고받으니 기분이 좀 새롭기도 하고.
V.G. 평소에도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인가?
정경호 가까운 나라에 주로 간다. 일본과 태국을 좋아하는데, 특히 태국은 ‘개와 늑대의 시간’ 촬영 때도 머물러서 그런지 왠지 나와 인연이 깊은 느낌이다. 미국도 가고 싶긴 한데 군대 때문에. 아, 푸켓도 좋아한다. 그곳에 가면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형과 함께 하루 종일 유유자적 바다 낚시를 하곤 하는데 굉장히 재미있다. (V.G. 랑카위는 어떤가?) 말레이시아는 처음인데, 도시도 사람처럼 첫인상이 있지 않나? 그 첫 느낌이 맘에 들었다. 원래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점수를 주는 편이다. 시끌벅적한 휴양지보다 이런 곳에서 일상적인 재미를 찾는 게 더 즐겁다.
V.G. ‘개늑시’를 끝내고 이제 영화 두 편의 촬영 시작 전인데, 생각보다 일과 쉼의 간격이 짧다. 그만큼 작품 선택도 빨랐다는 건데 당신에게 들어온 시나리오를 검토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건 뭔가? 정경호 나란 배우가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는가 하는 것. 역할의 비중보다 작품 속에서 내가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두 가지를 내가 가진 달란트로 온전히 조절할 수 있다고 판단이 서는 작품을 최종 선택한다.
V.G. 그렇다면 이제까지 경험한 역할은 대체로 정경호 본연의 모습과 닮아 있는 편인가? 정경호 닮은 점이 많다. 그다지 유별난 게 없는 역할들이기도 하지만 모두 정경호란 사람이 연기한 거니까 내 느낌이 묻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부 나 같다고 해서 성공한 건 아니다. 그 캐릭터에 가장 밀접하게 다가갔다면 성공한 것이고, 단지 정경호스러운 것으로 끝났다면 실패한 거다. 내가 이제껏 맡았던 역할은 작품 속에서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난 그런 게 재미있다. 변화하는 모습 속에서 서서히 캐릭터에 동화되어 가기도 쉽고.
V.G. 그런 점에서 가장 성공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건 뭔가? 정경호 <허브>의 종범. 역할에 대해 그다지 몰입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잘 나온 작품이라고 할까. 촬영 현장도 너무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동료 배우나 스태프들과도 막역해져서 내 촬영 분량이 없을 때도 매일 현장에 나가 있을 정도였다.
V.G. 자신과 너무 닮은 캐릭터여서 과연 연기를 하기는 한 건지 헷갈릴 수도 있고, 반대로 그래서 더 편안할 수도 있다. 당신이 가진 연기관의 관점으로 본다면 후자를 더 선호하는 건가? 정경호 그렇다. 꾸미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할 때가 가장 편안하다. 언제나 카메라 앞에서 내가 얼마나 꾸미지 않을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멋지다 생각하는 배우를 꼽자면 단연 양조위. 그는 항상 캐릭터에 젖어 있는 것 같다. <화양연화>의 차우와 <무간도>의 진영인은 모두 다분히 양조위스러웠다. 웃고 있어도 슬픈 눈과 울고 있어도 씁쓸한 미소가 어울리는 입이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V.G. 그래도 언젠가 자신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하며 ‘연기’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을 때가 올 거다. 정경호 배우라면 당연하다. 다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라는 거지. 조만간 촬영에 들어갈 두 작품 역시 이제껏 맡았던 역할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상당히 욕심 나는 역할들이다. 하나는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준익 감독님의 <님은 먼 곳에>. 감독님의 ‘음악 3부작’ 완결편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감독님과는 캐스팅 직후부터 자주 만났는데 영화는 물론 음악에 대해서도 지식이 상당히 풍부하시다. 밴드의 역사부터 기타리스트의 일생까지 줄줄 외우실 정도니까. 같이 있기만 해도 뭔가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하나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허브>의 허인무 감독님과 함께할 것 같다.
