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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태왕사신기를 보면서 뭔가 낯익은 느낌인데?, 혹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대사? 느껴본 듯한 성격?이라고 느끼셨다면  이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그들은 누구일까요.?


자.. 먼저 가장 고난도인 8점 짜리~

주인공 중 한 명은
유약하지만 자애로운 인상과 공손한 말재주로 눈치 안보고 공짜술을 마실 정도로 사람을 끄는 능력이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용맹이 하늘을 찌르고 엄청난 힘과 무공을 가지고 있으며,  아끼는 사람이 아프면 같이 마음 아파하고 음식을 보내어 위로할 정도로 인정이 있어 사람들이 따릅니다.


모르시겠습니까?



그럼, 5점짜리 나갑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은
넘치는 덕으로 모두에게 자비를 베푸사, 전쟁을 치뤄도 성은 점령하되, 백성은 살려주고, 그 곳의 성주도 존중해주어, 어떤 성에는 도착하기도 전에 성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어 모든 성을 점령하는데 그 시간이 열흘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무공은 강하지만 가는 족족 다 부수고, 죽이며, 불을 지르고 초토화 시켜서 백성들이 그의 출몰을 두려워하여 문을 걸어 잠그고 결사항쟁을 하니 성 하나 하나 점령하기가 매우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들어 군사들이 지쳐갑니다.


그래도 모르시겠습니까?



자, 그럼 마지막 2점짜리~

주인공 중 한 명은 원래 술 마시고 여자들이랑 노는 것 외에는 할 줄 모르는 한량이었으나 시대의 흐름에 눈을 뜨고 그를 따르는 수많은 인재들과 협력하여, 결국은 멸망한 진나라 이후 다시 전국 통일의 대업을 이룹니다.


나머지 한 명은 역발산 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의 뛰어난 무장이었으나 한 가지 실수에도 잔인하게 사람을 잘 죽이고, 진정한 충고를 하는 이의 말을 믿지 못하여 마지막 순간에는 패하여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합니다.


자, 이젠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것은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에서 진나라 말기 난을 일으켜 한나라를 세운 한 고조 유방과, 초 패왕 항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태왕사신기에서 연호개는 항우, 담덕은 유방과 흡사하다는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연호개의 용맹성 또는 잔인함을 보여주는 이런 장면은 항우를 연상하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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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는 황제 담덕에게 목숨을 걸고 충성을 바치려 한다는 것은 유방의 리더십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태왕사신기 19회를 보다 보니 이런 대사가 나오는 게 아닙니까.

"담덕 폐하가 지나가는 길은 백성들이 성문을 열어놓고 기다려 싸울 필요도 없이 성을 점령하였는데, 연가려의 자제인 연호개장군은 가는 곳마다 불을 지르고 백성을 잔인하게 죽여 모든 이가 두려워하고 있다."

보는 순간 '어? 저건 초한지의 대사인데?'라고 생각한 것은 저 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만일 작가가 표절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틀림없이 두 캐릭터는 항우와 유방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작가의 의도가 들어가지 않고는 저렇게 유명한 작품의 상황과 대사를 거의 똑같이 쓸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근데 이건 좀 심하다 싶네요. 담덕은 '초한지 유방의 사람끄는 재주 + 삼국지 유비의 자비심 + 원탁의 기사의 정의감 + 백마탄 왕자님의 이미지'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쯤 되면 이건 사극도 아닌, 환타지 드라마보다 더한 환타지입니다요. 그들은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거창한 홍보와는 달리 송지나 작가는 광개토대왕이 아니라 일본 아줌마들을 위한 팬시상품으로서 완벽한 인간형을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이런 방법 밖에 없었을까요?

만인이 우러러 보기 위해서는 이렇게 완벽한 인간형을 만드는 방법 밖에 없었는지... 치밀하고 입체적인 인물을 만드는 것은 무리였을까요? 도대체 담덕의 그 끝도 없는 정의로움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사람은 처음부터 귀중한 핏줄로 태어났고, 출생부터가 고귀해서 마음씨 또한 남다르게 곱다는게 이 드라마의 주장입니다. - 이런 설정은 고대 소설에서 자주 나옵니다. -

저는 이 무모할 정도로 착하기만 한 인물에게 매력도 못느끼겠고, 그렇게 고운 마음씨로 어찌 그 광대한 영토를 점령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안갑니다. ㅡㅡ;; 모든 성주들이 담덕의 미소 한방에 마음을 뺏긴 것인지.

(진짜 징기스칸 같은 광개토대왕을 보여주면 일본 아줌마들이 등을 돌릴까봐 그랬겠죠. 어쨋든, 욘사마에서 욘달프, 뒤이어 욘골라스로의 변신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떼어놓고 봤을 때는 성공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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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욘골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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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각성은 담덕의 포샵을 위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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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각도로 완성.





