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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미상이긴 한데 여하간에 괜찮은 글 있어서 그대로 옮긴다.
이 분 너무 너무 대단하시다.. 어떻게 이런 학식과 지식과 글솜씨까지...
혹시 문제되면 삭제 예정. 원글자 나타나면 알려주시길.


무엇보다 조선은 무력에 의해 지배되어지는 나라가 아니었다. 

동시대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조선의 지배계급은 사적인 무력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국가를 운용 유지하기 위해 군사적인 긴장을 이용하지도 않았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해결하고자 군사력을 동원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이익을 취하기 위해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전쟁을 이유로 민중을 억압하거나 탄압하지도 않았다. 조선의 비교대상으로 언급하는 일본과 비교해보면 그 독특함과 뛰어남이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물론 조선의 양반들에게도 부정적인 부분은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부정적인 부분들은 다른 나라의 지배계급도 똑같이 안고 있던 문제들이었다. 아니 오히려 일본의 사무라이나 유럽의 귀족에 비하면 우리나라 양반은 차라리 나은 점이 있었다. 그것은 민중을 지배함에 있어 무력을 동원한 압제를 선택했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민중에 비해 우월한 지성과 도덕성을 그 지배의 명분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이와 비슷한 성격의 지배계급이 나타난 것이 17세기 이후 시민계급의 등장부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양반은 그보다 2세기 이상 앞서있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양반이라 함은 신분이라기보다는 계급에 가까웠다. 

 
조선을 건국한 신진사대부 자체가 어느정도의 경제적 기반과 정치적인 견해를 가지고 그를 관철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교육수준이라는 점에서 근대 유럽의 시민계급과 그 성격을 같이 하는 부분이 많다. 실제 조선 후기까지도 일반 양민들도 과거를 통해 양반이 될 수 있는 길이 공식적으로 열려 있었다. 원래 노비였다가 면천하여 양인이 된 사람이 과거를 보아 양반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까지 있었을 정도였다. 이 또한 조선의 한 장점이다.


(내 이야기 추가. 조선 초기의 유명한 훈구파로 알려진 이극돈의 무려 적자는 잡과에 응시해서 그쪽으로 합격하기도 했지. 이건 내가 수능에서만 본 예시이고. 그거 외에도 꽤나 많은 사례가 있었어.)



조선의 놀라운 점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동시대 어떠한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던 그 높은 교육수준이다.

조선의 건국 자체가 신진사대부에 의한 유교적 이상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조선 초기부터 조선의 지배계급은 조선의 민중의 교육에 대해 매우 열의를 보이고 있었다. 백성들이 읽고 쓸 수 있는 글인 훈민정음을 창제했을 뿐만 아니라 민중을 위한 교육서인 동몽선습, 명심보감, 삼강행실도 등을 간행 편찬함으로써 유교적 이상국가에 맞는 백성으로서 조선의 민중을 길러내려 했던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조선이 예학에 빠져 신분질서를 고착화하기 시작한 조선 후기에 이르러 서당이 전국에 보급됨에 따라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이때에 이르러 조선의 민중 상당수는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교육을 통해 유교적 소양을 몸으로 체득하게 되었다. 유교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중국이나 이웃의 일본과는 달리 민중의 생활 깊숙이까지 유교적 가치가 스며들 수 있었던 것은 조선초기부터 있어왔던 이같은 일련의 교육적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
 

진보적 관점에서 봤을 때 조선은 거의 이상적인 실험국가에 가깝다. 시대적 한계가 뒤따르기는 했지만 일단 신분제도를 혁파했고, 군사력이 아닌 지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문민통제로서 국가를 운영했으며, 이익보다는 옳은 가치를 추구하여 그 옳음을 밝히고 실천하고자 고민하고 논쟁했다. 이미 민중에 대한 교화를 목표로 하는 계몽주의 국가였으며 국가최고권력자인 왕조차 스스로를 계몽의 주체이자 객체로서 배우고 실천하는 일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여러가지 양반사회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동시대 다른 체제와 비교했을 때 가히 가장 진보적인 체제였다고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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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마냥 닫혀있는 국가는 아니었어.

일본과의 교역은 왜관만 가지고 하는데도 현종시기 연간 은 5천근에 달하는 통화가 오갔고, 이 양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지. 중국과의 교역은 것보다도 컸고. 적어도 조선 후기만 놓고보면 조선이 마냥 닫힌 국가는 아니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어.