V.G. 다음 작품이 이미 줄을 서고 있는데 열혈 청춘이 연애는 언제 하나? 스물 다섯이면 연애 경험도 있을 것 같은데, 확률적으로 본 당신의 연애 패턴은 어떤 편인가? 정경호 첫눈에 반한 후에 오래 만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국 볼 꼴 못 볼 꼴 다 보고 헤어진다. 그래도 오래 만났기에 미운 정도 드는지, 예전에 만났던 몇몇 여자 친구와 지금은 친구처럼 만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정 다툼의 기억은 사라지고 둘 사이가 그냥 수많은 인간 관계 중 하나처럼 되더라.
V.G. 신기하다. 그게 말처럼 쉽게 되나?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대체 뭐기에? 정경호 믿음.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거짓말이다. 서로 간의 믿음이 깨지면 그땐 난리 나는 거지.
V.G. 사랑할 때 믿음을 중요시 여긴다는 사람들의 머릿속의 절반은 믿음, 나머지 절반은 그 믿음을 증명할 만한 의심으로 채워져 있다던데…. 정경호 난 의심보다 집착에 가깝다. 하루 스케줄은 당연히 꿰고 있어야 하고, 휴대폰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이런 집착은 자연스레 생기는 거 아닌가?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기본의 선도 참으로 모호하다. (V.G. 그녀를 믿는다면 집착은 말아야 하지 않나? 믿음과 집착이 공존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그러니까 모호하다는 거 아닌가. 그래, 널 믿어, 하지만 휴대폰 좀 잠깐 보자, 결국 그렇게 되고 마는 거다. 내 여자 친구인 너는 안 그럴 거라는 믿음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래도 휴대폰은 봐야 한다(웃음).
V.G. 의외다. 이제껏 브라운관에 비친 이미지는 사랑에 속을 앓는 순정파에 가깝지 않았나? 정경호 사랑할 땐 지극히 현실적인 편이다. 순정이 언제나 좋은 건 아니지 않나? 다정이 병인 것처럼 지고지순한 순정도 때론 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한동안 연애에 너무 담을 쌓아서 그 느낌도 가물가물하다. 요즘은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다.
V.G. 맘은 간절해도 곳곳에 열혈 네티즌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연애를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경호 사랑할 때의 난 배우가 아닌 남자 정경호일 뿐이다. 그녀를 위한 것이라면 아무리 스케줄이 바쁜 와중에도 바보처럼 애를 쓰게 된다. 사람들 시선도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랑하고 싶지 않을까? 그리고 사람들도 날 별로 못 알아보던데 뭘, 하하.
V.G. 그건 이제껏 쌓은 당신의 이미지가 신비주의가 아니라 편안한 친구 쪽에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당신이 갖고 있는, 혹은 보여주는 현재의 이미지에 만족하는 편인가? 정경호 이제껏 맡은 역할 대부분이 관객들에게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이긴 했다. 확실히 남다른 캐릭터 하나를 잘 소화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정경호 하면 그 역할로 각인되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옆집 오빠 같은 지금의 느낌이 더 맘에 든다. 시간이 지나면 선택의 폭이 좀더 넓어질 때가 올 거고 현실에 충실하며 그 순간을 기다릴 뿐이다. 그땐 착한 놈, 나쁜 놈 가리지 않고 다 해볼 거다. 언젠가는 연극과 뮤지컬 등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할 거고.
새로 나온 애니콜 CF - 만지면 전지현이 햅틱반응을 한다!? 애니콜의 풀터치 휴대폰인 햅틱폰.
햅틱반응이라니? 이건 무슨 말일까요?
햅틱의 정의는 컴퓨터의 기능 가운데 사용자의 입력 장치인 키보드와 마우스, 조이스틱,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촉각과 힘, 운동감 등을 느끼게 하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간단히 컴퓨터 촉각기술이라고 하네요. 삼성은 터치스크린으로 햅틱 기술을 구현했다는 의미 같습니다. 끝내주네요!! 게다가 CF도 재미있습니다.
삼성 애니콜 햅틱폰은 단순한 터치 스크린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휴대폰. 끌어다 놓는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을 채택해 손가락 하나로 휴대폰에 내장된 다양한 기능을 자유자재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 휴대폰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각, 청각, 촉각을 동시에 자극해 사용자가 휴대폰과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하네요. 사용을 안해보고 그냥 소개글만 가져와서 저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만.. 어쨋든 굉장히 편리한 신기술인 것 같습니다.
