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서는 김수현(도민준 분)은 “병자년 방죽을 부리는군”, “밤중에 버티고개에 가서 앉을 놈들” 등의 속담을 욕설로 사용하며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밤중에 버티고개에서 가서 앉을 놈들'은 옛날 약수동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버티고개에 장사꾼들이 많이 다녔는데 길이 좁고 험해 도둑들도 그 고개에 많이 모여있어, 사기를 치거나 못된 사람들에게 '밤중에 버티고개에 가서 앉을 놈들'이라고 말했다는 유래를 갖고 있다.
또, '병자년 방죽'은 고종 13년이 병자년이었는데, 그 해가 몹시 가물어서 조선팔도 방죽이 다 말라붙은 것을 보고 사람들이 건방죽이라 했고 이 말이 '건방지다'의 시초가 되어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사람에게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일명 '조선욕'이라 불리는 속담들은 일반 욕처럼 상스럽지 않지만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속뜻을 담고 있으며, <별그대>에서는 극 중 도민준 캐릭터의 댄디함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병자년 방죽’과 ‘버티고개’ 이외에 ‘조선욕’은 또 없을까? <별그대> 도민준 못지않게 우아하게 울분을 내뱉을 수 있는 속담들을 소개한다.
▶ 저렇게 급하면 할미 속으로 왜 아니 나와
매우 성미가 급한 사람을 비웃는 말.
▶ 모기 대가리에 골을 내랴
불가능한 일을 하려는 경우를 비웃는 말.
▶ 까치 배 바닥 같다
실속 없이 흰소리를 잘하는 것을 비웃는 말.
▶ 냉수도 불어 먹겠다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세심한 것을 비웃는 말.
▶ 노루 꼬리가 길면 얼마나 길까
보잘것없는 재주를 지나치게 믿음을 비웃는 말.
▶ 개 귀의 비루를 털어 먹어라
하는 짓이 더럽고 치사스러운 사람을 비웃는 말.
▶ 암탉의 무녀리냐
맨 처음 낳는 알은 매우 작다는 뜻으로, 몸집이 작은 사람을 비웃는 말.
▶ 가는베 낳겠다
가늘고 고운 베를 잘도 짜겠다는 뜻으로, 솜씨가 없고 무딤을 비웃는 말.
▶ 들은 풍월 얻은 문자
정식으로 배워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귓결에 듣고서 문자 쓰는 사람을 비웃는 말.
▶ 살찐 놈 따라 붓는다
살찐 사람처럼 되느라 붓는다는 뜻으로, 남이 하는 짓을 무리하게 흉내 냄을 비웃는 말.
▶ 장마다 꼴뚜기 날까
자주 바뀌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
▶ 일에는 베돌이 먹을 땐 감돌이
일을 할 때에는 뺀질뺀질거리며 피하다가 먹을 때에는 더 많이 얻으려고 하는 사람을 비웃는 말.
▶ 뺨 맞을 놈이 여기 때려라 저기 때려라 한다
죄를 지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처분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도리어 제 좋을 대로 요구함을 비웃는 말.
▶ 가루 가지고 떡 못 만들랴
가루만 있으면 누구나 떡을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을 자랑하며 뽐내는 것을 비웃는 말.
▶ 삼각산 바람이 오르락내리락
바람이 제멋대로 오르락내리락한다는 뜻으로, 거들먹거리면서 하는 일 없이 놀아나거나 출입이 잦음을 비웃는 말.
▶ 뿔 떨어지면 구워 먹지
든든히 붙어 있는 뿔이 떨어지면 구워 먹겠다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바라고 기다림을 비웃는 말.
▶ 여우가 죽으니까 토끼가 슬퍼한다
도대체 있을 법도 하지 않은 엉뚱한 결과를 기대하는 모양을 비웃는 말.
▶ 까마귀가 까치 보고 검다 한다
제가 더러운 주제에 도리어 남을 더럽다고 흉본다는 뜻으로, 자기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뻔뻔스럽게 남의 흉을 봄을 비웃는 말.
▶ 쇠불알 떨어지면 구워 먹기
노력은 안 하고 산 소의 불알이 저절로 떨어지기를 마냥 기다리기만 한다는 뜻으로, 노력도 없이 요행만 바라는 헛된 짓을 비웃는 말.
▶ 마당 벌어진 데 웬 솔뿌리 걱정
마당이 벌어졌는데 그릇이 터졌을 때 필요한 솔뿌리를 걱정한다는 뜻으로, 당치도 아니한 것으로 사건을 수습하려 하는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
▶ 고양이 수파 쓴 것 같다
고양이의 못생긴 낯에 수파련을 꽂고서 요란스레 차리고 나선 것 같다는 뜻으로, 본래 못생긴 데다가 제 몸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모양을 비웃는 말.
▶ 상주 보고 제삿날 다툰다
제삿날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상주와 제삿날을 가지고 시비한다는 뜻으로, 어떤 방면에 아주 잘 아는 사람을 상대로 어리석게 제 의견을 고집함을 비웃는 말.
▶ 경자년 가을보리 되듯
경자년에 가을보리가 제대로 익지 못하여 보리의 모양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뜻으로, 사람이나 사물이 잘될 듯이 보이다가 보잘것없이 되어 버림을 비웃는 말.
▶ 살갑기는 평양 나막신
안쪽이 넓은 평양 나막신처럼 몸은 작은데 음식은 남보다 더 많이 먹는 사람을 비웃는 말.
▶ 거지가 말 얻은 격
자기 분수에 넘치는 것을 얻어 가지고 자랑함을 비웃는 말.
▶ 사정이 많으면 한 동리에 시아비가 아홉
사사로운 정이 많아 정절을 지키지 못하다가는 망칙스럽게도 한동네에 아홉 남편과 아홉 시아버지를 두게 된다는 뜻으로, 정조 관념이 희박한 여자를 비웃는 말로, 일정한 주관 없이 남을 덩달아 좇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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