군사적으로도 조선의 군사가 임진왜란 때 무조건 쫓겨다닌것은 절대 아니야.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공통점은 적군이 파죽지세로 수도만 노려서 왕을 잡는 작전이었다는 것에 있었는데, 병자호란의 경우엔 백마산성같은 주요 요충지까지 재끼고 그냥 수도까지 무작정 달렸던 기동성을 바탕으로 승리하지만 (더구나 당시 청은 명군의 홍이포까지 가지고 있던 상황이니 공성전에선 무척 유리했지) 반면 임진왜란 때는 그게 실패하여 한양, 평양 까지 털리지만 후방에서 의병들과 지방 군사들이 대대적으로 일어나는 거고. 결국 평양성을 빼앗긴 이후의 일본군은 더이상 승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 일본군에 대한 방어전략이 과거 왜적들에 대한 전략과 같았던게 패인의 원인이긴 했지만,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조선군은 순발력있게 적응했어.

병자호란때는 조금 이야기가 다른데, 성위주의 방어 체계를 수도에서 막는 체계도 대비하는 법을 연구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광해군이 쫓겨난게 문제가 됐지. 인조 때는 임진왜란 처럼, 대몽항쟁처럼 하면 별일 없다라는 생각이 박혀있었걸랑. 근데 광해군의 걱정처럼 청군은 그냥 닥치고 왕만 잡자는게 돼었지. 고로 인조가 무능했던 거지 조선이 무능한건 아니었어. (게다가 그 시기 너무 급하게 활에서 총 위주로 병력을 바꾼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지.) 더구나 효종대로 넘어가면 이런 경험에 따라 군사력을 증강하게 되었고 이것은 정조때까지 이어졌어.

그리고 조선 궁궐 작다고 까는 넘들도 있는데, 조선 궁궐은 자금성 담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궁궐이고, 더구나 영토나 인구의 차이를 고려하면 조선 궁궐이 훨씬 큰 셈이야. 봉건사회의 후진성. 우리는 왜 일본/유럽만 못하냐 그러는데 일본은 러일전쟁, 한일합방 이전(아니 그리고 그 직후도 제법)만 해도 국가 재정이 상당부분 영미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었고. 사실 러일전쟁에서 가까스로 이기지 않았으면 국가 재정이 파산날 지경에 처했었어. 동학농민봉기가 일어났단 소식이 온 전 날에는 내각 총사퇴와 그에 따른 여당과 야당의 전면적 갈등이 예고되어있기도 했고(원정에 의해 쉽게 봉합되었지만). 일본은 2차대전 이전만 해도 많은 부분 세금을 쌀로 걷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고. 물론 조선이 망한건 고종이나 명성황후같은 지도자들의 무능도 원인이니까 무조건 옹호만 할 순 없지만. 조선이 니네들 이야기처럼 만만하게만 볼 나라는 절대 아니란 거야.

여하간에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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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시작한 드라마 공주의 남자 때문에 조선시대 역사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공주의 남자'는 조선 역사상 손꼽히는 역사의 라이벌인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아들과 딸이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며, 역사와 허구를 적절히 섞어놨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주의 남자'는 알려지다시피 정사가 아닌 야사집인 '금계필담' 속 한 에피소드를 변형시킨 드라마다. (금계필담 속의 공주의 남자 이야기, 역사 속의 결말 보기) 금계필담 속 에피소드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사랑을 나누고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결말이 새드엔딩으로 반이상 정해진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수많은 야사들이 실려있다. 대부분의 제목이 낯이 익은 느낌이고 제목만 보아도 흥미를 끄는 것들이 다수인데 이들 중 다수는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이야기 책에 나온 것들이 아닌가 싶다.


공주의 남자의 한 장면





1873년(고종 10)
서유영(徐有英:1801~?)이 쓴 문헌설화집.


2권 2책. 한문필사본.

이본으로는 서울대학교 가람문고에 한문유인본(漢文油印本) 2책, 서울대학교 상백문고(想白文庫)에 한문필사본 1책,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한문필사본 2책 중 1책의 낙질본이 있다.


우리나라의 기록에서 빠진 이야기를 모았다는 뜻인 ‘좌해일사(左海逸事)’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말년에 외로움을 느껴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고자 심심풀이[破寂之資]가 될 수 있는 이 책을 쓴다고 했다.

고려대학교본은 원작을 지은 지 두 달 뒤에 저자가 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은 각 편의 주인공의 신분과 시대순에 따라 작품들을 수록하는 체재로 되어 있다.