첫번째 CF는 호기심을,
두번째 CF는 만족감을 주는군요.
발상이 참 재미있습니다. 전지현에게 비교 열위를 느끼는 여자친구들을 잘 달래줄 수 있는 컨셉이라서, 남자 여자 모두에게 사랑받을 만한 CF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니콜은 늘 상큼하고 기발한 CF로 우리를 만족시켜주는군요.
특히 두번째 광고에는 예전에 소피마르소가 나온 영화 You Call it Love의 주제곡이었던 Karoline Cruger의 You call it love라는 잔잔한 노래까지 흘러나와서 왠지 8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해줍니다.
전지현 덕분에 제가 한 때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소피마르소 사진도 모아봤습니다. 혹시 이 글 보신 분들 중에 소피마르소 좋아하신 분은 안계신지요? ^^
01234
이럴 때 보면 전지현이라는 연예인은 참 신기합니다. 사이버틱한 음악과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고, (애니콜 슬림앤모어~~ 부르던 전지현 기억하시죠?) 이렇게 고전적인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거든요.
다음 메인 열 때마다 나오는 CF이니 남자분들 신나시겠어요~ 특히 러브네슬리님.!!!
그런데 이제보니 예전에 우연히 본 김태희의 CF도 터치폰이었군요; 말 나온 김에 올려봅니다.
확실히 예쁘기는 김태희가 예쁘군요. CF도 워낙 이쁘게 찍어주기도 했구요. 그런데 늘 느끼지만 김태희의 CF는 제품을 너무 못살리는 것 같습니다. 저번에 올린 김태희의 비비안 카푸치노 브라CF도 그야말로 졸작이더니.. 이번의 터치폰도.. 터치폰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컨셉입니다;; 김태희를 광고하는 건지 휴대전화를 광고하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네요;;
어쨋든 저는 '전지현의 굴욕'으로까지 불리는 삼성 애니콜의 햅틱폰 CF가 끌립니다. 일단 제품을 살리고 모델에게 너무 큰 포커스를 맞추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요. 김태희의 터치폰 CF는 모델은 너무 예쁘지만 빅모델에만 치중했을 뿐 아무 아이디어도 없고, 김태희의 연기도 늘 그렇듯이 밍밍해서 별 감흥이 없습니다. (저에게는요)
#경고♨. 이 게시물은 자극적인 19금용 동영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미성년자 혹은 성인군자 또는 심신 허약체질 남성분들은 관람불가입니다. 또한 '난 로딩 긴 거 딱 질색이다. 한 두 마디로 짧게 끝내라~!!' 하는 분들도 관람불가입니다. 전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에헴~.. 그러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더라, 그림의 떡이라도 좋다~ 배터져 죽어보자'고 마음먹으신 분은 매우 아주 Very 관람가입니다.
원래는 시리즈물로 할 예정이 아니었는데 호응이 하도 좋아서 - 뭐.... 꼭 남정네들이라는 뜻은 아니구요. 쿨럭~ 지탄과 열광을 동시에 받은 게시물이라서 할말이 약간 남은 관계로 - 하나 더 작성하게 되었습니다.ㅋㅋ 미녀들의 속옷광고 1탄에서 송혜교와 한예슬만 보여드렸는데 이번에는 좀 다양합니다.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CF도 있고... 저는 전혀 몰랐던 모델들도 꽤 있네요.
1탄에서 저와 많은 분들의 공분을 자아냈던 한예슬의 비너스 샤인브라 CF는 알고 보니 비너스의 원래 컨셉이더군요. 비비안 광고가 대체적으로 제품 자체의 컨셉과 기능, 모델의 은근한 매력을 보여주는데 비해 비너스 광고는 뭔가 좀 야동스러운 멘트와 동작으로 보는 사람을 민망화끈거리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에 김태희의 비비안 카푸치노 브라 CF는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브라선전이면 브라를 보여줘야지.. 커피를 왜 보여줍니까? ㅡㅡ;;
김태희씨,
커피 광고? 아니죠~
속옷광고? 맞습니다~
김태희 비비안 카푸치노 브라 CF - 김태희랑 제품 컨셉을 억지로 맞춰 붙인다고 수고했구랴.
하지만...