음.. 애초에 배용준이 캐스팅 됐을 때부터  ↓이런 모습↓의 광개토대왕을 기대한 건 저의 오산인 듯 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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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 책에서 항우 삽화



초한지야 워낙 유명하고, 패왕별희 또한 항우와 우미인을 소재로 한 것일 정도로 인기가 있었으니 그와 비슷한 인물 설정이 나올 수는 있지만,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고, 게다가 초등학생용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내 편 아니면 나쁜 놈' 식의 이분법 말고, 두 명 다 좀 더 설득력 있게 그릴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요즘은 초등학생용 위인 전기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기만 한 인물은 나오지 않는데 말입니다.

 (한 명은 출신부터, 외모, 심성까지 완벽하고, 한 명은 너무 패덕하게 그리면 재미가 없잖아요.-_-;  발리에서 생긴 일의 정재민과 강인욱처럼 각자 다른 매력을 뽐내도록 했으면 좋았을 것을...)



뭐... 어쨋든 제 모든 기대를 저버리고, 광개토대왕님을 순정만화의 왕자님 쯤으로 변신시켜놓고, 민족의 자긍심 따위는 흑주작의 날개 속에 감춰버린 태왕사신기에게는 분하고, 제작진들도 화가 나고 섭섭하지만.. 청순담덕의 미모와 화려한 특수 효과를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 간의 재미는 보장하고 있는 드라마이니.. 아무쪼록 일본에 비싼 값에 팔려서 국위 선양(?)하기를 빌어야겠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서도 태왕사신기에서 초한지의 냄새를 맡으신 분이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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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와 왕과 나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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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VS 왕과 나

요즘 최고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환타지 사극 드라마 태왕사신기'달릴 뻔' 했던 코믹 사극 드라마 왕과 나
드라마 진행상황스토리 진행 방식,
플롯의 치밀성,
캐릭터의 일관성 및 입체성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전문 리뷰......는 못쓰겠고...;;; ㅋㅋ


간단명료한 공통점

1. 요즘 최고의 훈훈한 청소년, 유승호군이 나왔다.
태왕사신기에서는 담덕(광개토대왕)으로,
왕과 나에서는 성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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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역배우들이 끝내주게 잘했다. 이 놀라운 매칭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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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인 배우들 중에 연기나 이미지가 배역에 안어울린다고 욕먹는 사람이 있다. 누군지는 말 안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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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만나기 전에 긴 사연이 있었다.

태왕사신기는 2천년 전 욘달프(환웅)와 세오(수지니)의 사랑과 그를 바라보는 가진(기하)의 질투,
왕과 나는 궁에 들어오기 전 자을산군(성종)과 소화(폐비 윤씨)의 사랑과 그를 바라보는 천동(김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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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기하 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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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나 궁에 들어가기 전 인연



5. 화면 때깔에 돈이 많이 들었다.
태왕사신기는 무려 4백억을 투자한 한국 드라마 사상 최대의 블록버스터이고,
왕과 나는 중전 책봉식 한 장면에 1억원 이상이 들어간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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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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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중전 책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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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중전 하례



6. 제작자를 실망시켰다. 시청률이 기대에 못미친다.
태왕사신기는 '모래시계'의 김종학 피디, 송지나 작가 콤비에 배용준 주연, 엄청난 CG처리를 한 최대 블럭버스터급이라서 제작자 측에서는 50% 정도의 시청률을 기대했을 것이나 24회 중 19회까지 진행된 후에도 30%도 몇 번 못 넘었다.
왕과 나는 '용의 눈물"의 김재형 피디, (여인천하의) 유동윤 작가 콤비에 조연급이 전인화, 전광렬, 양미경이라는 호화캐스팅에, 초반의 파죽지세와도 같은 상승세도 불구하고 30%를 못넘었다.


7. 시청자를 실망시켰다. 작품성이 기대보다 불만족스럽다.
태왕사신기는 광개토대왕의 대륙 정복 이야기를 예상했던 (나같은) 사람은 19회가 지난 지금까지도 사신이야기에 촛점이 맞춰진 이야기 구성과 느린 전개 때문에 실망했다.
왕과 나는 폐비 윤씨의 새로운 모습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시들의 뒷 이야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여인천하 스타일의 궁중암투만을 반복함으로써 많은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8. 역사 왜곡이 심하다.
태왕사신기는 담덕이 왕에 오르는 과정을 강조하려다 보니 아버지 고국양왕을 너무 유약하게 그렸다.
왕과 나는 처선과 성종, 폐비 윤씨를 억지로 연결시키려다 보니 김처선의 나이가 엄청나게(세대를 뛰어넘어) 어려졌고 폐비 윤씨의 나이도 많이 어려졌다. 또한 연산군은 소화가 중전이 되고 나서 태어났다.


9. 주인공을 보면 왠지 전작이 떠오른다. 이는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비슷한 이미지의 배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을 봐도 겨울연가가 연상된다. 광개토대왕이 아니라 담사마라 불러야 할 것같다.
왕과 나에서 전인화를 보면 지엄한 인수대비가 아니라 자꾸만 여인천하의 문정왕후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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