제왕과 왕비·문신·이인(異人)·양반층여인·기생·하층여인·무인 및 장사(壯士)의 순으로 이들에 얽힌 이야기를 배열하고, 풍속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들을 함께 묶어서 끝에다 첨부하였다.

각 인물은 대체로 시대순으로 배열했는데, 단종부터 순조 때까지 걸쳐 있다. 작품에서 다룬 주인공들은 하층인보다 상층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현실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인물보다 현실에서 소망을 이루지 못한 인물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록에 빠진 이야기를 모았다는 뜻인 '좌해일사'(左海逸事)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141편의 설화가 주인공의 신분과 시대순에 따라 실려 있다. 조선 단종부터 순조 때까지의 왕·왕비·문신·이인(異人)·양반층여인·기생·하층여인·무인·장사(壯士)의 차례로 이들에 얽힌 이야기를 적고, 풍속에 대한 이야기들을 덧붙였다. 주인공들은 하층계급보다 상층계급이 많으며, 현실에서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는 인물이 많다.


이 책은 조선 후기에 많이 나오게 된 야담집들과는 달리 다른 문헌을 참고하지 않고, 저자 자신이 직접 들은 이야기만을 수록하였다는 점에서, 공동작인 구비문학이 개인의식을 통해 어떻게 변모되는가를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참고문헌