이건 커피광고도 아니고 속옷광고도 아니여~
이건 커피광고도 아니고 속옷광고도 아니여~
이전 게시물에서도 밝혔지만 여성속옷은 빅모델은 당연하고 신인 모델들도 꺼려하는 품목이었습니다.속옷모델을 하면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모델비를 제안해도 거절했다고 하네요. (요즘의 모바일 섹시화보, 누드화보랑 비슷한 이미지였으니까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광고담당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해외패션*광고흐름에 정통하고 열린 생각을 갖고 있던 빅모델 김남주가 2001년 12월 흔쾌히 비비안 모델제의를 수락하였고, 이 광고의 대성공으로 그녀는 대한민국 여성속옷모델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됩니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김남주 비비안 볼륨 포에버 브라 광고 동영상
저는 기억도 잘 안나지만 마지막에 미소지으면서 비비안~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익숙하네요. 김남주의 목소리인지 성우의 목소리인지는 몰라도 참 매력적인 마무리입니다.
위 광고에서의 김남주의 아름다운 모습과 광고모델로 주가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몇 년간 속옷모델을 거부했던 고소영이 비너스 모델 제안을 수락하고, 뒤이어 송혜교, 장진영, 이효리 같은 빅모델 기용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아직도 조사를 해보면 여성속옷모델하면 김남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응답이 많다는데 저는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이효리도 속옷모델을 했었군요;
아참참참!!!! 아...... 이걸 왜 잊고 있었을까요.....
이효리와 권상우의 트라이 광고 굉장히 멋있었는데 말입니다.. 원래 원조 터프가이 이덕화씨가 하셨는데 부드러운 터프가이 권상우에게 바톤을 넘겨줬다고 매스컴에서 꽤 시끄러웠잖아요~.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브라운관이 후끈~ 달아오르는 그 당시 최고의 선남선녀와 멋진 노래의 조화가 잘된 CF였습니다.
푸학~~~.. 이효리 저 때 진짜 이쁘네요..!!!!!!!!!!
이 순간 다리 풀린 남자분들, 코피 흘리신 남자분들 제가 다 이해합니다....ㅠㅠ
자.. 이젠 송혜교 차례입니다. 비비안에서 6억이라는 거액을 지불했는데 송혜교의 히든 와이어 브라는 대실패를 했고, 그 실패를 만회한게 슬리밍 브라라고 합니다. 송혜교 슬리밍 브라CF 동영상은 이전 게시물에서 소개했으니 바탕화면용 사진만 첨부하겠습니다. 이 CF에서 송혜교는 정말이지... 너무 예뻐서 숨이 턱~ 막힐 지경입니다.
0123
정확한 순서는 모르겠지만 대략 송혜교 다음 혹은 이전인 한은정 CF 동영상입니다. 방송불가 판정받은 CF라는데.... 왜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건지 이해가 안되네요.
특정 부위를 너무 심하게 클로즈업해서 그런 걸까요? ㅋ 속옷 비슷한 원피스 입히는 건 속옷광고의 전통 컨셉이니 그렇다 치고... 한 군데만 찢거나, 두 군데를 다 찢었으면 동작이라도 좀 고상하든가~ 동작이나 카메라의 클로즈업이 선정적이면 옷이라도 은밀하든가.. 세 가지를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부치니 좀 거부감 들긴 합니다. 하긴... 이 모든 걸 합쳐서 매긴 거겠죠. . 어쨋든 자나깨나 불철주야 앉으나서나 자라나는 새싹들인 제 조카들의 정신건강을 먼저 염려하는 저는 이런 엄격한 기준이 좋습니다.~
김아중 비비안 CF 동영상들입니다.
김아중을 세렌게티의 사자 컨셉으로 잡은 비비안 라인핏브라 CF는 아이디어가 재미있는 CF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녀의 물리적인 콧대가 높은 것 = 상징적인 콧대가 높은 것 = 도도함 = 예쁜 라인과 결부시키는 발칙함(!)도 깜찍하구요.^^
여러분의 감상은 어떤가요?