「육미당기(六美堂記)와 금계필담(錦溪筆談)의 비교분석을 통한 소설과 야담계 서사체의 관계양상 고찰」(이강옥, 『한국학보』42, 1986)
「육미당기(六美堂記)의 작자 재론(再論)」(장효현, 『고전소설연구의 방향』, 새문사, 1985)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목차
 . 사육신의 피흘린 자취
 . 단종의 원한을 풀어준 사람
 . 현덕왕비의 무덤이야기
 . 정순왕비의 가여운 인생
 . 피눈물로 얽힌 갸륵한 인연
 . 태평성대의 사랑이야기
 . 뜻을 펴지 못하고 간 임금
 . 선조 임금의 신기한 꿈
 . 나라를 구하려는 임금의 노래
 . 백사가 귀양길에 오르면서
 . 말 그림의 임자를 찾아라
 . 도량을 떠보는 거친 행동
 . 임금과 사귄 어리석은 백성
 . 큰 뜻을 펴지 못하고 간 효종
 . 영웅과 짝짓겠다는 여인
 . 남몰래 볼기맞은 재상
 . 청렴결백한 남산골 선비
 . 헤어진 옷 입고 다니는 재상
 . 전복 한 그릇에 벼슬을 내놔
 . 건공탕으로 인한 두 가지 사건
 . 오십년만에 나타난 꿈의 징험
 . 영조의 생모인 숙빈의 참을성
 . 정순왕후의 남다른 총명
 . 치마 밑에 숨어 화를 면한 사람
 . 고향을 그리워하는 비파소리
 . 유기장의 딸이 정경부인이 돼
 . 질투 심한 홍정승의 어머니
 . 종아리를 맞고 돌아간 처녀
 . 사랑에 빠지지 않는 영의정
 . 큰 인물의 일처리는 남과 달라
 . 거지와 인연맺은 유명한 재상
 . 미움을 이겨낸 홍정승의 의리
 . 김정승과 동양위의 우정
 . 임금이 밝으면 신하도 바름
 . 정승될 사람의 인품
 . 사충사의 이야기
 . 영조를 도운 송정승의 꿈
 . 밥 한 말 먹고 백리를 뛴 정승
 . 이정승의 신통한 감별력
 . 김정승의 적선한 이야기
 . 기생의 도움으로 한을 풀어
 . 윤시동의 글짓는 재치
 . 대동강물에 빼앗긴 담뱃대
 . 벼슬아치들의 행동은 신중해
 . 어른 앞에서 말을 삼가야 해
 . 벗을 얻는 방법도 가지가지
 . 말 한 마디에도 복이 깃들어
 . 혼령을 데려온 김정승
 . 세 번 잘못한 하인을 죽여
 . 중요한 문서를 하나 더
 . 홍연천의 재치있는 글
 . 반토막 시에 짝을 채운 이야기
 . 신선이 됐다는 5세 신동 매월당
 . 실정에 알맞은 정치를 해야지
 . 세가지 의리를 어긴 인생
 . 화담선생 이야기
 . 좀더 살려고 애쓰는 사람
 . 죽은 친구를 살린 북창공
 . 십만 정병을 길러야 무사하리
 . 앞 일은 내다 본 토정
 . 양주 송산이 피난처다
 . 왜적은 솔송자가 든 마을은 피해
 . 신선이 되려고 떠돌아 다니는 사람
 . 안동부사가 된 김치의 옥관자
 . 가난 때문에 절개가 꺽인 선비
 . 아내 덕에 병마사된 사나이
 . 오랑캐의 침략을 미리 아는 중
 . 병자호란을 예언한 박무관
 . 우암에게 준 한 늙은이의 시구
 . 이충정공의 신수에 관한 이야기
 . 금족두리 조각이 사람을 살려
 . 선비의 운명을 알고 있는 여인
 . 신선이 없다는 건 거짓말인지
 . 작은 은덕으로 큰 복을 받다
 . 이평량자라는 사람의 시
 . 앞일을 환히 알고 있는 사람
 . 왜송동 흉가터에 어서각이 선 사연
 . 익사할 신수를 면한 이야기
 . 정성을 다하면 하늘이 복을 준다
 . 죽은 아이의 후신이 된 재상
 . 꿈에 본 죽은 아들의 모습
 . 원통하게 죽은 한을 풀어
 . 죽을 고비를 모면한 이야기
 . 마술장이에게 속은 사람들
 . 문 밖에 제사를 차리는 풍속
 . 삼연선생의 오언시이야기
 . 송악산 신령의 싸움이야기
 . 대궐을 집으로 쓴 한 서생
 . 신사임당의 값진 일생
 . 황발부인의 뛰어난 전략
 . 영수각 서부인의 뛰어난 재주
 . 고도령과 박씨부인의 십 년 공적
 . 까치가 울면 기쁜 소식이 와
 . 남편을 돕는 지극한 정성
 . 절개지킨 아내를 오해한 남편
 . 헤어진 가족의 눈물겨운 만남
 . 명필 양봉래의 어머니의 이야기
 . 천재 시인 허난설헌의 죽음
 . 이씨부인의 효성이야기
 . 누명을 벗은 선비와 의로운 여성
 . 옛 주인의 원수를 갚은 하녀이야기
 . 한떨기 꽃이 된 여자
 . 안평대군과 최생의 풍류
 . 황진이와 벽계수
 . 출사표를 부르며 흐느끼는 가련이
 . 임을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
 . 부채하나로 맺어진 인연
 . 의기 논개의 넋을 기리는 노래
 . 원님과 사랑한 어린 기생
 . 무정한 것이 아니라 늙어서 그래
 . 용모는 어미를 문장은 아비를 닮아
 . 고장군을 짝사랑하다 죽은 처녀
 . 박태보를 짝사랑한 하녀
 . 아랑의 원한이 깃든 영남루
 . 이완장군의 대담한 전략
 . 임경업장군의 한맺힌 말
 . 사람의 일생은 꿈같은 것
 . 원통하게 처형된 남이장군
 . 서생이 왜장 일곱명을 죽이다
 . 도둑의 마음을 움직인 이완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힘 자랑은 우물 안의 개구리
 . 민장사의 놀라운 힘
 . 큰 원한은 도움만으로는 풀기 어려워
 . 사소한 일에도 장수다운 지략
 . 은덕을 못잊어 역적 아들을 살려줘
 . 백학을 황학이라 속인 이야기
 . 속임수로 벼슬길을 도운 어사
 . 금주령에 얽힌 갸륵한 이야기
 . 공사를 분별하는 일처리
 . 심공의 기생놀이로 생긴 일
 . 금강산 유점사를 지은 유래
 . 도끼를 주면 하늘 기둥감을 찍으리라
 . 정월 대보름날 약밥을 먹는 유래
 . 진평왕의 옥대를 찾은 이야기
 . 처용무에 대한 옛날 이야기
 . 김생의 글씨가 세상에 알려져
 . 솔거의 황룡사 노송도
 . 거문고와 가야금의 유래
 . 여원을 풀어주지 않아 화를 입은 최진사
 . 호랑이와 무덤을 지킨 강효자
 索引



2011/07/30 - 공주의 남자로 보는 세조시대 역사, 역사 속의 결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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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 사랑에 살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최정미 (유레카엠앤비, 2008년)
상세보기


사극의 옷을 입은 칙릿 소설 (※Chick Lit; chick + literature)은 젊은 여성을 겨냥한 영미권 소설들을 지칭하는 신조어)

한 여인이 있었다. 신분의 그늘이 재능을 압도하던 시절, 왕비가 되기에는 조금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났으나 탁월한 지성과 재능으로 이를 극복한 여자, 장옥정.

역사는 그녀를 아름다움에 의존해 치맛자락을 휘둘러댔던 희대의 요부로 기록했지만,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장옥정의 내면은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남자들은 <칼의 노래>를 통해 이순신의 리더십을 배우고,
여자들은 <사랑에 살다>를 통해 시대의 알파걸 장희빈의 지성과 열정을 배워야 한다."


장희빈, 역사가 왜곡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진실 1, 그녀는 뛰어난 지성을 가진 조선 시대의 알파걸이었다

역관의 딸로 태어나 침방나인이 되었고, 훗날 숙종의 뒤를 이은 경종의 어머니였으며, 6년여 동안이나 왕비의 자리에 머물렀으나 희대의 요부 장희빈으로 생을 마감한 여인, 장옥정. 조선 제19대 임금 숙종의 계비(繼妃)였던 인현왕후와 장희빈은 숙명적인 라이벌 관계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장희빈의 실체를 짐작할 수 있는 사료는 인현왕후의 삶을 그린 '인현왕후전'이 전부. 그런데 이 소설은 인현왕후를 모시던 한 궁녀가 썼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통설이다. 누가 썼든, 아마도 '인현왕후전'은 철저히 그녀의 입장에서 쓰인 승자의 기록임에 틀림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영화로, 책으로, TV 드라마로 그려진 장희빈은 이렇게 편향될 수밖에 없었던 기록에 기대어 세상에 둘도 없는 요부로, 조선시대 최고의 팜므파탈로 박제되었다.


작가 최정미는, 죽은 자는 말을 할 수 없으니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누군가는 '인현왕후전'의 대척점에서 장희빈의 억울했을지 모를 사연을 대변해줘야 공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역사소설로서 두 사람이 살았던 시대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해설을 기반으로, 장옥정이라는 한 여인의 삶을 조망하고 있다.

1688년, 이순이 즉위한 지 열네 해째 되던 해,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가 온 궁궐을 들뜨게 했다. 왕자의 탄생이었고, 훗날 숙종 이순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경종의 탄생이었다! 서인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왕자의 출산이 남인들의 복귀를 열어주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사람들은 옥정이 미인계로 단번에 임금의 마음을 사로잡고 치마폭에서 놀게 했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천하의 이순을 모르고 하는 낭설이었다. 오히려 이순에게 옥정은 서인에게 긴장감을 유발시켜 권력 독점을 막는 데 유용한 방패막이일 수 있었다. -p.237


몇 번에 걸쳐 TV 역사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장희빈'은 음모와 술수가 능하고 투기가 심한 악녀였던 데 반해 인현왕후는 온화하고 덕이 넘치는 사람으로 그려졌다. 그런데 실록에 의하면 악독한 요녀는 오히려 인현왕후였다. 숙종은 인현왕후 민씨를 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생각컨대 연산군의 어머니인 윤씨가 잘못한 바는 단지 투기였는데, 죄상이 드러나자 성종께서 종사를 위해 먼 앞날을 생각하시어 폐출했다. 더욱이 오늘날 민씨는 허물을 지고 범한 것이 윤씨보다 더하고, 윤씨에게 없던 행동까지 했으니 종사에 죄를 얻었다. 이에 폐하여 서인을 삼아 사저로 돌려보낸다."

이 상반된 견해에 대해 작가 최정미는 이렇게 단언한다. 장옥정은 패션 감각과 재능, 영민함으로 왕비에 등극한 조선 최고의 알파걸이었다고. 더불어 이 당당한 여인의 죽음은 한 여자로서 한 남자에게 주었던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이순은 복잡한 머리를 털고 편전을 떴다. 옥정과 가볍게 농을 주고받으면 머리가 가벼워지려나. .. 모처럼 응향각에 든 이순이 소주방에 일러 주안상을 내오라 했다. 평소에도 옥정이 영민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룰 수 있을 정도의 소양을 갖췄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근심을 털어놓고자 꺼내놓은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옥정이 알아듣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꺼낸 이야기였다. .. 그런데 옥정은 의외로 말귀를 잘 알아듣고 응수도 제법 잘했다.

이는 김인호 교수의 장희빈에 대한 평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500년의 조선 역사 중에서 최고의 어머니와 최고의 여성상을 또 한 사람 꼽는다면 그녀는 바로 장옥정 즉 장희빈이다. 특히 여성의 정치적 사회적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못하고 정치적 훈련이 전혀 없던 시절, 그래도 자식을 왕으로 만들고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여 남성의 국왕 못지 않은 정치적 영향력을 후세에 남긴 장옥정이야말로 오늘날 다시 평가되어야 할 사람이라 보인다."
가난한 역관 아버지와 천민 어머니를 둔 장옥정. 그녀가 왕비의 자리에 등극할 수 있었던 진정한 힘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주관과 특유의 영민함 그리고 국왕 이순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이었다.