한은정의 비비안 CF에서 약간 삐끗하긴 했지만 비비안 CF는 전반적으로 좀 점잖으면서 우아한 컨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런데 경쟁사 비너스는 정반대입니다. 좋게 말하면 도발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참....... 할 말 없을 정도로 민망한 컨셉으로 죽~~ 밀고 나가는 중입니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민망함의 강도일 뿐... 확고부동하고, 일관성 있게 민망하네요. 흑흑..ㅠㅠ
고소영의 비너스 CF 동영상
음냐;;;; 민망합니다....... ㅡㅜ
장진영 비너스 CF 동영상입니다.
민망합니다...........
초지일관하게 민망함을 보여주는 비너스입니다!!
한예슬 비너스 CF 사진 및 동영상인데요, 비너스 CF 중에서는 그나마 덜 민망한 CF입니다.
한예슬의 주가가 한참 오른 시기에 찍은 CF라서 비너스 답지 않은 조심스러운 행보가 돋보이는군요. 크할할..
0123456789101112
저는 이 CF의 영상은 기억나지 않고 CM쏭만 기억납니다.
"내 속엔 또 다른 내가 있어~ 사랑의 비너스~~~~~~~♪"
사채광고 CM송도 아닌 것이 어찌나 신명나던지~
나도 모르게 어깨춤이 절로 나오고~ 마구 따라부르고 싶은 것이.. 마음에 쏙 듭니다.ㅋㅋㅋ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거늘.. 제 버릇 남주겠습니까?
다시 민망함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비너스...
한예슬은 미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굉장히 과감하네요..
딱히 흠 잡을 곳은 없지만 속절없이 풀어지는 실오라기를 붙잡아주고 싶은 사람은 저 뿐인가요? ㅠㅠ
그 다음 제대로 본색을 드러낸 비너스 샤인 브라 CF 동영상입니다ㅡㅡ;
세상의 모든 남자를 변태로 몰고 가는 컨셉도 싫고, 그걸 즐기는 듯한 여자도 싫네요.
저런 시선 안원하거든요?
잘 보셨나요?
오.. 1탄에 이어 비명을 지르는 남성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ㅋㅋ (아마 즈질~이라고 저를 욕하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에게 매번 이런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게시물을 작성할 원동력을 주시는 특정 연예인의 팬분들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저는 우연히 본 트라이CF가 너무 너무 매력적이네요. 비너스랑 비비안 이야기 하다가 트라이를 선택하니까 참 생뚱맞죠? ㅋ
그의 노래는 워낙 좋아서 고르기도 힘들지만 세계적인 히트를 친 명곡들은 2집, 4집에 있습니다. 1억 4천만장이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앨범 2집
-Beat It (2집 타이틀곡,삐래~~~삐래~~ 아시죠?) -Thriller (잭슨이 귀신으로 등장하는 뮤비.. 암튼 히트곡) -Billie Jean (뒤로 걷는 춤(문워크)를 유행시킨 최고의 히트곡)
Beat It / Michael Jackson (마이클 잭슨)
They Told Him
Don't You Ever Come Around Here
Don't Wanna See Your Face,
You Better Disappear
그들이 그에게 하는 말
"이 근처에 얼씬거릴 생각 마
네 녀석 꼴도 보기 싫으니까
어서 사라져 버려"
The Fire's In Their Eyes
And Their Words Are Really Clear
So Beat It, Just Beat It
눈에는 살기가 이글거리고
그 말의 뜻은 명확했어
그러니까 도망가,그냥 피해버려
You Better Run,
You Better Do What You Can
Don't Wanna See No Blood,
Don't Be A Macho Man
달아나는게 좋을거야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야
피를 보고 싶지는 않아
겉 멋을 부려볼 생각은 하지 마
You Wanna Be Tough,
Better Do What You Can So Beat It,
But You Wanna Be Bad
터프한 남자가 되고 싶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냐