진실 2, 그녀는 조선 최고의 패셔니스타였다

장희빈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알려진 사실은 그녀가 역관 장현의 종질녀였고, 침방나인으로 궁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침방나인에게 주어진 소임은 왕실의 옷과 이불을 만드는 것이었다. 팩션을 써 나가는 데 있어, 장옥정이 침방나인이었던 점에 착안해 옷을 만드는 여인, 즉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돌아보게 되었다. 패션은 현대 독자들, 특히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다. 조선시대에 디자이너 혹은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재능을 바탕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간 여인 장옥정. 참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 시대, 철저한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 안에서, 역관인 아버지와 최하층 계급인 천민 노비를 어머니를 두었음에도 신분의 굴레에 함몰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인생을 개척, 당대 최고 지성 집단의 독설과 공격을 온몸으로 받았으면서도 끝내 조선 최고의 여인인 왕비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니 대단한 성공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매혹적인 여성에 재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룬 성공스토리는 현대인들에게도 충분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이다. 거기에 이렇게 현대적이고 당당한 여성이 지고지순한 사랑 속에서 죽어갔다는 비극성은 그녀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그 비극성이란 그렇게 재기발랄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여인 장옥정이 국왕 이순이라는 최고 권력가를 만나게 되고 진정한 사랑에 빠졌다가, 권력가의 이기에 의해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었다.


진실 3, 그녀는 사랑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놓았다

"전하는 처첩 간의 갈등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시면서 많은 것을 얻어내셨다. 전하가 잃으신 것은 없으시지. 나에게 씻을 수 없는 한과 모욕을 준신 것도 전하시고, 희빈 장씨에게 역시 광영과 상처를 번갈아 주신 것도 전하시다. 전하는 나와 희빈 장씨를 번갈아 쥐었다 폈다 하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내셨다. 내가 중전의 자리를 다시 찾으면 기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어. 위안이 되는 것은 있지. 가문이 다시 일어서고 왕비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된 것! 대신 전하께서는 적절한 시기마다 왕비전의 주인을 바꾸어 환국을 일으키시고, 그 반대급부로 왕권을 극대화하셨지. 희빈 장씨와 나 모두 그분의 희생양인 것이야....."

다시 환궁하여 중전 자리에 오른 인현왕후의 회환 어린 말이다.


인현왕후와 장희빈 두 여성은 단순히 숙종의 여인이 아니라 남인과 서인 각파가 벌이는 권력쟁탈의 상징이었다. 권력과 함께 그들의 운명은 부침했고, 그 과정에서 이들 여인들은 모두 권력의 희생양으로 혹독한 업보를 치르고 말았다. 요녀가 아니라 정객으로서, 나아가 미모보다는 시대를 넘보는 재주로서 장옥정은 자식을 왕으로 만들었고, 잠시간 정권 교체라는 신선한 광풍을 역사에 남겨놓았다. 진정 멋진 여성의 운명은 미모보다는 시대와 역사 앞에 얼마나 정열적이었던가에 크게 빚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작가는 장옥정의 죽음을 새롭게 바라본다. 옥정이 자신의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진정 사랑 때문이었다고. 소설의 마지막 대목은 이순과 옥정의 대화 장면이다. 이순이 옥정에게 죽음을 명한 뒤 옥정이 되묻는다. "그것으로는 죽어드리지 못하겠습니다. 다른 이유를 말씀해주시오! 어찌해서 내가 죽어야 합니까?" 왕은 왕세자를 위해서 죽어달라고 말하지만, 옥정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어미 없이 커갈 자식을 두고 눈에 밟혀서 어찌 떠납니까? 그리는 더욱 못해드리겠습니다." 이때 이순이 결정적인 한마디를 내뱉는다. "나를 위해 죽어다오, 옥정아! 내가 너의 죽음을 원한다. 그것이면 되겠느냐?"

시대의 알파걸이었던 옥정은 그 순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짓는다. 이순을 위해 죽어주겠다고. 이것은 시대에 의해 희생된 죽음이 아니라, 사랑 앞에 정열적이었던 한 여인의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 장희빈은 정치적 야망 때문에 죽음에 내몰린 것이 아니라 순결한 사랑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놓았다. 그것뿐이었다.





장희빈 사극의 배반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정두희 외 (소나무,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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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장희빈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미 영화로 2번, 드라마로 5번 제작되어 온갖 음모와 질투의 화신의 이미지에서, 적극적으로 신분상승을 꾀했던 진취적인 여성으로 우리 앞에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가 원했던 장희빈, 시대가 원했던 장희빈의 실체를 파헤친 이 책은 사극와 역사의 미묘한 관계에 관한, 여러 가지 흥미로운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장희빈 4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박종화 (범우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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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탄 박종화 장편역사소설. 17세기 병자호란 이후 1백여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궁중과 조정의 거유, 석학과 재상, 충신과 모사, 미희와 요녀, 음부 등 온갖 군상의 인물들의 파노라마 속에서 어머니의 정부와 종친인 동평군의 주선으로 궁중에 들어가, 궁녀의 신분에서 숙종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희대의 요녀 장희빈을 유장한 문체로 생생하게 형상화했다. KBS에서 방영인 100부작 드라마 장희빈(김혜수 주연)의 원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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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1(조선야사실록) 상세보기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펴냄
고 고우영 만화가의 추모 1주기에 즈음하여 재출간된 장편 만화 『연산군』 제1권. 정사(正史)의 뒤안길에 숨겨진 또 하나의 역사인 야사(野史)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작품이다. 신문에 연재되면서 광고 게재로 삭제된 부분과 기존에 출간된 책에서 검열된 부분을 복원하였다. 이 작품은 구어와 비속어를 거침없이 구사하고, 오늘의 갑갑한 현실과 역사에서 입증된 진리 사이를 거리낌없이 가로지른다. 또한 상식을 뒤엎고 편견을

2006년 4월25일 故고우영 화백의 추모 1주기에 즈음하여 고인의 장편 만화 중 『오백년』4권과 『연산군』3권을 묶어 새롭게 『조선야사실록』7권 세트로 제작된 책이다. 연산군의 탄생부터 강화도 교동에 유배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되 “폭군” 이미지에 치중하던 기존의 이야기와는 달리, 불우한 성장과정에서 표출될 수밖에 없었던 연산군의 콤플렉스를 중심으로 정사보다 더욱 사실적인 야사를 만들어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만화가 고 고우영 작가님의 작품이라서 더욱 기대가 된다. 도서관 갈 때마다 고우영 작가님 작품이 있는지 살펴보아도 없더니..ㅠ  영화 <왕의 남자>와 비교하여 야사(野史) 특유의 감칠맛 나고 숨 막히는 전개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아마 고우영 작가님 특유의 성적 농담과 화끈한 묘사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사화와 반정의 시대: 성종 연산군 중종과 그 신하들) 상세보기
김범 지음 | 역사비평사 펴냄
조선조 사화와 반정의 시대를 재조명하다 <사화와 반정의 시대>는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정치 변혁의 시대에 펼쳐진 권력 투쟁을 살펴보는 책이다. 국가 체제를 완성한 성종, 그에 대한 반발과 균열을 보인 연산군, 다시 왕권을 둘러싼 체제 정비를 시도한 중종까지 3대 75년간의 정치 투쟁을 다루었다. 세 왕과 신하들의 권력 관계는 이후 조선왕조의 정치사를 압축한 중요한 특징들을 지녔다. 저자는 세 왕이

이 책 내용에 대한 저자 김범의 자세한 설명 보러가기

이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책이 있다.
역사상 최악의 폭군 연산군이 폭군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책이다.



연산군을 위한 변명(폭군의 멍에를 벗긴다) 상세보기
신동준 지음 | 지식산업사 펴냄
연산군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재조명한 책. 성리학의 기준에 따라 연산군을 평가하는 기존의 평면적인 접근을 거부하고, 연산군을 힘의 논리에 따른 역사적, 이념적 희생자로 보았다. 연산군의 통치 전반을 종합적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 저자 소개 지은이_ 신동준 1956년 충남 천안 출생.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조선일보》《한겨레》기자. 서울대, 외국어대 강사. 21세기 정치연구소 소

조선의 왕과 신하, 부국강병을 논하다 상세보기
신동준 지음 | 살림 펴냄
조선왕조 500년 역사가 말하는 통치 리더십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누구인가? 통치 리더십의 조건을 조선 역사에 묻는다 <조선의 왕과 신하, 부국강병을 논하다>는 조선의 왕과 신하를 통해 통치 리더십의 조건을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 지속된 왕권과 신권 사이의 협력과 견제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조선이 패망한 근본 원인을 왕권이 미약하고 신권이 강한 '군약신강'의 왜