그냥 도망쳐
하지만 너도 한판 붙고 싶겠지
Just Beat It, Beat It, Beat It, Beat It
No One Wants To Be Defeated
Showin' How Funky
And Strong Is Your Fighter
It Doesn't Matter Who's Wrong Or Right
Just Beat It, Just Beat It
그냥 피해,도망쳐
지고 싶은 사람은 없지
싸움을 통해 얼마나 멋지고
강인한지 보여 주고 싶을테니까 말야
누가 옳고 그르든 상관없어
그냥 도망쳐
They're Out To Get You,
Better Leave While You Can
Don't Wanna Be A Boy,
You Wanna Be A Man
그들이 널 잡으려 하니까
기회가 있을 때 떠나야 해
아이처럼 도망치기 보다는
당당한 남자가 되고 싶어하지
You Wanna Stay Alive,
Better Do What You Can
So Beat It, Just Beat It
(하지만) 살고 싶으면
기회가 있을 때 피해야 해
그러니까 그냥 달아나
You Have To Show Them
That You're Really Not Scared
You're Playin' With Your Life,
This Ain't No Truth Or Dare
정말 겁먹은게 아니라는 걸
그들에게 보여줘야 해
당신은 목숨을 걸고 있는거야
이건 진실도 용기도 아냐
They'll Kick You,
Then They Beat You,
Then They'll Tell You It's Fair
So Beat It,
But You Wanna Be Bad
그들은 발길질을 하고
널 두들겨 패고 나서
그게 공평하다고 말할거야
그러니까 도망쳐
하지만 넌 한판 붙고 싶겠지
Just Beat It, Beat It,
No One Wants To Be Defeated
Showin' How Funky
And Strong Is Your Fighter
It Doesn't Matter
Who's Wrong Or Right (2X)
Just Beat It, Beat It, Beat It,
그냥 피해,도망쳐
지고 싶은 사람은 없지
싸움을 통해 얼마나 멋지고
강인한지 보여 주고 싶을테니까 말야
(하지만) 누가 옳고 그르든
그건 상관없어
그냥 피해,도망쳐
Beat It, Beat It,
No One Wants To Be Defeated
Showin' How Funky
And Strong Is Your Fighter
It Doesn't Matter
Who's Wrong Or Right (2X)
그냥 피해,도망쳐
지고 싶은 사람은 없지
싸움을 통해 얼마나 멋지고
강인한지 보여 주고 싶을 테니까 말야
(하지만) 누가 옳고 그르든
그건 상관 없어
최근 미녀 스타들이 언더웨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예전에는 신인 연예인들이 어쩔 수 없이 거쳐가는 관문이었던 속옷 광고였는데 이젠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요즘 언더웨어 시장은 미녀 스타들의 경연장이라고 불릴 만큼 화려해지고 있다.
표정이야 깜찍하지만 송혜교가 이런 사진을 좋아서 찍었을 것 같지는 않다. 신인들에게 선택의 자유란 그림의 떡일테니 개똥밭 구르는 심정으로 찍지 않았을까?
하지만 속옷 광고라도 이렇게↓ 헉~ 소리나게 이쁘게만 찍어준다면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음은 비너스의 경쟁사 비비안에 나왔던 송혜교이다. 송혜교의 비비안 광고는 지금 다시 찍어달라고 빌고 싶을 만큼 예쁘다.
자.... 이쯤에서 남자분들 조심하시고... 보세요~ (바탕화면용 크기)
귀엽고 깜찍한 송혜교의 이미지에 여성스러움을 더해준 비비안 광고 동영상
두번째 광고에서 뒷 모습은 틀림없이 대역일 거라고 자기 체면 중.ㅠㅠㅠㅠ
송혜교의(?) 뒷 모습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영상 - 이 광고에서는 앞의 귀여운 여성미에 관능미까지 더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한예슬의 비너스 광고는 내가 본 여자스타들의 속옷 광고 중에 최고로 예쁘다고 생각한다. 송혜교의 비비안 광고도 예뻤지만 그 때처럼 은밀한 맛은 없고, 좀 더 과감하고 대담해진 것이 특징이다.
아무리 속옷광고지만... 진짜 속옷을 입혀서 찍으면 어떡하니;
이건 촬영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인터넷에서는 이런 스냅사진을 직찍사라고도 부름.)