연산군에 대한 호의와, 그의 폭정을 신권과 왕권의 대립에서 보는 관점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인 것 같아서 뒤져보니, 역시.. 같은 저자였다. 역시 사람의 관점이 바뀌긴 쉽지 않나보다. (드라마 조선왕조오백년, 한명회의 신봉승 작가님이 연산군을 광인으로 보고 이와 반대로 드라마 왕과 비, 장녹수의 정하연 작가님이 연산군을 가엾게 보는 것처럼) 이 분은 '연산군을 위한 변명'이라는 책에서도 연산군을 위한 변명을 상당히 구구절절히 펴시더니 이 책에서도 연산군이 왕권 강화를 위해 투쟁하다 희생(?)당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분 의견에 100%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연산군 초기에 왕권이 대폭 강화된 건 사실이니 작가의 주장 중 일부는 동의한다. 예전 사극에는 연산군 일기의 내용을 고대로 받아들여서 연산군이 처음부터 구제불능인 것으로 나왔지만
연산군이 처음부터 싸이코는 아니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갑자사화 이후 강력한 왕권을 손에 쥐고도 그렇게 밖에 행동 못한 것은 100% 연산군의 책임이다. 이때는 왕권 강화고~ 신권 제압이고~ 이런 건 안중에 없고 이미 정신줄 완전히 놓은 상태가 아니었을까?


이 책의 리뷰들이 상당히 재미있어서 몇 부분을 발췌해보았다. (중간의 흥미로운 부분만을 발췌했으므로 전체 서평을 보고 싶으면 링크를 눌러서 미디어 리뷰를 확인하시길.)


조선왕조 역사로 보는 `통치 리더십`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시대의 왕권과 신권 사이의 협력과 견제의 역사를 비판하고 있는 점이다. 그 이유는 조선의 역사는 신하들이 기록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는 신하들의 눈으로 조선의 역사를 바라봤다는 것. 저자는 실록에 명군으로 기록된 임금들은 신하들의 눈치를 보는 유약한 임금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폭군으로 기억되는 임금들은 대부분 왕권 강화를 위해 노력한 개혁가들임을 강조한다.

그 예로 신 소장은 패도정치라 불리는 세조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왕도와 패도는 적절히 섞어 사용해야하는데, 치세(治世) 시는 패도보다는 왕도를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되고, 반대로 난세(亂世)의 경우 강력한 리더십을 요하기 때문에 패도 사용이 높게 된다""큰 틀에서 보면 세조가 패도를 구사한 것은 맞지만 시대적 상황(계유정난 등)이 그를 패도의 길로 걷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저자는 조선패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세도정치`를 꼬집고 있다. 왕권이 신권보다 우위에 있으면서 정국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었던 조선 초기에 비해, 신하가 왕을 바꾼 중종반정 이후, 신권이 왕권보다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로써 조선 중기와 후기로 와서 국가는 점점 쇠약해졌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부국강병이 왕과 국가의 목표이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신권이 제약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이명박 당선인에게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과 직면해 있기도 하다.


“조선왕조, 공자의 修身齊家 치중… 治平學에는 소홀”

“평화시에는 왕도정치가 필요하더라도 비상시에는 패도정치가 불가피한데 조선은 중화질서 아래 오랜 평화를 누리면서 학문이 수제학으로만 치우치고 치평학의 전통을 망각했습니다. 특히 ‘경연’을 통해 주자학자로 키워진 조선의 국왕에게 이는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했습니다.”


[BOOK책갈피] 조선은 신하들이 말아먹었다며?


역사 상식은 역사책에서만 얻는 게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 또는 소설을 통해 얻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재미있으라고 각색한 얘기를 그런가 보다 하며 정사로 받아들인다는 점. 이 때 사실과는 동떨어진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이 생겨나는 법이다.

영화 ‘왕의 남자’, 소설 『단종애사』(이광수)와 『금삼의 피』(박종화)가 좋은 예다. 세조와 연산군을 여지없이 폭군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신문기자 출신의 정치학자인 저자는 전혀 다른 사실을 전한다. 세조와 연산군 모두 신권(臣權)의 발호를 억누르려다 그 같은 오명을 쓰게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조카의 보위를 찬탈했다는 세조에 대한 왜곡된 평가를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산군도 사림 세력을 견제하려다 쿠데타로 실각한 비운의 군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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