0123456
애교 만점 한예슬의 용의주도 미스신 화보 촬영 동영상 - 생김새, 표정, 말투, 목소리, 포즈까지 애교가 철철 넘치는 한예슬
자자... 침 좀 닦으시고~~ 정신 좀 차리시고~~
요즘에는 김아중이 바톤터치하여 비비안 모델로 활약 중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 관련기사 하나를 링크시키려고 했는데 기사 제목이 어찌나 낯 뜨거운지 도저히 못퍼오겠다. 기자들은 혹시 가명을 쓰나? 자기 실명 걸고 그런 기사 내고 싶은지 진심으로 의문이네.ㅡㅡ;;
사진에 저렇게 예쁜 한예슬의 속옷광고도 상당히 낯 뜨겁던데.. 예전에는 값싸보이는 이미지로 전락할까봐 톱스타들이 기피하던 속옷광고가 이젠 아름다움의 과시 수단으로 쓰이는 것까지는 좋은데.. 광고를 이쁘게 찍어주는 것만큼 광고 카피도 좀 고상하게 만들면 안될까? 미녀들의 속옷광고 이미지와 수준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간 것은 고무적이지만, 선정적인 것에 대한 기준까지 양지로 나오는 것은 오.노. 나는 말리고 싶다.
'섹시(Sexy : 성적으로 강한 끌림, 욕망을 불러 일으킨다.)하다'는 말도 너무 널리 쓰여서 못마땅해 죽겠는데.. 이젠 지인들끼리 술자리에서나 할 말을 광고 카피로 쓰고 있으니.ㅡㅡ; 누구와 함께 보아도 민망하지 않을 광고를 만들어야지... 남자들이 야밤에 혼자 티비 틀어놓고 즐길 만한 걸 광고로 만들어놓으면 어쩌라고?
이런 변태스러운 걸 지금 광고라고 만들었나요? ㅡㅡ;;;
이보세요들, '섹시하다',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 이런 말은 제발...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하는 말로 남겨주세요.. 요즘 세상이 개방적이라서 저런 말들이 공공연하게 쓰인다고 해서.. 방송에서, 광고에서 그렇게 막 대놓고 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선은 지켜달라는 말입니다... 네?
장백지와의 '섹스스캔들'로 홍콩을 발칵 뒤집어 놓은 진관희는 지난 21일 '은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테러를 피하기 위해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로비에서 장백지 부부와 우연히 만나게 됐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사정봉은 진관희를 보자마자 멱살을 잡고 주먹을 쥐었지만 보디가드의 만류로 충돌은 없었다고 전해졌다.
진관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일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연예계를 떠날 것이다. 스스로 반성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자선 활동 등으로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섹스스켄들'은 많은 팬을 공황상태에 빠트릴 만큼 충격적이었고 사회적으로 쉽게 용납할 수 없는 수위였다. 또한, 진관희는 세계적 음료회사 펩시콜라로부터 광고 계약을 해지 당하는 등 이미 타의에 의해 은퇴 위기에 빠져 있다.
한편, 펩시콜라는 국내 톱스타 이준기를 후임 모델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에 이어 이 음료 회사의 두번째 한국인 모델이 된 이준기 씨는 광고 촬영을 끝내고 어제(26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스포츠 투데이 기사 내용 중 일부 직접 편집.
댓글을 보니 이준기와의 광고 계약은 장백지 누드 사건이 터지기 훨씬 전인 2007년에 체결했다는데 홍콩기자들이 이준기가 마치 진관희의 대타가 된 것처럼 '반사이익을 봤다', 혹은 '진관희를 제쳤다'는 식의 자극적인 기사를 썼다. 우리나라 연예인이 인기많은게 그렇게 배가 아픈가? ㅡㅡ; 어쨋든 이준기가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가보다. 이준기는 지금 8월 방송 예정인 SBS 드라마 일지매를 촬영 중이라고 한다. 사진은 팬들이 합성한 것 같은데.. 정말 잘 어울린다. 퓨전 사극에는 관심없지만 요건 왠지 매력있다. 8월 예정인 드라마를 벌써 촬영시작하다니.. 괜찮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겠군.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제시하는 글쓰기 비법을 전해주는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개집 위에 타자기를 올려놓고 글을 쓰는 스누피는 찰스 슐츠의 만화 '피너츠'에 등장하는 유명한 장면이다. 이 책에는 글쓰기로 고민하는 스누피 만화 180여 편과 시드니 셀던, 잭 캔필드, 다니엘 스틸, 바나비 콘라드, 엘모어 레너드 등 세계 유명 작가들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를 담았다.
<에코의 즐거운 상상> 제4권. 이 책은 에코가 1964년에 펴낸 <종말론자와 순응론자: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대중문화이론> 중에서 1984년에 이탈리아 밖의 독자들을 위해 따로 골라 독일어로 옮긴 <종말론자와 순응론자: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비평>의 우리말 번역본 1권이다. 에코는 대중의 상상 세계를 사로잡았던 만화 혹은 대중소설 속 영웅들을 흥미롭게 통찰하고 있다. 대중문화의 본격적인 대두를 맞이하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 스누피 비디오.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은 여름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당연히 스누피와 우드스톡도 오게 되었어요.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은 줄다리기, 자루 경주,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은 다른 캠프에서 온 심술궂은 불리스 악동들과 래프팅 경주에 참여하게 되는데…. 천진난만하고 기이한 행동을 펼쳐 보이는 스누피와 깜찍한 우드스톡, 이 환상의 콤비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은 프랑스로 첫 해외 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당연히 스누피와 우드스톡도 따라나서야죠. 모두들 프랑스 여행으로 들떠있는 동안, 찰리는 프랑스의 한 낯선 여자 아이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되는데……. 비디오 테이프 <스누피의 신나는 여행> : 한글 자막. 천진난만하고 기이한 행동을 펼쳐보이는 만능 재주꾼 스누피와 깜찍한 우드스톡, 이 환상의 콤비는 아이들의 사랑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의
스누피 만화에서 애드립 기술을, 사람을 끌어당기는 스누피와 주변 인물들의 대화 기술! 안 좋았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키고, 어색한 인간관계를 유쾌하게 풀어주는 애드립. 어떤 상황이든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애드립 테크닉은 가지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으로서뿐 아니라 소속된 집단의 분위기를 유도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애드립은 특별한 지식이 필요 없으며 몇 개의 테크닉만 터득하면 충분히 고수가 될 수
우리나라도 이런 대박 캐릭터 하나쯤 만들어 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려면 왕따가 먼저 필요한가?ㅋ
설명 출처: 다음 위키 백과사전 스누피
피너츠(Peanuts)는 찰스 먼로 슐츠가 그린 미국의 만화 및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1950년 10월 2일부터 연재가 시작되었다. (1947년부터 1950년까지는 이 작품의 전신인 릴 폭스가 연재되었다.) 마지막 만화는 작가의 사망 다음날인 2월 13일, 일요판에 실렸다.
전세계에서 인기를 누렸고, 게재된 잡지는 2000지가 넘으며, 만화의 총 발행부수는 3억부를 넘는다. 에이전트는 유나이티드 미디어(구 유나이티드 피처 신디케이트). 제목은 '땅콩이라도 먹으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만화'를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희망이 들어가 있다는 설도 있으나, 당사자인 슐츠는 이것을 부정하고 '난 이 제목으로 정해진 게 불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Good Ol' Charlie Brown' 혹은 'Charlie Brown'이라는 제목을 쓰고 싶었던 듯하나(이것이 아니라면 이 작품의 원형이 된 '릴 폭스'를 그대로 쓰고 싶어했다), 유나이티드 미디어에 의해 제목은 멋대로 '피너츠'로 정해져버린다. 영어로 peanuts란 '별 거 아닌 것, 하찮은 것'이란 뜻이 있어 슐츠는 그런 단어를 제목으로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찰리 브라운과 애완견 스누피를 중심으로 한 캐릭터들이 귀여운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초현실적인 인생관을 전개하는 개그 만화이다. 주인공은 찰리 브라운이나 스누피의 활약이 많기 때문에 스누피 쪽이 주인공이라 생각되기 쉽고, 이 탓인지 만화의 제목을 '스누피'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되는 일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참담한 기분을 느끼는 상황이 많은 아이들에 대한 응원과 격려가 주제라고 보는 견해도 일부 있지만, 만화 전체가 그런 참담한 기분의 아이들은 물론 사회문제나 정치 등을 모두 시니컬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것들 모두에 대해 애정을 쏟으면서도 바보 취급하는, 혹은 바보 취급하면서도 애정을 쏟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볼 수 있다. 또, 이것이 그렇게나 오랜 기간동안 집필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수많은 상을 획득하였으며, 캐릭터 상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매되었다. 1969년,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이름이 아폴로 10호의 지령선과 월면 착륙선의 이름에 채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